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앞뒤 안가리고 무모하게 달려드는 모양새나 그런 사람을 '무대포', 혹은 '무대뽀'라고 함
이걸 아마 다들 막연히 無大砲(대포가 없음)이라는 의미에서 생겨난 단어라 짐작했을테지만, 실은 전혀 다른 의미에서 생겨난 단어임
일단 이 무대포라는 단어는, 일본의 무텟포無鉄砲라는 말이 우리나라에 그대로 전해져 들어오면서 생긴 속어
텟포鉄砲는 일본어로 '총'을 의미함
물론 지금은 일본도 총은 총 총銃자를 그대로 써서 쥬라고 하지만, 에도시대 이전 처음 총기가 일본에 들어왔을 때에는 총을 철포, 즉 텟포鉄砲라고 불렀음
여기까지 들으면 '아 텟포鉄砲도 없無이 달려든다고 해서 무모한 모양새를 무텟포無鉄砲라고 하는구나?' 라고 생각할 거임
하지만 아님
무텟포라는 단어는 사실 일본에 총기가 들어오기 이전부터 있던 단어였음
무텟포는 실은 무텐포無てんぽう의 전와転訛임
여기서 텐포는 쿤텐訓点을 말함
그럼 쿤텐이 뭐냐, 위에 올린 짤을 보면 한자들 옆에 가타카나나 간단한 한자 같은 것이 적힌 게 보일 거임
그게 바로 쿤텐임
쿤텐은 중국에서 쓰여진 한문을 일본에서 읽으려 할 때, 그 이해를 쉽게 하기 위해서 한자 옆에 적어놓는 부호나 글자등을 뜻함
(쿤텐에 관한 자세한 설명이 알고 싶은 사람은 꺼무위키로...
https://namu.wiki/w/%ED%9B%88%EB%8F%85(%ED%95%9C%EB%AC%B8)
)
따라서 무텐포란, '쿤텐이 없다'라는 뜻으로, 즉 쿤텐도 적혀있지 않은 한문을 억지로 읽으려고 하는 모양새를 의미하는 것.
쿤텐이 적혀있지 않으니 읽는 방법도 모를텐데, 막무가내로 읽으려고 달려드니 무모하고 어리석다는 거지
그러한 의미에서 생겨난 무텐포無てんぽう라는 단어가 이후 전와 되면서 무텟포로, 그리고 그것을 취음하여 아테지로 無鉄砲라 표기하게 된 것
그리고 또 그게 아마도 일제강점기 시절 우리나라에 발음 그대로 전해 들어와서 무댓뽀, 무대뽀 등으로 쓰여지다가 역시나 또 전와가 되어서 무대포로 굳어지게 된 거임
결론은 무대포라는 단어는 대포大砲랑은 아무런 관계도 없고, 심지어 텟포鉄砲와도 별 관계가 없었던 것이었다...
언어의 세계는 오묘하구마잉
오호
짚으로만든개 2021/07/19 09:02
언어의 세계는 오묘하구마잉
보드카★ 2021/07/19 09:03
오호
방울토마토라면 2021/07/19 09:22
아무튼 일제강점기때문이란거네
HIYA! 2021/07/19 09:23
고전문 읽을때는 몰랐는데 이런 이야기가 있었구나 ㄷ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