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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건축사상 가장 아름다운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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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낙수장(Fallingwater,1939)

1939년에 라이트는 그의 후원자였던 에드거 카프만을 위해 착공한 여름 별장인 낙수장(Fallingwater)를 완공한다. 이 저택은 흐르는 폭포 위에 지어졌다.


자연과 그대로 융합한 이 저택은 21세기가 된 지금도 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주택이다. 라이트의 자연주의적인 신념을 가장 잘 표현하였으며, 인문학적인 면에서 시적인 표현을 이룩한 건축으로 높게 평가받고 있다. 또한 캔틸레버 공법을 사용하여 공학적인 혁신을 이룬 건물이기도 하다. 캔틸레버는 한쪽 끝만 받치고 길게 뻗은 바닥을 말한다. 이건 안정되게 짓기 힘들다.  한 손으로 기둥을 잡고 버티는 격이다.

 

라이트는 주택에 대한 확고한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그는 주택에 있어서만큼은 특정한 스타일을 내세우는 것을 꺼려했는데, 그 안에 사는 사람이 다 다르기 때문에 각각에 맞는 스타일이 따로 존재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또한 그는 주택의 본질적인 면, 즉 온화함과 보호 등의 개념을 중시하여 천장을 낮게 한다거나 코너를 활용하는 등의 디자인을 했다. 특히 벽난로(hearth)를 따뜻한 가정의 중심이라 생각하여 이를 부각시킨 주택 설계를 많이 하였는데, 낙수장에서는 집의 가장 중앙에 벽난로와 그 굴뚝을 두고 여기서부터 각 공간이 뻗어나가는 듯한 형태로 표현해냈다.


이 집이 자연과 동화된 유기적 건축인 이유는 단순히 폭포 위에 세웠다는 사실 하나로 끝나지 않는다. 우선 콘크리트를 제외한 대부분의 재료를 해당 지역에서 가져다 썼으며 이는 수직적으로 부각되는 석재 매스를 통해 충분히 알 수 있다. 또 위에서 언급된 1층의 벽난로나 메이드룸에선 원래 그 자리에 위치해 있던 가공되지 않은 자연석을 그대로 집의 일부로 만들어 쓴 것이 돋보인다. 거실로 들어서면 강으로 곧장 내려갈 수 있는 계단이 있어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집 안에서 다이빙을 시도할 수 있다! 낙수장의 특이한 점으로는 모든 방에 커다란 테라스가 하나씩 딸려 있다는 점인데 이 또한 사적인 공간을 자연을 향해 열어두어 자연과 주택을 연결시키려 한 시도다. 심지어 진입로 부분에서 원래 있던 나무를 자르지 않은 채 그 주변을 돌아 건축물이 지어진 것을 보면 라이트가 자연과의 동화에 얼마나 심혈을 기울였는 지 느껴진다.

 

다만, 어디까지나 이 집은 '건축물'로 아름다운 것이지 '주택'으로썬 영 꽝이다. 왜냐하면 24시간 흐르는 계곡물 소리에 잠도 못자며, 계곡물이 범람하면 집에도 물이 차는 것에 벌래와 한식구처럼 같이 살게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건물주는 몇달 살다가 불편해서 때려치고 관광자원으로만 활용하고 있다.


사실 건물주가 의뢰했을 때, 계곡 뒤 넓은 평지에 지을거라 생각했으나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는 계곡 한 가운데에 지어 건물주는 물론 시공사까지 놀라게 했다. 컨틸레버 공법이 당시 불안정한 설계법이었는데, 이에 반발하는 공학자들과 시공사들에게 공사현장 하는 바로 그 자리에서 담배피며 앉아있는 여유를 보여주어 컨틸레버 공법의 안정성을 스스로 증명했다.

댓글
  • 그냥남자사람 2021/07/19 23:29

    산속에 모기가 생각나요..

  • 대행자 2021/07/19 23:29

    요새 지었으면 소재가 훨씬 좋아서 더 낫게 지을 수 있었겠는데


  • 그냥남자사람
    2021/07/19 23:29

    산속에 모기가 생각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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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행자
    2021/07/19 23:29

    요새 지었으면 소재가 훨씬 좋아서 더 낫게 지을 수 있었겠는데

    (txkRC7)


  • 보드카★
    2021/07/19 23:29

    저런게 쌓이면서 건축물들이 점점 현대화 되는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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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드카★
    2021/07/19 23:31

    근대 서양 건축의 포커스는 자연의 차단이었단 말이야. 사람 손으로 가꾼 정원 같은거 외에는, 모든 건축물들은 인공적인 구조물과 공간으로 이루어졌으며, 자연은 배제되어야 할 것으로 여겨졌다고.
    근데 저 건축물은 그 고정관념을 깨버린거임. 비록 주택으로서는 문제가 많지만.
    그런 의미에서 건축사적 의미가 엄청난 건물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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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드카★
    2021/07/19 23:32

    저게 동아시아쪽 건축물, 특히 한옥에 대한 평가와 연관되기도 하는데
    옛날 서양 가치관에선 한옥 같은 자연과 친밀한 건축물들은 그냥 미개한 기술력의 산물이었단 말이지. 자연을 제대로 배제 못 했으니까.
    하지만 관점이 바뀌면서 한옥도 재평가 되는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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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루리웹-947203
    2021/07/19 23:30

    저게 건축허가 나오는게 더 신기하네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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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bsd1234
    2021/07/19 23:31

    결론:벌레 인큐베이터 속 인간집(사료공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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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신하고싶어라
    2021/07/19 23:31

    디자인적인 면만 신경쓰다보면 사람이 빠져서 실제로는 주거하기 어려운 구조가 되기 십상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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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파이리
    2021/07/19 23:31

    낙수장 건축쪽에서는 진짜 유명한집임
    물론 사람 살 집은 아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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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랑구쮸쮸바
    2021/07/19 23:32

    '대한민국에 이런 벌래가 있었나' 라고 생각될 만큼 온갖 괴생명체 현장체험 가능하니까 희소성 있는 곳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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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onlyNEETthing4
    2021/07/19 23:32

    현대건축사 보면 좀... 좀 그런게 있더라]
    발상도 건축도 참 위대한데 정작 사람 살기가 힘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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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onlyNEETthing4
    2021/07/19 23:33

    판스워스 주택이라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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