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bbs.ruliweb.com/hobby/board/300143/read/51656288?search_type=member_srl&search_key=4431130
1. 작품 기획 방법
2. 작품 분석 및 활용 방법
3. 장편 연재 스토리를 짜는 법
4. 작품의 재미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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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캐릭터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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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플롯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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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플롯 심화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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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작가의 마음가짐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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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작품 분석 - 신세기 에반게리온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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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작품 분석 - 에반게리온 신극장판편
https://bbs.ruliweb.com/community/board/300143/read/53532196
11. 작품 분석 - 블리치편
https://bbs.ruliweb.com/community/board/300143/read/53665930
12. 작품 분석 - 원피스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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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에 3줄 요약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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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저번 두 게시글을 통해 블리치와 원피스의 서사 구조에 대해 알아보았다.
블리치는 독자의 흥미를 끌어내는 것에 실패하여, 작품 후반부에 판매량이 급감했다.
원피스는 원피스의 비밀이라는 서사 진행에 옴니버스식 전개를 사용하여, 밀짚모자 일당이라는 매력적인 캐릭터와 원피스의 비밀을 흥미롭게 만들어냈다.
그렇다면 나루토는 어떤 서사 방식을 통해 작품을 전개했을까?
1.
우선 나루토의 로그라인과 기본 플롯을 짚고 넘어가보자.
첫 눈에 보이는 나루토는 어떤 작품일까?
'호카게가 되고 싶은 문제아 닌자 나루토의 성장액션활극!' 정도가 될 것이다.
하지만 늘 그렇듯 이러한 로그라인만으로는 이야기를 길게 이끌고 갈 수 없다.
그렇다면, 나루토가 우리의 흥미를 끄는 요소는 무엇일까?
이제 나루토의 메인 플롯에 대해 이야기해보자.
나루토의 메인 플롯
장기 - 먼 과거부터 이어져온 혈투는 어떻게 될까?
중기 - 각자의 방식으로 증오를 해소하려는 악당들.
단기 - 자신의 힘으로 악당들을 물리치는 나루토.
나루토는 기본적으로 작중 표현으로는 '증오의 연쇄'에 대한 이야기다.
나루토는 사스케와 싸우고
오로치마루는 나뭇잎 마을과 싸우고
페인은 전쟁과 싸우고
마다라는 닌자 세계와 싸우고...
작품 '나루토'의 메인 플롯이 전하는 주제는 좋다.
사람이라면 느끼게 되는 증오에 대해, 그것이 정당한지, 정당하지 않은지, 그리고 그 증오는 어떻게 돼야 하는지 등등...
여러 가지 생각거리를 남겨준다.
그런데 여기서 문제가 하나 발생한다.
앞서 말했듯이, 나루토의 로그라인은 '호카게가 되고 싶은 나루토의 이야기'이다.
그렇다면 '호카게'라는 소재는 작품 '나루토'의 핵심 요소가 되어야 한다.
그러나 생각해보면 알겠지만, 나루토에게 있어 '호카게'라는 요소는 생각보다 중요한 요소가 아니다.
작중 초반부를 제외하고, 나루토는 호카게가 되려고 활동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나루토의 작중 행동 원인는 무엇일까?
그것이 바로 작품 '나루토'의 가장 큰 흥행 요소 중 하나이자, 가장 큰 문제점 중 하나인 캐릭터 '사스케'이다.
2.
우선 나루토의 캐릭터 플롯을 생각해보자.
우즈마키 나루토
장기 플롯 - 호카게 되기?
중기 플롯 - 호카게의 자리를 노리는 악당들과의 싸움?
단기 플롯 - 악당들과 싸우는 나루토?
뭔가 이상하지 않은가?
나루토는 단 한 번도 호카게가 되기 위해 싸운 적이 없다.
그렇다면 나루토의 행동 원인은 무엇인가.
그건 그리 어렵지 않다.
우즈마키 나루토
장기 플롯 - 사스케 데려오기
중기 플롯 - 사스케 데려가는 악당들과 싸우기
단기 플롯 - 악당들과 싸우는 나루토
그렇다.
작품 '나루토'는 나루토가 호카게가 되기 위한 여정이 아니다.
작품 '나루토'는 나루토가 사스케를 찾기 위한 여정이다...!
누군가 말했다.
작품 '나루토'는 사스케를 여자 캐릭터로 바꾸면, 말도 안 되는 로맨스 작품이 된다고.
틀린 말이 아니다.
