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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식스냅에서 플래시 사용을 하지않는 이유.txt

올해 7월부로 10년차 꽉채운 촬영+편집 현업입니다
현재 웨딩홀 전속으로 흔히들 '원판집' 이라고 부르는 패키지 본식업체 운영중입니다.
제 경우엔 편집이 좀 더 메인이라 지극히 편집자 입장에서 작성한 내용임을 감안하고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단도직입적으로 말씀드리면 아래 이유로 플래시사용을 권장하지 않습니다.
1. 촬영자마다 다른 플래시조작법
2. 조명 사용으로 인한 보정관용도 축소
3. 2015년 이후 유행중인 웨딩홀 인테리어 (어두운 홀에서 강한 핀조명 - 이미 조명으로 완성된 컨트라스트)
2번부터 말씀드리면 (사실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입니다 )
촬영시 플래시를 사용하면 raw파일로 편집하는 환경에서 보정가능범위가 줄어듭니다.
정확히는 플래시가 사용된 피사체의 색온도가 5000K 정도에서 고정이 되어버립니다.
때문에 색온도 조정시 원하는 색온도의 느낌을 구현할 수 없습니다.
현재 본식스냅시장에서는 세피아톤 등의 레이어색감은 유행이 지나버렸고
RGB 커브를 통해 구현하는 색감 (업계에선 덮은 톤이라고 칭하긴 합니다. )은 전혀 사용하지 않습니다.
피치톤(세피아톤에서 개량한건데, 채도를 덜빼고 기존대비 마젠타를 좀 더 추가해줍니다) 구현시에도
플래시를 사용하는 경우 마젠타가 절~~~~~~~~~~~~~대로 입혀지지 않더라구요.
트랜드는 피치톤조차 점점 안쓰이는 추세입니다.
1번으로 돌아가면 플래시 사용 방식이 개개인마다 다릅니다.
어떤분들은 현장 노출 확인 후 M모드로 촬영하시는 분들이 계시고
TTL로 노출보정 통해 촬영하는 분도 계십니다.
플래시 미사용시 수백장에 달하는 신부대기실 원본 전체 raw파일 컨버팅과정이 수월하나
플래시 사용시 현장상황(플래시 충전량 부족 및 구도 변경)때문에 일일히 한장한장 다 봐야합니다.
업체마다 출고방식이 다 다르겠지만 raw파일 전체를 컨버팅 후 원본출고를 하는 업장 입장에선
원활한 보정을 위해 플래시 사용을 권장하지 않습니다.
전용플래시(SB-5000 등) 사용 환경에서 조명 확산정도가
주변부와 피사체에 골고루 퍼지는것도 아니라서 색감 조정에 확실한 불리함이 있습니다.
3. 강한 스팟등 + 카메라 성능(정확히는 노이즈억제)의 발전
위 이유로 인해 현장에서 플래시 사용의 이점은 "노출보조 및 컨트라스트 강조"로 제한되고 있습니다.
어두우면 iso를 올려버리면 그만이니까요.
그림자가 보기좋지 않게 생기는 부분때문에
역광환경에서 스팟등의 입사각과 광량까지 계산하여 인물 노출을 보조할래야 할 수가 없습니다.
현장조명으로 최대한 커버하고 미흡한 부분은 라이트룸에서 단축키 K눌러서 해결하면 그만입니다.
웨딩홀 내 설치된 조명이 구현하는 컨스라스트 정도로도 편집에 문제가 없습니다.
하다못해 대형스크린에 띄워진 화면 밝기로 노출을 표현한다고 해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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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극히 편집 입장에서 쥐뿔도 모르고 쓴 글이라고 하실수도 있습니다만
본식업의 본질은 "판매를 위한 사진" 이며
고객은 신랑신부이고, 촬영자의 만족이 신랑신부의 만족보다 우선이 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올 한해 500쌍 넘는 고객 본식앨범 출고를 진행하면서
플래시 미사용으로 인한 클레임은 단 한건도 받지 못했습니다.
어차피 고객은
'아 이 사진은 조명을 사용해서 컨트라스트를 구현했구나! 잘 찍는 분인가보다' 보다는
'얼굴이 번들거리고 너무 옛날느낌난다.' '내 모공까지 디테일하게 나와서 디게 별로다' 라고 생각합니다.
플래시를 사용한 사진이 유행이 지났다, 촌스러운 느낌이다 등의 의견보다는
잘 팔리는 사진, 클레임 없는 사진, 출고에 문제없는 사진 등 "상품성"에 도움이 된다/안된다로 구분하는게
더 낫겠다 싶어서 써봤습니다.

댓글
  • D500초보자 2021/12/13 14:37

    현업에 계신 분의 의견이 듬뿍 담긴 글 잘 보고 갑니다
    [잘 팔리는 사진, 클레임 없는 사진, 출고에 문제없는 사진]
    웨딩 촬영은 사실 이게 찐 핵심이다에 공감 또 공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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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니니a 2021/12/13 14:40

    배우고 갑니다 - b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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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e7eN™ 2021/12/13 14:41

    결국 상업사진이라는게 클라이언트 만족이 최우선 일 수 밖에 없죠.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그 사진이 마음에 들어서 계약을 진행한 분들이니
    그런 선택이 많아지고 계약이 많다는 것이 결국 현재 시장의 트랜드에 가깝다고 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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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민용 2021/12/13 14:49

    경험과 데이터로 우러 나온 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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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락온스트라토스 2021/12/13 15:14

    플래쉬를 이용하면 색온도가 고정된다는 말씀과 색온도 구현이 힘들다는 이야기는 살짝 동의하기 힘드네요. 제가 올려 놓은 사진들 보면 제 의도대로 색온도를 조정한 사진들이죠. 조명보다는 주변의 환경으로 인해 반사되는 빛으로 제어하기 힘든 부분들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좋은 하루되시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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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UK_HYANG 2021/12/13 15:18

    저도 현업은 이제 10년 다 되어 가네요. 옳은 말씀이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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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넥스원 2021/12/13 15:31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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