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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정과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만나고 내기억에서 지웠던일" 사람이 먼저다


 

2012년 가을께로 기억한다. 정의당 심상정과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만나고 내 기억에서 지웠던 일. 
심상정 대통령 후보는 아니 그땐 환노위 소속 정의당 의원이었지 싶다.


그날은 지방에 작은병원의 노동조합 문제로 심상정 의원과 약속이 잡혀있었다.

비정규직 문제, 노조파괴범의 개입과 노조탄압, 부당해고, 최저임금위반과 체불임금 등의 사안으로 100일 넘게 노숙하며 파업 중인 50~60대 여성노동자의 문제를 상의하기로 한 날이었다.

그날 심상정 의원은 국회 개회연설이었던가를 한다구 사전 고지 없이 20여분 약속보다 늦게 나타났다. 그리고선 우리 소개나 인사도 없이 자기 연설 잘했다며 멋있지 않았어라는 류의 칭찬과 동의를 구하는 자기 자랑을 10여분 했다. 그러다간 서로 인사하고 소개하고 상담을 하려니 고생하는 노동자 사정 얘긴 듣지도 않고 첨 만난 반백발의 오십대 중년 노동자에게 다짜고짜 반말로 몇마디 하더니 딴 일정이 있다며 그냥 가버렸.

남아있던 보좌관이란 사람과 상담을 하기로 했는데 자세한 내용은 듣지도 안고 준비해간 자료도 필요없담서 국정감사 질의서만 만들어 오라구 요구했다. 
당연하게도 우린 국정감사에 나선 적 없으니 서식이나 용어, 법적 근거 등을 몰라 내용을 설명해드리고 참고자료 드릴테니 질의서를 작성해주십사고 부탁했더랬다. 하지만 몇차례 옥신각신해도 손 사레 치며 질의서를 써오라구 강짜 놓는 바람에 결국 보좌관 설득을 포기하구 할 줄도 모르는거 써가겠다구 약속을 하곤 자리를 떠났다.


근데 신기한 것은 그 자리에 보좌관과 몇 사람이 있었는데 의원이 약속에 늦어도, 함부로 반말을 해도, 그냥 자리를 떠도, 상담없이 기계적으로 실무처리만 하겠다해도 누구 하나 민망해하거나 미안해하거나 사과하는 이가 없었다. 원래 그게 자연스러운 자기들의 일상인 양.

그날 우린 새누리랑, 민주당, 통진당 의원을 다 만났지만 다들 고생한 해고 노동자에게 위로와 격려의 말이 먼저였고, 직접 차근히 사정을 듣곤 보좌관에게 업무 지시를 해 더 자세한 사항은 보좌관과 인터뷰를 하고 자료를 추가 요청했더랬다.

제일 믿었던 정의당 심상정 의원만 우릴 그림자 취급하고, 하대하고, 선약 잡고 갔는데도 위로는 커녕 상담도 안 반말 지끼다 그냥 나갔으니 어안이 벙벙했달까.

돌아오는 기차 안에서 구걸하러 갔나 싶고, 힘 없고 작은 노조였던게 너무 비참하고 서러워서 눈물 찔끔 거렸던 기억이 아직 선하다.

우리가 공공부문이나 대기업 노조였다면, 작더라도 사회적 이슈가 주목된 사건 당사자였더라면 이런 괄시를 받았을까 등등 오만가지 생각이 드는 날이었다.

노동이 당당한 나라를 얘기하는 심상정 후보와 그 보좌관은 그새 개과천선을 하거나 큰 깨달음이 있었던게 아니라면 그냥 가면을 쓰고 있는게 분명하다. 그때와 같은 사람이라면 노동조합 경력은 이미지 메이킹용으로 쓰는 문재인 무공훈장 쯤 되지 싶다.

그날 내려오는 기차 안에서 동행했던 해고노동자에게 괜찮으시냐구 처음 물었을 때 아무 대답을 안하셨던게 아직도 잊혀지질 않는다.


국정감사하면 도움 될거라고 믿고 있는 조합원들 기죽고 쫄까봐 당시 우리 둘은 그 일을 함구할 수 밖에 없었다. 새누리야 그저 그럴테구 통진당은 짜그러진 상황이라 젤 믿었던 정의당 심상정 의원과 그 보좌관이 우릴 무시하고 함부로 대하는게 도와줄 생각이 없는가보다고 어디 말도 못하구 둘이 몇날을 끙끙 앓았더랬다.

