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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흥 대ㅇ동에서 심신미약상태 할아버지의 사고..


안녕하세요 보배횽님들 

눈이오나 비가오나 1일1보배 하는 눈팅유저인데 

어제 일어난 일로 첫 글을 쓰게 되네요.


시흥에 잠시 일이있어 들렀다가 서울로 올라오는 길에

사고를 목격했습니다.


좌회전 신호 받고 스무스하게 핸들 돌리고있는데

갑자기 어디선가 나타난 구란자..!!!! 어라 내가 맨 하위차선인데..

내게 등짝을 보이는 저 구란자는 어디로 가시는거지..

..근데 회전각이 왤케 커...? 어어ㅓ...어어어어???하다가 급기야 인도로 올라가는 구란자...


식겁해서 소리도 못내고 입만 벌리고 있었습니다;;



마침 또 인도에 신호 기다리던 남자분 한분이 서 계셨는데 

휴대폰 보고 계셨다던지.. 뭔가 다른걸 하고 있느라 못피하셨으면 인사사고로 이어질뻔 했습니다..


다행히 남자분은 침착의 단계를 넘어 시니컬한 스텝으로 인도를 넘어 오는 구란자를 피하시고 

구란자는 그대로 반대편 중앙분리대에 추돌해버립니다.



중앙분리대를 타고 올라간 충격에 좌측 앞바퀴 휠이 완전히 꺾여 버려서 주행이 안되는 상태인데도 

타이어 굉음을 내며 그대로 직진하는 구란자... 


뭔가 잘못되었다는 직감이 들어서 

천천히 따라갔습니다. 


다음 신호에서는 멈추겠지 했는데 또 그대로 주행을 하시길래ㄷㄷ 

혹시 저러다가 선행차들이나 반대편 차로로 넘어가버려서

2차 사고로 이어질 것 같아, 비상등에 경적을 울리면서 주위 차들에게 주의하라고 신호를 보냈습니다.

(화난게 아니라 진짜 더 큰 사고 날까봐 경적울렸습니다..)


다행히 조금 더 가다가 길 한편에 차를 멈추시길래 


급히 사이드채우고 운전석쪽으로 달려가 봤습니다.


운전석쪽으로 가는 찰나의 순간에 

음주인가???급발진??? 아니면 저혈당 쇼크?????내차에 사탕이 있나..?

혹시 뉴스에서만 보던 마약범??? 환각상태인가? 갑자기 악셀밟고 후진해버리면 어쩌지

나를 형사라고 생각하고 회칼로 반겨주면 어쩌지???ㄷㄷㄷ 

별별 생각을 다들었습니다..


그런데

차 문을 열어보니 70세?정도 보이시는 할아버지가 앉아계셨고

지금 무슨일이 일어났는지.. 전혀 판단을 못하시는 모습이었습니다.


일단 어디 다치신데는 없나 확인하고 시동부터 껐습니다..

할아버지 께서는 사고가 났었는지조차 인식을 못하셨고 

휠 한쪽이 완전히 먹어서 주행이 안되는데도 

'왜 뒤에서 경적을 울리냐' '왜 나를 멈춰세우냐' 하시면서.. 자꾸 저한테 뭐라고 하시네요;;;


차도 차지만 어르신께서 운전을 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니신것 같아서

일단 경찰 올때까지 잠시 뒷자석에 앉아 계셔달라 말씀드리고 

경찰에 신고를 했습니다.


블박에는 안보이지만 경찰분들 신고받고 도착하실때까지 

어눌하신 말투로 계속 '왜 나를 잡아두냐', '사고가 난것 같긴한데, 그래서 당신하고 박았냐?' 

'왜 억지부리냐' 하시면서  운전석으로 자꾸 가려고 하시길래  

진짜 큰일나겠다 싶어서 5분 10분 정도 실랑이를 하다가 


경찰차 두 대가 도착해서 결국 상황 마무리..


음주측정 해보니 음주는 아니셨고 

출동한 경찰분 말씀으로는 심신미약상태에서 운전대를 잡으신것 같다..ㅇ

운전을 하시면 안되는 분이신것 같은데..

다행히 사고는 안났고 일단 지구대로 가서 조사를 해보겠다 하시네요.


필요하시면 블박 넘겨드린다고 말씀드리고 이름 적고 번호적고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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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에도 블박사고영상을 습관처럼 즐겨보는 편이라 

항상 사고시 대처에 대한 이미지 트레이닝을 많이했습니다만...


막상 사고?를 목격하고 현장에서 112에 전화를 하려니 

손이떨려서 112에 전화를 못걸었습니다;;; 

2년 쓰던 폰인데 전화버튼이 안보였네요...ㄷㄷㄷ..



얼타는 모습이 창피해서 모자이크처리 했습니다..ㅎㅎㅎㅎㅎㅎ



한 가지 아쉬웠던건... 저분이 저혈당 쇼크 환자였거나 

어떠한 이유로 정신을 잃으셔서 저렇게 공도에서 위험한 운전을 피치못하게 

하고 있는 상황이었다고 했을때.. 


누군가는 도와줘야 하지 않을까요..?


물론 세상이 각박해져서... 나서지 않는게 정신건강에 좋다고는 다들 하시지만..


사고차 후행으로 따라오던 차들이 야속하게 창문만 스윽 내리고 

휙 가버리는 모습을 보고

'내 차만 피해 없으면 되지!' 라고 하는것 같아 마음이 좋지 않았습니다..

바쁘신 일이 있으셨을 수도 있고... 뭐 여튼 덜덜 떨리는 손을 부여잡고 있었던

저로서는 조수석 창문너머로 슥 보며그냥 지나가시는 분들이 야속했습니다..엉엉


물론 그간 사건사고갤에서 익히 봐온 보배횽님들의 모습은

그러지 않았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큰 사고는 아니었지만

저 또한... 그 모습을 보고 배웠기 때문에.. 그냥 지나치지 않았다고 생각해봅니다.ㅎㅎ

(손 덜덜 떤거는 안자랑;)



돌아오는길에 

내가 지금 달리고 있는 이 도로 위에 

믿을 사람은 아무도 없다 라는 무서운 생각과....


항상 방어운전에 신경 써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안전운전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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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9ezt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