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스스톤)장문) 광기로 치닫는 용병단 근황.

용병단!

카드게임인 하스스톤에

RPG와 로그라이크 요소를 접목시켰다는 소개에

출시 전부터 돌겜판 슬레이 더 스파이어라며

유저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던

블리자드의 야심찬 프로젝트이다.

용병단 출시에 맞춰 변경된 

메인화면만 보아도

블리자드가 용병단을 어찌 생각하는지

컨텐츠에 대한 자신감이 얼마나 큰지 알 수 있었다.

이런 행보에 유저들의 기대도 덩달아 커져만 갔다.

그리고 약 3주 전 용병단이 마침내 출시되었다.

유저들의 반응은 어땠을까?

사실... 별로 좋은 편은 아니다.

RPG를 표방했음에도

제대로된 컷씬 하나 없는 무성의한 스토리 연출.

로그라이크를 표방했음에도

뽕맛없는 선택지와 재미.

창렬한 과금요소는 굳이 말할 필요가 없다. 

총체적 난국이다.

아니 저런데도 "좋지 못한" 수준에서 평가가 그친다고?

그럴만하다.

PVP는 호평이기 때문이다.

포켓몬을 연상케하는 상성과 스킬 싸움으로 하여금

색다른 전략적 재미를 제공한다.

그러나 PVP를 하려면

PVE를 통한 노가다를 해서 캐릭터를 키워야한다.

상술했듯 PVE는 진짜 X발 노잼이다.

노잼인데 요구하는 노가다는 피똥싸게 많이해야하며

창렬한 과금을 한다 해도 이 노가다를 피할 수 없다.ㅂ

결국 문제가 맞물리는 꼴.

하지만 그렇다고 가만히 있을 게이머인가?

캐릭터 조합과 스킬 구성 보상 효율 탐구를 통해

최소한의 시간으로 최대 효율을 뽑아내는

노가다 런을 연구해냈다!

그렇다고 가만히 있을 블리자드인가?

버그는 방치해도 유저 꿀빠는 꼴은 못본다!

칼같은 보상 재조정으로

기껏 연구한 노가다런 효율을 씹창내버렸다!

그렇다고 가만히 있을 게이머인가?

또 연구해냈다!

하지만... 역시 너프가 좀 쎄긴 쎘다.

대체재로써  연구한 노가다 런도

기존 노가다런에 비하면 장점도 있긴 하지만

시간적 손해와 정신적 피로도가 훨씬 컸다.

유저들은 고민에 빠졌다.

어떻게 하면 이 개X발 ↗같이 재미없는 PVE를 줄여서

재미있는 PVP에 전념할 수 있을까

아니 애초에 PVE를 멀쩡하게 냈으면 

이런 씹지랄도 없지 않았을까

며칠동안 고뇌 끝에

어느 중국 하스스톤 커뮤니티에서 해답을 찾았다.

"사회적 합의"이다.

어째서 "사회적 합의"인가?

이짓거리를 하기 위해서는

말 그대로 다수의 동의와 합의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우선 pvp에서 지속적으로 항복을 눌러

mmr을 최대한 낮춘다.

기본적으로 일반 유저들에게 피해가 가는 것은 

지양해야하기 때문이다.

mmr을 일정 수준까지 낮춰

"합의"된 유저끼리 매칭되는 구간을 형성한다.

다음은 팀 구성이다.

상술했듯 용병단은 포켓몬처럼 상성이 있는데

대충 불>풀>물이라 생각하면 편하다.

사진에 보이는 것처럼.

6캐릭터 1 파티

1개 속성으로 5 캐릭터

1개 속성으로 1 캐릭터

총 2개 속성이 들어가도록 구성한다.

그 다음에 매칭되면

1. 각자 5캐릭 속성간 상성을 비교해서 승패를 결정한다.

2. 5캐릭 속성이 같다면 1캐릭 속성간 상성을 비교한다.

3. 서로 5캐릭 1캐릭 둘 다 속성이 같다면 그냥 서렌한다.

그렇다.

쉽게 말해 가위바위보를 하는 것이다.

한번에 길면 십수분까지 가는 게임을

가위바위보로 퉁치니

승리시 보상을 빠르게 획득할 수 있다.

또한 승리 보상은 제한이 없으니

킹론상 무한동력이 가능하다.

이것이 사회적 합의의 주요 골자이다.

이제 실제 플레이 스샷으로 알아보도록 하자.

적의 조합이 보이는가?

합의된 5 - 1 조합이 아닌

2 - 2 - 2 조합이다.

일반 플레이어일 가능성이 크다.

나는 이 "합의"에 대해 뒤늦게 소식을 접했던 지라

아무래도 "합의"된 mmr구간까지 가려면

더 항복을 해야할 것 같다.

뎃????

처음에는 일반 유저의 실수라 생각했는데

그 이후로도 이런 경우가 수차례 이어졌다.

무슨일인고 하니

나처럼 뒤늦게 "합의"에 동참하려던 유저들이

룰을 이해못하거나 무시하고

그냥 칼서렌을 누르는 것으로 변질된 것이다.

쉽게 생각하면 가위바위보가

할리갈리가 된 것이다.

왜? 걍 서로 항복 누르다보면

누군가가 나보다 빠르게 항복을 누를 것이라는 생각이다.

ㅋㅋㅋㅋㅋ

그리고 시간이 조금 더 흐르고 흘러

유저들의 귀차니즘 내지 오해해서 시작된

이 할리갈리는

어라? 그러고보니 이기기만하네?

 나보다 항복치는 속도가 빠르네?

등

이상한 쪽에서 묘한 경쟁심리가 발동되더니

가위바위보에서 할리갈리

그리고 유저들은

마침내

건맨이 되었다

먼저 누르는 쪽이 이기는 사나이의 세계...

사실 합의고 건맨이고 지랄이고

유저들 역시 건전하지 못한 플레이요 광기임을 알고 있다.

그러나 이런 움직임의 놀라운 점은

유저들의 참여도에 있다.

"정상적인" 플레이 할 때

빨라야 2분 길면 4분이 걸리는 매칭 시간이

"합의"된 플레이를 할 때는

빠르면 1초 길면 십수초면 매칭이 되는 것이다.

정상적 플레이어와 합의 플레이어의 

mmr에 따른 분포를 따지면

합의된 플레이어 쪽의 매칭시간이 빠른게 맞지만

빨라도 너무 빠르다.

그만큼 유저들의 참여도가 높다는 뜻이고

참여도가 높다는 것은

유저들이 현 게임의 작태에 편법을 이용하는데에 

큰 거부감이 없을 정도로

불만이 있음을 나타낸다고 생각한다.

결국 합리화에 불과할 수도 있지만

과연 PVE를 좀 더 재미지게 만들었거나

과금효율이 높았더라면 이지경까지 왔을까? 

하는 의문을 지울 수가 없다.

시발 3예구하고 골드까지 꼬라박았는데도

게임은 개씹노잼이고 노가다 강요하는데

버티겠냐고

아 그리고 오늘 보니까

해당 항복런은 블리자드가 막았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