판타지 세계를 묘사할 때 가장 많이 등장하는 자연환경이 산맥이 아닐까 싶습니다.
광활하고 거대하고 웅장한 세계를 표현하기에 그보다 적합한 소재는 없지요.
책에서 산맥이 대지의 등뼈라는 표현을 본 적이 있는데
그 놀라운 비유를 아직까지도 잊을 수가 없습니다.
근데 세상에 어떤 등뼈가 여러 갈래로 나지.
같은 산이라도 산의 모양과 종류에 따라 그리는 방법이 달라지는게 재밌습니다.
나무로 가득한 산, 바위 산, 설산, 중국산
개인적으로는 설산이 가장 그리기 재밌습니다.
눈덮인 흰색과 흑색의 바위 대비가 너무나도 흑백 드로잉에 어울리는 소재거든요.
어렸을 때 학교에서 등산을 몇 번 간 적이 있는데
산 꼭대기 숙소에서 끓여먹은 라면이 기억에 남습니다.
라면이 진짜 더럽게 안 익어서 설익은 라면을 햇반에 얹어먹었는데
그 때는 그게 기압차 때문이라는걸 몰랐지요.
그럼에도 라면이 진짜 맛있었어요.
저는 아직도 라면을 매일 먹습니다. 진짜 맛있어요.
어렸을 때 백과사전 읽는걸 좋아했는데
그 중에서도 뼈 편을 되게 좋아했습니다.
어린 마음에 말과 사슴류 동물의 뼈를 보고 충격받았던 기억이 나네요.
그리고 동시에 그 기괴한 형태와 사랑에 빠졌지요.
말은 뼛속부터 근육까지 아주 멋진 생물입니다.
생물이 갈비뼈로 걸어다닌다면 어떤 느낌일까요?
두개나 네개의 다리로 걸어야할 생물이
장기를 보호해야할 뼈를 사용해 벌레마냥 기어다니는 느낌으로.
적어도 이 그림에서 상상하긴 어렵겠지요.
움직임을 상상할 수 있을 뿐 정지된 장면만이 담긴 그림의 단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어차피 30프레임의 애니메이션을 그릴만큼 부지런한 사람도 아니니까 괜찮습니다.
오히려 좋아.
연기, 구름은 진짜 펜으로 그리기 재밌는 소재에요.
구름만 해도 진짜 화풍에 따라 그리는 모양이 다르거든요.
고정된 형태가 없다보니 펜으로 형태를 잡는 방식이 다양해서 그런가봐요.
평생해도 질릴것 같지 않은 글자 쓰기.
아마 중세 필사가들도 이런 맛에 살지 않았나 싶습니다.
글자 하나 하나 써가는 희열감으로 막.
언제한번 각잡고 영상을 찍긴 해야할 것 같습니다.
영상을 찍으면서 작업하면 딴짓을 못하게되서 작업 효율이 올라가거든요.
와 펜으로 그냥 슥슥 그리는거구나
풍경화가 재미있긴하지
제게도 그나마 밑그림없이 그리는 재미가 있는편
간새 2022/01/23 21:37
와 펜으로 그냥 슥슥 그리는거구나
흔한 고냥이 2022/01/23 21:38
세상에 맙소사 궁금한게 그림 그릴때 대충 머리에 뭐가 위치해야 할지 미리 보이는 그런거예요?
몬•몬•몬 몬스터 2022/01/23 21:38
늘 잘 보고 있습니다 선생님
노란만두 2022/01/23 21:39
풍경화가 재미있긴하지
제게도 그나마 밑그림없이 그리는 재미가 있는편
맥덕후는말안드뤄 2022/01/23 21:41
멋이가 이따...
기숙사안지박령 2022/01/23 21:41
하 나 진짜
선생님. 이렇게 마법 쓰시는 거 머글들에게 자꾸 공개하시면 마법사 사회에 좋을 게 하나 없다니까요?
그냥 펜으로 그리시는 것처럼 눈속임하는 성의는 보이셨지만, 자꾸 이러면 머글도 의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