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un입니다
이전에 소화기내과의사 일상이라는 글을 하나 올렸습니다
이번에는 제주도에서 의사로 살면서 느낀점을 간략히 써보려고 합니다
일단 육지에서 근무할 때와 큰 차이는 없습니다
제주도 사람이라고 육지 사람과 신체적 특징이 막 다르진 않으니까요
1. 음주
1인당 음주량이 전국에서도 높은 편에 속하는 곳이 제주도입니다
그래서 술과 관련된 질환자들이 많습니다
소화기내과 특성상 알콜성 지방간, 간염, 간경화, 췌장염 환자들이 엄청납니다
그리고 입원 중에 술을 마시다 강퇴 당하는 환자들도 종종 있습니다
주변 환경이 좋지 않은 분들이 술을 많이 마시는 경향이 있고 술을 마시면 성격이 변하기 때문에
음주 환자들을 보는건 쉬운일은 아닌것 같습니다
2. 감귤
감귤의 고장답게 감귤 소비량이 엄청납니다
제주도에 정착했느냐의 기준이 귤을 사먹느냐 얻어먹느냐라는 얘기가 있는데
감귤 재배하는 지인들이 감귤을 나눠줄때는 박스가 아닌 컨테이너 채 주기도 합니다
그래서 당뇨 전단계, 당뇨 환자분들이 감귤철만 되면 당이 많이 올라가서 오십니다
귤 많이 드셨죠 ? 라고 물어보면 얼마 안먹었다고 하는데 ... 그 얼마 안된다는 양이 어마어마 합니다
3. 고래회충
바닷가 특성상 고등어 같은 생선을 잡아서 회로 먹은 후 고래회충에 감염되서는 오는 경우가 흔합니다
고래회충은 물고기가 살아있을때는 내장에 있다가 죽으면 근육으로 이동하기 때문에
활어를 잡아서 바로 손질해서 회로 먹으면 대개는 안전합니다만 ... 그래도 종종 옵니다
4. 자리돔 가시
자리돔은 물회로 많이 먹는 생선인데 다른 물고기와 달리 요상하게 생긴 가시가 몸 안에 있습니다
그래서 자리돔을 먹고 위 사진처럼 식도 양쪽을 모두 관통해서 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육지에 있을 때는 한번도 경험해 보지 못했던 생선입니다
5. 괸당
제주도에서는 여당, 야당 대신 괸당 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제주도에서 친인척을 의미하는데 친인척 뿐만 아니라 지연, 학연 등을 모두 포함합니다
괸당끼리 뭉치는 문화가 발달되어 있어서 서로 도움도 주지만 배척하는 문화도 있는 편입니다
제주로 입도한 육지분들이 제주도의 괸당 문화 때문에 적응을 못하고 올라가는 경우가 있죠
한편으론 단골 환자분들이 괸당들을 데려와서 진료를 부탁하는 경우도 흔합니다
육지도 마찬가지지만 지역사회가 좁다보니 선호하는 의사들에게 몰리는 것도 더 많은 편입니다
6. 교육
제주도는 교육열이 높다고 말들을 합니다 ... (전 애들이 어려서 아직 해당은 없습니다만)
또한 국제학교가 있어서 자녀를 국제학교에 보내기 위해 제주로 이주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강남 건물주, 연예인 같은 찐부자들과 의사, 변호사 같은 전문직 들이
자녀들을 국제학교에 보내는 마인드와 경제적 부담은 전혀 같을 수가 없을겁니다
들어보면 국제학교 다니는 자녀들의 만족도는 아주 높다고 합니다
만만찮은 학비에 대한 부모들의 부담도 높을 수 밖에 없겠죠
7. 섬
저번에도 언급했지만 제주도는 섬이기 때문에 중환자의 이송이 제한됩니다
항공사에서 탑승을 거부하기도 하고 에어 앰블런스도 구급차 보다 이송이 제한됩니다 (그리고 비쌈)
그래서 중환자들을 제주도 내에서 자체적으로 해결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서
병원 규모에 비해 중증도가 높은 편입니다
그리고 태풍이나 폭설이 와서 배와 비행기가 끊기면
육지에서 와야할 의료 시약이나 장비들이 제때 오지 못해서 진료에 제한을 받기도 하고
서울에 보낼 위탁검사 들의 발이 묶여서 검사 결과가 제때 안나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8. 페이
조선시대에는 제주도가 유배지였고 제주도 발령은 좌천 비슷한 시절이 있었습니다
지금은 제주도가 선호 근무지가 되었고 의사들도 예전보다 제주도 근무를 선호하는 편입니다
그래서 페이가 예전보다는 낮아져서 지금은 서울과 비슷한 정도일겁니다
9. 골프
당연한 얘기지만 골프 좋아하시는 분들은 제주도 생활의 만족도가 엄청 높습니다
전 골프를 안쳐서 남의 얘기지만요 ... 병원 과장님들은 골프 모임을 많이 갖더라구요
P.S 저번 글에는 진료실에서 물어볼만한 댓글이 많이 달렸는데
가급적 그런 댓글은 삼가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 진료는 직접 의사를 만나는게 좋죠
https://cohabe.com/sisa/2170425
제주도 의사의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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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만이네여.. 잘 지내시죠?
감귤 컨테이너 후덜덜하네요.
박스값나가느니 컨테이너로 줘서 나중에 받는게 나아요 ㅋㅋ
찌끄레기인데 운좋게 제주 라운딩도 해봤네요..
절 데려가시는 분도 못해봤다는데...ㄷㄷㄷ
후농 직찍인가유 ㅎ ㄷ ㄷ ㄷ
오 제주에 계시는군요 ㅎㅎ
12년도에 이주한 입장에서 많은 부분 동감되네요 ㅎㅎ
진료외에는 어떤 취미하시는지요.
저도 진지하게 몇년 내로 제주 갈까 고민하고 있어서요.
저한테는 최고의 놀거리 지역입니다.
당장 다음주 수요일에도 또 내려가네요. 12월이나 1월에 또 내려갈거고요 ㄷㄷㄷㄷㄷ
ㄷㄷㄷ...
제주도민이셧...
저희 어머니 위내시경하다가 3번 발견
당시 스콥잡았던 의사도 처음 보는거라고..
안동이었습니다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글 봅니다.ㅎㅎ
밀리터리 매니아로 기억하구 있습니다.
항상 건강하세유 ㄷ ㄷ
저는 반대로 제주도에 오래 살다가 육지 생활을 하는중인데 다시 제주도에서 살고 싶단 생각은 별로 안드네요. 가끔 놀러 가는 정도면 만족...
어떤 맛집 주로 이용하시나요? ㄷㄷㄷ
훈옹 올만이네요... 코로나땜시 아직은 무서워 제주도도 못가보고... 그런데 고래회충은 증상이 어떤가요?? 그냥왔다가 잡지는 않을꺼같은데요...
오랜만에 들어왔는데 훈님 글을 보니 좋네요.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저도 직장만 어떻게 되면 제주도 가고싶네유 ㄷㄷ
괸당문화에 절레절레
여행가서 제주**병원 지날 때마다 후농한테 검진받고 싶단 생각을 매번 합니다 ㄷㄷㄷㄷㄷㄷ
포르쉐 드림카
간호사들은 대부분 로컬인가요
아니면 육지에서 온 사람들이 많나요ㄷㄷ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