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콜이 부족한 알콜중독자들은 어디까지 갈 수 있는가? (Feat. 미 해군)

 

 

군 복무를 해군, 특히 배 위에서 보내셨던 분들은 아실겁니다

 

선원 생활이라는 건 꽤나 녹록치 않은 일이고

 

해군이라면 일상생활에서 ㅈ같음을 느끼게 될 수준이죠

 

선원들에게 적정량의 알코올을 지급하는 건 

 

사실 그거 말고는 스트레스 풀 도리가 없던 선원들을 진정시키기 위한 목적도 컸습니다.

 

대한민국 해군은 술 대신 육군/공군과 비교해 더 양질의 식재료와 배식으로 대체하고 있습니다만

 

 

 

 

 

2차대전 당시 미군 잠수함 승조원들에게는 상황이 조금 달랐습니다.

 

좁은 함내에서 사고가 발생하면  대처하기 힘들고

 

잠수함 특성상 배 안에서 어뢰가 유폭하기라도 하면 대 참사가 날거라는 판단 하에

 

승조원들에게 알콜을 주지 않거나 극히 소량만 배급했거든요

 

대신 아이스크림 보급용 함을 별도 건조해서 함대에 포함시키는 등

 

어떻게든 사기진작을 위해 노력하기도 했습니다만

 

 

 

 

 

 

 

 

 

문제는 당시 미 해군 병사들이 어뢰를 굉장히 싫어했다는 점입니다.

 

2차대전 당시 미군 어뢰는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 구석이 없을 정도로 엉망이었는데

 

예컨대 글 상단에 있는 잠수함 있지 않습니까?

 

가토급 잠수함 73번함 SS-284 툴리비 라는 녀석이었는데

 

저 잠수함은 어뢰 불량으로

 

자기가 쏜 어뢰가 자기한테 돌아와서 격침됐습니다.

 

단순히 안 나가는 게 아니라 잘못하면 ■■까지도 할 수 있었던 끔찍한 무기였던 거죠

 

 

 

 

원래대로라면 목숨만큼이나 소중히 여겨야 하는 어뢰였지만

 

병사들 머리 속에서는 그리 소중하게 여겨지지 않았고

 

결국 일부 병사들은 '어처피 제대로 못 써먹는데 어떻게 유용하게 쓸 방법이 없을까?' 라는 발상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 중 누군가는 

 

어뢰 연료가 90도짜리 알코올이라는 사실을 알아냈죠.

당연히 순수한 알코올은 아니었습니다.

 

메탄올과 아세톤이 섞여있는데다가

 

먹지 말라고 타놓은 염료 때문에 색도 분홍색에 가까운

 

'누가 봐도 마시면 뒤질거같은' 음료였죠.

 

 

 

 

 

미군 장병들의 선택은

 

배식으로 나온 식빵을 뭉쳐서 필터로 쓴다는 거였습니다.

 

의외로 잘 걸러지긴 했다고 합니다.

 

물론 '잘 걸러졌다'가 '완전히 걸러졌다'는 의미는 아니었고

 

마시다가 골로 가거나 눈이 머는 병사도 속출했지만요.

 

 

 

일부 잠수함에서는 남는 자재로 필터를 만들어서 멀쩡히 마신 곳도 있었다고 합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알콜에 보급나온 파인애플 주스를 섞어서 만든 게

 

'어뢰 주스'의 기원입니다.

 

배 마다 비율이나 제조법, 부가재료 등에 차이가 있어서

 

어뢰 문제가 개선되기 전 까지는

 

각 함마다 특산품 레시피까지 있었을 정도로 성행했다고 합니다.

 

 

 

 

 

사실 어뢰 주스는 '그 미국에서 저런 짓을?'이라는 느낌이라 길게 다뤘습니다만

 

사실 금주법 시기 소련에서는 더 기괴한 것들이 많이 나왔습니다.

 

오이 로션

 

(어는 점 차이를 이용해 알콜을 분리해 냈습니다)

 

 

 

 

 

 

알콜이 들어간 접착제

 

(물에 접착제와 소금을 넣고 흔들어서 만들었습니다)

 

 

 

 

 

 

살충제

 

(물에 타서 마셨습니다)

 

 

 

 

 

구두약

 

(빵에 발라 알콜만 빵에 스며들게 한 뒤 크림을 걷어내고 빵만 먹었습니다)

 

 

등 다양한 알콜 섭취 수단을 개발해 냈었거든요

 

딱 봐도 몸에 좋아보이진 않고

 

실제로도 그리 몸에 좋은 식재료는 아니었습니다.

 

부작용에 시달리거나 죽는 이들이 많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