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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이라면 절대 착각하면 안 되는 나라




그건 바로 북마케도니아 공화국.


알렉산더 대왕의 왕국의 이름이 마케도니아 왕국이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북마케도니아 공화국을 알렉산더의 마케도니아 왕국이라고 착각하는데, 이건 최소한 같은 아픔을 겪고 있는 한국인이라면 절대로 해서는 안 되는 착각이기도 함.





발단은 바로 유고슬라비아의 분열로 인해 생김. 1차 대전의 종결 이후 영국과 프랑스의 지원 아래 세르비아 왕국은 주변의 남슬라브 계통 민족들이 사는 영토를 모조리 흡수하게 되었는데, 이 나라들이 유고슬라비아 내전 등으로 쪼개지며 독립하면서, 유고슬라비아 최남부의 슬라브인들은 딱히 주권 국가를 형성한 적이 없다 보니 국명을 정하는 데 난항을 겪게 됨.


그렇기 때문에 자기들끼리 계속 고민하다가 자기들이 살고 있는 영토가 옛 알렉산더 대왕의 마케도니아 왕국 영토의 일부와 자신들의 영토가 겹친다는 사실을 알아냈고, 그래서 갑자기 뜬금없이 국명을 마케도니아 공화국이라고 지어버리게 됨.


근데 정작 저 남부의 슬라브인들은 역사상으로도 마케도니아랑 관련이 없고, 민족상으로도 관련이 없는 수준을 넘어서 아예 슬라브랑 그리스라는 민족 대분류 계통부터가 아예 다르고(쉽게 말해서 북마케도니아인들은 마케도니아랑 관련이 아예 없고 차라리 폴란드나 러시아인들이랑 훨씬 더 가까움), 언어적으로도 마케도니아 왕국이 쓰던 그리스가 아니라 슬라브 계통의 언어를 쓰고, 역사적으로는 아예 1미리도 연이 없는


알렉산더 대왕의 마케도니아랑은 영토가 조금 겹치는 거 말고는 진짜 생판 남이었다는 게 문제임.



심지어 더 웃긴 사실은 따로 있는데, 북마케도니아가 가지고 있는 구 마케도니아 왕국 영토조차 현 그리스가 더 많이 가지고 있고, 수도까지도 그리스가 가지고 있다는 거임.


즉 그냥 마케도니아를 지칭할 정통성 자체가 0에 수렴하다 못해 마이너스를 한계돌파하고 있는 상황, 그런데 얘들은 딱히 내세울 역사가 없어서 그냥 마케도니아를 밀고 가기로 해버림.


그 결과 당연히 그리스는 대폭발.




한국으로 비유하면 와닿을 수밖에 없는게, 심지어 만주족조차도 아니고 그 만주족들을 다 죽이고 동화시킨 중국인들이


중국이 갑자기 중국 내전으로 펑 터져서 만주 정부가 독립해서 나와버리자 만주 쪽에 있는 중국인들이 "우리 여기 옛날에는 고구려 왕국의 영토였네? 이제부터 우리는 고구려 공화국 한다!" 라고 시전해버린 거나 마찬가지임


민족도 인종도 역사도 언어도 영토도 심지어 수도조차 한국에 있는데도 본인들이 고구려를 자칭하고 나오는 상황인거지.


당연히 개빡쳐서 길길히 날뛰지 않는 게 오히려 더 이상한 상황이었음



하지만 알다시피 그리스의 국력은 진짜 나약했기 때문에...


마케도니아 공화국이라는 국명을 사용하지 못하게 막을 수는 없었고, 국제 사회에서는 한동안 마케도니아는 "구 유고슬라비아계 마케도니아 공화국"이라는 이름으로 사용되다가


결국 3년 전 2019년에 그나마 북마케도니아 공화국이라는 이름으로 고치도록 합의하는 선에서 그칠 수밖에 없었음. 당연히 그리스인들은 만족할 수 없었지만 뭐 어떡하겠어. 나라가 망하기 일보직전인데.





물론 북마케도니아 스스로도 자신들이 구 마케도니아 왕국을 정상적으로 칭하는건 불가능하다는 건 알고 있으니까, 이걸 또 교묘하게 명칭으로 사람들을 속이는 방식으로 이용함.