실제로 나루토의 행동 원인은 모두 이 '사스케'라는 캐릭터에 몰려 있기 때문이다.
주인공의 목적인 '호카게'에서 '사스케'로 변한 것이다...!
주인공의 목적이 도중에 변했다고 해서, 이것이 나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주인공의 목적은 주인공의 여정에 따라 변할 수 있으니까.
하지만 이것은 분명히 좋다, 라고 확신해서 말할 수는 없다.
주인공의 목적이 변하는 것에는 크나큰 리스크가 따라오기 때문이다.
생각해보자.
우리는 나루토의 첫 페이지를 보았을 때, 무슨 기대를 했을까?
핍박받는 나루토라는 캐릭터가 어떻게 호카게가 될 것인지 기대했을 것이다.
닌자 아카데미, 닌자 인술 등등...
나루토는 매력적인 요소가 수없이 존재했다.
그로 인해 독자들은 작품 '나루토'와 캐릭터 '나루토'에 몰입하게 된다.
그런데 여기서 주인공의 목적을 바꾸게 된다면...?
주인공의 목적을 바꿈으로써 얻을 수 있는 효과는 두 가지다.
첫 번째는 새로운 흥미를 갖게 해준다는 것이다.
여정이 진행되고, 주인공에게 감정의 변화가 생긴 만큼, 독자들 역시 새로운 흥미를 갖게 되는 것이다.
두 번째 효과는 작품의 통제가 어려워진다는 것이다.
주인공의 목적을 바꾸게 되면 기존 존재했던 로그라인과 플롯을 폐기하고, 새로운 로그라인과 플롯을 써야 한다.
그렇게 되면 기존에 존재했던 설정이 변하게 되고, 그로 인해 작품이 꼬이게 된다.
그리고 결과적으로는 작품의 통제가 어려워진다.
이른바 양날의 검이라는 것이다.
그렇기에 가능하다면 사용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한 방식이기도 하다.
실제로 나루토는 후반부로 갈수록 꼬이는 설정이 하나둘씩 많아지고, 작가가 통제하기 힘들어했으니 말이다.
(여기서 조심스레 추측하는 거지만, 작가는 호카게라는 자리에 대한 생각을 처음부터 안 한 건 아니었을까? 물론 이건 개인적인 추측이고, 작가님이 열심히 그리지 않았다는 것도 아니다. 나루토는 최선을 다해 그린 작품이라 생각한다!)
이러한 상황에도 작품 '나루토'가 인기리에 연재가 된 건, 역시 나루토라는 캐릭터가 매력적이고, 키시모토 마사시 작가님이 매력적이고 인간적인 스토리를 잘 짜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4대 호카케 부부 이야기, 지라이야 이야기, 이타치 이야기 등등...
우리는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에 흥미를 느끼고, 그것은 곧 작품에 대한 흥미로 이어진다.
사스케가 오로치마루를 따라갔을 때, 우리는 나루토가 사스케를 구하길 바라지 않았던가!
하지만 이것들은 어디까지나 나루토의 이야기가 아닌 다른 캐릭터의 이야기가 되고 만다.
그렇지 않은가.
4대 호카게, 지라이야, 이타치, 모두 멋진 캐릭터지만, 우리가 가장 몰입하는 나루토는 아니다.
결국 그들의 이야기는 스토리 진행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이러한 전개 방식이야 말로 장편 연재에 가장 도움되는 서사 진행이기도 하다.
다시 한 번 위의 그림을 살펴보자.
나루토라는 작품의 스토리 진행은 거대한 서사 진행 틈틈이 새로운 곁가지를 넣어 진행되는 방식이다.
이걸 좀 더 상세히 설명하자면,
이와 같은 그림이 될 것이다.
과거에 터졌던 사건이 훗날 더 큰 사건으로 돌아오고, 그로 인해 또다른 사건이 발생하고,
새로운 사건을 발생하고.....
원피스와는 달리 무척이나 안정적으로 '장기' 전개 가능한 서사 진행방식을 가진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서사의 안정성에도 불구하고, 나루토의 목적 변화로 인해 작품이 흔들리기 시작해 그 흔들림을 키워 작가조차 통제하지 못했으니 아쉬운 일이라 할 수밖에 없다...
3.
그렇다 해도 작품 '나루토'는 작가 본인의 장점을 극한으로 끌어내고, 애정을 담아낸 작품이라 생각한다.
마사시 작가의 역동적인 그림 실력은 정말 따라올 사람이 없고, 매력적인 캐릭터들의 인간적인 뒷배경은 눈물을 자아냈으니 말이다.
