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계와 신의왕후 소생의 아들들을 갈라놓기 시작하는 신덕왕후 강씨.jpg

"정말 믿기지가 않소."

"내 말이라면 무조건 복종하던 아이들이오. 아니, 말하기도 전에 내 심정을 헤아려서 움직이던 아이들이오. 그런 아이들이 어찌 저렇게 변한 거요?"

"대감."

"정녕, 내 속에서 나온 자식들이 맞는 거요? 그런데도 어찌 저렇게, 아비의 가슴에 비수를 꽂는단 말이오."

"너무 노여워 하지 마십시오. 대감을 위하여 한 말입니다."

"날 위하다니오? 내 마음을 짓밟는 것이 날 위하는 길이오?"

"그래도, 본심을 대감을 위한 일이었습니다. 그것으로라도, 위안을 삼으십시오."

 "부인."

"품 안에 자식이라지 않습니까? 더 이상은 대감의 뜻대로 되지 않는 아이들입니다."

"그냥 못 이기는 척, 아우르고 가십시오. 그렇지 않으면, 되려 화를 당할 수도 있습니다."

"그게 무슨 말이오?"

"다 자란 맹수는, 아비한테도 덤벼드는 법입니다."

"부인."

"아이들을 험담하는 게 아닙니다. 그게 세상의 이치입니다. 자식이 장성하면, 부모가 자식의 눈치를 볼 수 밖에 없는 것 아닙니까?"

"그게 무슨 말이오? 말도 안되는 소리 하지 마시오."

"대감!"

"날 늙은 호랑이 취급하지 마시오. 난 절대로, 아비를 거역하는 자식들을 용서하지 못합니다. 아시겠소?"

얼핏 보면 마치 형님격 되는 신의왕후 한씨 소생의 아들들도 자기 자식인 것 마냥 변호를 해주고 감싸주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 이성계와의 대화를 보면 그게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고 말에 뼈가 들어있다는 것을 알 수 있음. 신의왕후 소생의 아들들을 대놓고 견제하는 거.

그게 아니라면 다 자란 맹수는 아비에게도 덤벼든다는 식의 말을 할 수가 없지. 정녕 배 다른 신의왕후 소생의 아들들도 똑같은 자기 자식들이라고

인정을 했다면. 사실 정몽주의 격살 못지 않게, 신덕왕후 강씨와 신의왕후 소생의 아들들의 갈등의 조심이 본격화되기 시작하는 에피소드가 8화임.

게다가 이방원이 정몽주를 격살한 자신의 행동이 아버지를 위해 어쩔 수 없이 그렇게 행동한 것이라고 변호해달라고 강씨에게 부탁했음에도,

강씨가 이성계에서 이방원의 행동을 용서해달라는 말을 한 번도 직접 하지 않는 거 보면 그 의도가 아주 잘 드러나있다고 볼 수 있지.

그런 점에서 보면, 이 '태종 이방원'이라는 드라마에서의 신덕왕후 강씨가 얼마나 치밀하고 교활한 성격의 사람인지 잘 알 수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