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선 정벌에 대한 글에 대해서 여기 루리웹은 물론 오유건 개드립이건 펨코 같은 온갖 커뮤니티부터
네이버 등 각종 포탈사이트도 할 것 없이 여러군데에서 보이는 댓글들이 있는데, 조선군이 포로들에게 먹인 간장 비빔밥에 대한 겁니다.
적지 않은 경우, 당시 이에 대해 거부반응을 보였다는 포로들에게 대해 간장비빔밥의 밥을 몰라서 그렇다느니 뭐니 비슷한 반응들이 보이는데,
그냥 드립으로 내뱉은 사람들도 있겠지만, 인터넷이 아니랄까 진짜로 그렇게 믿는 사람들도 적지 않아서 올립니다. (밈이나 드립도 적당히 끝나야 하는데...)
요즘이야 소금간을 하는 경우가 많지만, 대중 교양으로 출판되었던 몇몇 조선시대 요리에 관련된 서적을 읽어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당시 간장은 지금의 소금의 포지션 이상의 식재료였습니다.
심지어 영조가 감기몸살로 몸이 허해진 세손에게 올리라는 닭곰탕도 요즘과 달리 청장을 간을 했다는 기록이 있고요.
효종 시기에는 아직 고추가 막 전래되었고, 더욱이 음식에 쓰이진 않았던 터라,
저를 포함한 여기 군필자분들께서 군대 px에서 사서 훈련 때 지참해 보았을 맛다시 고추장 같은 아이템은 없었으니
간장으로 전근대의 빈약한 야전식의 큰 축을 간장이 맡았습니다.
그런데, 당시 간장은 어떤 물건이었을까요?
식품 쪽을 공부하시거나 관련 다큐 등을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저희가 사먹는 시판 간장은 배양된 특정 종균의 1종 혹은 몇몇을 혼성하는 선에서 만듭니다.
뛰어난 맛과 향, 보관성 등 상품성이 뛰어난 애들로만 선별하여 만든 것과 대조적으로, 저 시대 간장들은 좋게 말하면, 시판과 다른 풍미를 낸다고 할 수 있지만,
다른 말로는 온갖 종균과 미생물들로 만드는 거라, 어디 유명한 양반 집안의 씨간장이면 모를까. 평균적인 질은 둘째치더라도
당시 러시아인들이 아니라 오늘날 우리들이 먹는다고 한들 적지 않은 분들이 얼굴을 찌푸리거나 헛구역질이 나올 물건이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두 번째는 그 간장의 조달 방법인데요.
당시에 야전까지 냉장 보관을 하며 이송하지 못했던 건 당연하겠지만, 더욱이 액체인 간장을 무거운 독에 담아서 야전에 가지고 옮기기는 버거웠습니다.
그런 어떻게 옮기냐? 답은 간단합니다.
바로 무명천입니다.
네 이거요.
조선 후기 실학자 여일(汝逸) 정상기 선생이 집필하신 농포문답(農圃問答)에 따르면, 무명천을 여러번 간장에 담갔다 말렸다를 반복하여,
야전에서 이 간장에 찌든(...) 무명천을 말에 담가 우려나온 물을 먹는 방법이 소개가 됩니다. (비용문제 등으로 지푸라기로 대체했기도 했다는 듯...)
자, 이제 이걸 여러분들이 쌀밥이나 혹은 보리 등의 잡곡을 섞은 밥에 저 천쪼가리로 부터 우려낸, 간장(냄새가 나는 비스무리한 구정물)을
밥에 비벼서 먹는다고 상상해 보시다.
예? 참기름은 없냐고요? 수확량도 적고, 근대적인 착유기계나 핵산도 없던 시기에 그런 비싼 걸 병졸들에게 줄리가요
저 비빔밥을 먹는다면 저를 포함해서 십중 팔구 헛구역질은 기본으로 할 겁니다.
글 쓰고 나서 생각해 보니, 19세기 말에 발명된 냉각 장치와 물류시스템을 만든 분들께 큰절을 올려야 겠군요.
그거 20세 초에야 나온 기술입니다. 상용화도 약간 뒤인 2차세계대전 시기 때이고요
알아 그냥 놀리려고 한 소리야
즉 간장으로 정복했다는 거구만.
루어마스터 2022/01/22 20:11
동결건조같은거 없어?
민국24식 보총 2022/01/22 20:14
그거 20세 초에야 나온 기술입니다. 상용화도 약간 뒤인 2차세계대전 시기 때이고요
루어마스터 2022/01/22 20:14
알아 그냥 놀리려고 한 소리야
Kaether 2022/01/22 20:12
즉 간장으로 정복했다는 거구만.
산딸기들딸기 2022/01/22 20:23
갑자기 러시아 포로들이 불쌍해지는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