이러한 요소가 없었다면 나루토는 성공하지 못했을지 모른다.
그렇기에 후반부에 대한 비판은 있을지언정, 나는 작품 '나루토'를 한 번쯤 볼 만한 가치가 있는 수작이라 생각한다.
당신이 기회가 된다면 나루토를 읽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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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줄 요약
1. 나루토의 목적은 작품 도중 호카게가 되는 것에서 사스케를 되찾는 것으로 변경되었다.
2. 주인공의 목적 변화는 작품에 파급효과를 일으킨다. 이는 작가가 통제하기 쉽지 않다. 이는 나루토 작품 후반부를 보면 알 수 있다.
3. 그럼에도 나루토의 서사 방식은 무척이나 안정적인 왕도적인 전개 방식이다. 마사시 작가는 이 방식에 능숙했고, 그로 인해 나루토를 장기 연재하는데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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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원나블의 작품 분석을 마쳤습니다.
블리치와 원피스는 할 말이 많지만, 나루토는 아쉬운 점을 제외하고는 할 말이 많지 않아 올릴까 말까 여러 번 고민했네요...
다음 번 글은 간만에 작법이론에 대해 이야기 해볼까 합니다. 예술이란 무엇인가, 모티브와 모티프에 대하여, 평론에 대하여 등등...
다양한 주제를 다뤄볼까 생각 중입니다.
그게 아니라면 mcu 영화에 대한 분석이 될 수도....
그럼 여기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한 마음을 담아....
* 질문이 있으면 댓글이나 쪽지로 받고 있습니다. 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마자용
그래서 개인적인 추측으로 작가가 호카게라는 자리를 처음부터 별거 아니라고 생각한 것 같아요...
원피스에서 해적왕이 어떤 비밀을 가지고 어떤 가치가 있는지에 대해 생각해보면
호카게는 너무...보잘 것 없어요...
나루토의 목적이 호카게였던 시절에도 사스케가 나루토에게서 차지하던 비중이 어마어마했던 만큼 그걸 상실했을때 목적이 바뀐거 자체는 당연하다고 봄
원피스의 해적왕 과 달리 나루토의 호카게는 닌자의 장 이상의 무언가가 아닌지라 생긴 문제라고 생각함.
말마따라 엄청난 업적만 있으면 호카게는 따논 당상인지라, 주인공의 목적이 질풍전에서 사실상 이루워진거나 다름없기 땜시...
박파이리 2021/09/14 20:08
나루토가 여자가 됬다면 전개 설득력과 완성도가 좀 더 올라갔을거라 생각하나요
아니면 그냥 지금 처럼 호로게이물인게 더 나았다고 생각하나요
지나가는작가A 2021/09/14 20:09
나루토가 여자가 돼버리면... 더이상 소년만화가 아니게 돼버렷!!!
2021/09/14 20:09
사스케를 여캐로 설정했다면 진짜 역대급이지 않았을까 싶음
지나가는작가A 2021/09/14 20:12
물론 추측의 영역인 만큼 어떨지는 잘 모르지만
머릿속에서 그려지는 그림은 재밌을 거 같다는 생각도 드네요!
THVU 2021/09/14 20:09
원피스의 해적왕 과 달리 나루토의 호카게는 닌자의 장 이상의 무언가가 아닌지라 생긴 문제라고 생각함.
말마따라 엄청난 업적만 있으면 호카게는 따논 당상인지라, 주인공의 목적이 질풍전에서 사실상 이루워진거나 다름없기 땜시...
지나가는작가A 2021/09/14 20:11
마자용
그래서 개인적인 추측으로 작가가 호카게라는 자리를 처음부터 별거 아니라고 생각한 것 같아요...
원피스에서 해적왕이 어떤 비밀을 가지고 어떤 가치가 있는지에 대해 생각해보면
호카게는 너무...보잘 것 없어요...
디롤 2021/09/14 20:12
나루토 분석 보면서 생각났는데
같은 작가 차기작 사무라이8가 출하당했고 내가 봐도 노잼이긴했는데
혹시 여기서 작가가 나루토의 어떤 부분을 가져오려 했었고 어떤 부분에서 실패했는지 분석해줄 수 있을까
사와리네코 2021/09/14 20:19
나루토의 목적이 호카게였던 시절에도 사스케가 나루토에게서 차지하던 비중이 어마어마했던 만큼 그걸 상실했을때 목적이 바뀐거 자체는 당연하다고 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