많이들 오해하지만 북마케도니아 공화국은 "북마케도니아인들의 공화국"이 아니라 "북마케도니아 지방에 있는 그냥 공화국"이란 뜻이지만 그냥 겉으로 북마케도니아라고 밀어붙이면 잘 모르는 사람들한테는 마케도니아인들처럼 보이는 착각 효과를 줄수 있는데다


마찬가지로 "현대 마케도니아인"이라는 것도 "마케도니아 민족"이 아니라 "북마케도니아 시민권을 갖고 있는 사람"을 뜻함.


그리고 또 "현대 마케도니아어"도 진짜 고대 그리스어였던 마케도니아어가 아니라 그냥 슬라브 계통 언어인데, 이걸 "현대 마케도니아인들이 사용하는 언어"라는 말장난을 통해 사람들한테 지속적으로 계속 착각을 주게 하는 거.



역사를 조금만 제대로 파도 마케도니아=북마케도니아는 말도 안 된다는 사실을 알 수 있지만, 이런 식으로 계속 잘 모르는 일반인들한테 오해를 주게 되면 마케도니아인들이 마케도니아 지칭하는게 뭐 어때서? 가 되버릴 수 있고, 실제로도 그런 사람이 많게 됬음.


그래서 잘 모르는 사람들은 엥 알렉산더 대왕 북마케도니아 역사 아님? 이란 식으로 접근하게 되고.... 그걸 듣는 그리스인들은 암에 걸려서 죽기 직전이지.


한국으로 다시 한번 비유하자면 위의 고구려 공화국을 자칭한 중국에게 항의했더니 한국이 국력이 약해서 "북고구려 공화국" 정도로 변경해준 선에서 끝났는데,


외국인들이 와서 "무슨소리야 고구려가 왜 한국역사야 고구려는 한국역사가 아니라 북고구려 공화국 역사지" 하는 느낌이라고 보면 됨. 


그런 이름에서 절대로 북마케도니아와 고대 마케도니아 왕국을 동일시하면 안 되고, 고대 마케도니아 왕국의 계승자는 빼도박도 못하는 그리스지 북마케도니아가 아님.



가끔 이상한 사람들이 뜬금없이 진짜 전혀 상관없는 "마케도니아인들 아테네인들이 이민족 취급 했는데 그리스 역사 아니다!" 라는 이상한 주장을 펼쳐서 그리스 역사가 아니라고 주장을 하고 있는데, 만에하나 그리스 역사가 아니라고 해도 그게 북마케도니아 역사가 되는 건 아니고,


알렉산더 대왕의 할아버지를 포함한 마케도니아 왕국의 왕조는 대놓고 "그리스인 왕조"로 취급받아서 올림픽 출전도 가능했었던데다, 현대 학계에서도 마케도니아 왕국에 대한 정설은 "이민족과 맞닿아서 그 풍습을 익혀서 몇몇 사람들한테 이민족 취급 받았다" 수준이고, 끽해봤자 "그리스 국가인 마케도니아 왕조에 이민족들이 많이 흡수되었다" 수준에 그침.


그리고 애시당초 마케도니아 왕국이 초기에 완전한 그리스 왕조가 아니었다 하더라도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게, 애초에 마케도니아 왕국의 시민들은 남부 그리스인들이랑 섞여서 하나가 되었기 때문임.




마찬가지로 보통 고구려는 예맥 민족, 백제는 학계의 의견에 따라 예맥 또는 삼한, 신라는 삼한 민족으로 구분되는데


그 논리대로 들어가면 고구려는 신라와 같은 민족이 아니었으므로 한국의 역사가 아니다! 라고 하는 거나 마찬가지


저 예맥과 삼한이 섞여서 한민족을 형성한거고 마케도니아 왕국의 시민과 남부 그리스인들도 마찬가지라서. 애초에 그렇게 넘어가면 스파르타인들도 아테네랑 민족이 달라서 그리스인이 아닌데 대체 그리스인의 정의가 뭐임? 까지 갈수 있는지라.


요약하자면, 동북공정이라는 같은 고통을 당하는 입장에서 다른 나라는 몰라도 북마케도니아와 마케도니아 왕국만큼은 한국인이 절대로 착각하면 안 되는 소재라고 생각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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