그래서 지금까지 심상정을 내 안에서 지우고 셀프로 격리하고 살았는데 대선 후보다보니 여기저기서 튀어나온다. 신문, 방송, 인터넷, SNS 이젠 막을래야 막을 수도 없다. 봉인해둔 상처가 드러나버렸다.

지인 중에 정의당 선거운동원이 많은 관계로 힘 빠지거나 나처럼 상처가 될까 저어하는 사이에 그날 더 상처받았을 그 해고노동자가 페이스북에 용기 내어 글을 써버렸다.


근데 나만 비겁하게 피하고 숨기면.. 그날도 일이 틀어질까 걱정되서 지켜드리지 못했던 그분께 너무 죄송해서 이 얘길 드러내기로 마음 먹었다.

내가 만난 심상정은, 당신이 티비에서 본 심상정과 달랐다. 내가 만난 심상정은 노동 문제와 노동자에게 애정과 관심은 커녕 인간에 대한 예의도 없는 사람이었으니.. 다만 5년이 지난 지금은 더 나은 사람이 되었길 빌 뿐이다. 마지막으로 그 해고노동자의 글에 하고픈 말 있거든 꾹 참고 부디 내게로 오시라. 무슨 얘기던 들어줄테니.

 

댓글
  • 인코그니토 2017/05/08 15:19

    이런 이야기들이 사실이 아니었으면 좋겠어요.. 휴... 지난 두번의 총선에서 민노당, 정의당 비례 찍었던 내 자신이 끝도없이 한심해지는 기분이거든요... 근데, 여기저기서 보고 들을 수록 정의당은 정말로 점점 노답인 것 같아 이젠 마음이 완전히 돌아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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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타러브 2017/05/08 15:33

    에휴 .. 파파괴네요. 입으로만 노동자 정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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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두손안의모래 2017/05/08 15:45

    그동안 죽 비례대표 노동당 찍은 내 오른손 수그려! 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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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무장갑토끼 2017/05/08 15:58

    노동자들의 눈물을 닦아주기엔 당신들의 배움이 오히려 독이 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노동자들의 눈물을 닦아주고 싶다면 나를 따르라가 아니라 우리 함께 합시다로 마음을 바꾸셔야 할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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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소혜 2017/05/08 16:06

    '노동이 당당하게' 뜻이  노동자 앞에서 당당하게 말까고 생까기인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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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야설왕짐보 2017/05/08 16:10

    나는 그 간 심상정의 행태에 대해 줄 곧 비난하는 입장이었지만 이 글은 100% 신뢰하지 못 하겠다.
    일단 한 쪽 주장만 있어 명확한 사실관계여부를 판단하기가 어려운 것이 첫 쨰고
    둘 째는... 그래도 진보계열 인사로서 '노동이 당당한 나라'를 만들겠다며 호언장담하던 그녀가
    설마 저리도 오만무도하며 파렴치한 짓을 하고 다녔을까하는 일말의 신뢰(?)가 두번째다.
    하지만 저게 사실이라면... 정말 그녀는 쓰레기 같은 짓을 한 거다.
    돈 십억 모아줘서 고맙다고 오유에 달랑 한 번 와 놓고 여태 한 번 오지 않는 토사구팽식 행태나
    정의당 내 소위 메갈짓을 일삼던 여성위원회인지 뭔지에 대해 자성은 커녕 모르쇠와 논점 흐리기로 일관한 행태보다
    더 그녀 스스로의 정체성을 파괴한 행위라고 보기 때문이다.
    더 봐야 알겠지만 새삼 문재인이 대단하게 느껴진다.
    고작 한 달, 두어달 남짓한 검증에도 안철수, 홍준표는 물론 그나마 깨끗해보이던 심상정도 무너져내리는 와중에
    그는 지난 4년을 버텨왔으니 말이다.
    안 그래도 비례는 정의당이라 말하고 다녔던 내가 한심하던 터였는데
    저게 사실이라면 정의당은 정말 존립자체가 무의미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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