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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에 묘사된 중세 수녀원장의 잘못을 찾으시오.tx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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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캔터베리 이야기'는 1380~1400년을 배경으로

캔터베리 순례길에서 만난 사람들이

각자 아는 썰을 늘어놓는 중세의 소설이다.

 

위에 묘사된 인물은 수녀원장인

마담 에글런타인(Madam Eglantyne)인데,

당시 기준으로 그녀는 몇 가지 잘못을 저질렀다.

 

스크롤을 내려 답을 확인하기 전에

그녀가 저지른 잘못이 무엇이며,

총 몇 가지일지 한 번 생각해보길 권한다.

 

 

 

 

 

 

 

 

 

 

 

 

정답은 총 4가지이다.

수녀원장의 4가지 잘못을 모두 찾았는가?

 

 

먼저 수녀원장의 첫 번째 잘못을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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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뜻 보면 자비심과 동정심 가득한

수녀원장의 성품을 묘사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중세의 주교들은 애완동물이

수련을 방해하고 양식을 축낸다는 이유로

수녀원을 감사할 때마다 금지시켰다.

 

예를 들어 1387년 위크엄의 윌리엄 주교는

"수녀원에 있는 개들을 모두 내보내고 앞으로는

수녀원 내에 이러한 개들을 키우지 말도록 하라."

고 롬지 수녀원장에게 지시했다.

 

물론 수녀들은 주교가 올 때만 동물을 숨겨놓고

강아지, 원숭이, 다람쥐, 토끼, 새, 고양이를 길렀으며,

강아지가 가장 인기있었다고 한다.

 

 

이어서 두 번째 잘못을 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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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녀원장의 아름다운 외모에 대한 묘사인데,

언뜻 보면 역시 문제를 찾기는 쉽지가 않다.

그저 아름답다는 게 잘못은 아닐 테니까.

 

정확히 문제가 되는 부분은 이 대목이다.

"시원한 앞이마는 천하일품으로, 분명 한 뼘 넓이는 되어 보였다."

그녀는 넓은 앞이마를 노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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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그림은 '캔터베리 이야기'에 수록된

수녀원장 '마담 에글런타인'의 삽화이다.

그녀의 이마가 보이는가?

 

그림에서 보이듯 중세의 수녀는

베일을 눈썹까지 가리도록 단단히 고정시켜야 했다.

그런데 어째서 수녀원장의 이마가 보인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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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여성들 사이에서는 이처럼

이마를 넓게 드러내는 유행이 있었으며,

더 넓게 보이도록 앞머리를 면도하는 경우도 있었다.

 

즉, 순례길의 마담 에글런타인은

수녀로서의 규칙을 어기고 세속의 유행에 따라

자신의 아름다운 이마를 공개한 것이다.

 

 

세 번째 잘못은 아마 많이들 찾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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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빛 브로치가 달린 산호 묵주.

두말할 필요도 없이 사치 품목이며,

청빈을 목표로 해야 할 수도자로서 잘못이 아닐 수 없다.

 

중세의 수녀원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일정 이상의 기부가 필요했고,

대개 수녀들은 중산층 이상 출신이었다.

 

특히 수녀원장 같은 직책에 오를 인물은

혈통이 좋은 사람이 여러모로 유리했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부유층이거나 귀족 출신이 많았다.

 

그렇기 때문에 교회의 공의회에서

아무리 수녀의 복식에 대한 규제를 마련해도

엄격하게 지켜지기가 힘들었다.

 

 

마지막 네 번째 잘못은 뭘까?

바로 '캔터베리 순례' 그 자체다.

 

중세 교회는 수녀들의 자유로운 외출을 엄격히 금지했으며,

중세 신앙 활동에서 중요한 영역을 차지한

순례 역시 마찬가지였다.

 

1195년 요크에서 열린 공의회에서는

"수녀로부터 방황의 기회를 원천봉쇄하기 위해

우리는 그들에게 순례에 나서지 말 것을 지시한다."

고 선언했다.

 

그리고 1318년 요크의 대주교는

"만약 이미 순례를 다녀온 수녀가 있다면

순례 기간만큼 시편을 암송하여 보내야 한다."

며 수녀의 순례를 금지했다.

 

물론 수녀들은 친정 부모님의 병환,

고해를 위해 다른 수도원 방문,

식료품을 사기 위한 시장 방문,

머리가 아파 도시 의원 방문 등

온갖 이유를 들어 외출했기 때문에

저런 금지 조치도 소귀에 경 읽기였다.

 

 

이처럼 '캔터베리 이야기'에 묘사된

수녀원장 마담 에글런타인은

표면적으로는 아름답고 선량하며

교양있는 인물로 보이지만,

 

당시 시대상을 아는 사람이 본다면

온갖 규정을 어기고 있기 때문에

제프리 초서가 우아하게 당시 종교계의 문란을

풍자하려 했다는 설도 있다.

댓글
  • 아리나라플 2021/08/21 14:03

    사회상을 모르면 언어를 알아도 작품을 이해할 수 없다는 예시가 되겠네요

  • 팔껍마황 2021/08/21 14:03

    역시 수녀는 페티시가 생길만 해

  • [100일환] 真-인환 2021/08/21 14:03

    ㄴㄴ 그냥 고증오류 아님?

  • 아울붓 2021/08/21 14:06

    맞네
    초서 그 인간 내 그랄 줄 알았다


  • 아리나라플
    2021/08/21 14:03

    사회상을 모르면 언어를 알아도 작품을 이해할 수 없다는 예시가 되겠네요

    (TospIG)


  • [100일환] 真-인환
    2021/08/21 14:03

    ㄴㄴ 그냥 고증오류 아님?

    (TospIG)


  • 아울붓
    2021/08/21 14:06

    맞네
    초서 그 인간 내 그랄 줄 알았다

    (TospIG)


  • 팔껍마황
    2021/08/21 14:03

    역시 수녀는 페티시가 생길만 해

    (TospIG)

(TospI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