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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이 임박한 산모를 거부한 병원

저는 경북 영주시에 거주 중입니다. 작지만 살기에 좋은 도시라 생각하며 나름 자부
 
심을 가지고 살고 있습니다.
 
그런대 정말 심각하게 이 지역을 떠나 큰 도시로 나가야 하는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듭
 
니다.
 
2017년 4월 25일 밤 11시경. 당시 제 아내는 35주 5일차 임산부였습니다. 출산 예정
 
일은 5월12일 이였구요. 그런대 이때 진통이 시작된 겁니다. 마음이 급한 저는 진료
 
를 받고 있던, 영주 기독병원으로 향해 진료를 받았고, 당시 진료를 본 의사선생님께
 
서는 '진통이 시작 되었고 제왕절개를 통해 아이를 낳아야 한다'.라고 말씀해 주셨습
 
니다. 문제는 영주 기독병원은 작은 병원이라 소아과 전문의도 없을 뿐더러 시설도
 
갖추고있지 않아 좀 더 큰 병원으로 가야 한다 말씀하셨지요. 경북 영주에서 가장 가
 
까우며, 그래도 가장 큰 병원은 경북 안동에 있습니다. 바로 안동병원이지요. 명색이
 
경북권역응급의료센터 입니다. 일단 급히 안동병원으로 향하며 전화를 했습니다.
 
아내는 진통이 시작되어 고통을 호소하는 상황에서 저는 안동병원으로 부터 절망적
 
인 말을 들었습니다.
 
안동병원에서는 '진료는 해 줄 수 있으나, 여기서 아이를 출산 할 수는 없다'. 이게
 
무슨 소리입니까? 경북권역응급의료센터이고, 국가에서 지원도 받으며, 시설도 갖추
 
고 있고, 의사도 있는대 왜 안되는지 저는 따져 물었습니다. 안동병원 측에선 "35주 6
 
일 이다. 우린 최소 36주는 되어야 받아 줄 수 있다. " 아무리 읍소하고, 애원해도 안
 
된답니다. 이게 대한민국 맞습니까? 출산을 장려하는 나라 맞습니까? 두 사람의 목숨
 
이 달린 일인대 "36주에서 1일이 부족한 35주 6일이라 안된다" 이게 말이 됩니까?
 
분하고 억울한 마음을 삼키고, 저는 급한대로 원주 세브란스병원으로 갔고 그곳에서
 
천만 다행으로 아이를 출산하였습니다. 제대로 준비도 되지않아 몇번을 영주와 원주
 
를 오갔습니다. 그때마다 저는 생각 했습니다.  '아 이래서 큰 곳에 살아야 하나? 애
 
낳고 정상적인 삶을 살려면 큰 병원이 있는 곳에서 살아야 하나?' 너무 억울하고 분
 
합니다. 다행히 아내와 아이 모두 무사하지만, 만일 조금이라도 원주에 가는 시간이
 
늦었거나 예상치 못한 일이 생겼다면...... 생각할 때마다 아찔합니다. 치가 떨립니다.
 
제가 이글을 올리는 이유는, 대체 안동병원에서 왜 시설과 의사를 갗추고도 환자
 
를 거부 했는지 알고 싶습니다. 그게 정당한 이유가 되는 지 알고 싶습니다.
 
또한 더 이상 저 같은 피해자가 생기지 않게 정말 나라에서 출산을 장려하고 있구나 느낄 수 있게
 
주수와 상관없이 산모를 받아 진료와
 
출산을 안동병원에서 할 수 있길 바랍니다.
 
답답한 밤입니다.
댓글
  • 청아한향기 2017/05/02 00:18

    신문고에 꼭 올리셨음 합니다
    안동병원이 경북권 응급의료 및 출산지원 관련 국고지원을 꽤 많이 받고 있습니다
    헬기도 그 중 하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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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캐 2017/05/02 01:23

    와 하루 부족하다고 미쳤나...
    병원에서 할짓인거 그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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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hhhaaa 2017/05/02 01:24

    정말 황당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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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잊었다 2017/05/02 01:24

    언론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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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으썸 2017/05/02 01:26

    안동 병원이 그 무슨 거점 병원 그런 개념 아닌가요
    미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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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복숭아씨 2017/05/02 01:31

    기술이 없는 병원은 거부만 할것이 아니라 다른 병원에 연개해줘야지 거부만 하면 다임? 아니 에초에 기술이 없는 병원이 무슨 의미임?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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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즐겨찾기(A) 2017/05/02 01:38

    36주부터는 만출?  출산해도 자력으로 숨쉴 수 있는 그런 건데 그 아래는  폐성숙 주사라도 맞지않으면 안될만큼 폐가 자력호흡이 어려운걸로 알아요.
    그리고  늘 지켜봐야하고 소아과 전문의, 소아전문병동,  응급간호사  이른둥이 전문 인력등 , 특히  아기들 전용 인큐베이터가 있어야하죠.   근데  그  아기전용 인큐가  국가지원이 열악해서  미성숙 아기병동 인큐. .. 니큐는 병원에서 유지하고  있을수록  적자가 뜹니다.   서울조차 큰 병원 너댓개 외엔 점차 이 니큐를 줄이거나 없애는 추세고  현재 유지하는 곳은  병원 차원에서  봉사개념?으로 적자감수하며 유지하는 경우라고 보시면 돼요.
    그러다보니  36주미만의 이른둥이를 받으려는 병원은 점점 줄고...  큰 도시가 아닌 동네의 일부 산과 말고는  의료적 처치가 한정된 경우가 많죠 ㅠ
    정부차원에서 니큐 지원이 늘지않는 한,  만삭의 출산 아니고선  35주 6일의 산모라해도  일말의 비상사태를 감당할 자신없는 소규모의 병원들은  이렇게 계속 의료거부를 할지도 모른다는 게...   요즘 세태긴 합니다.   정부에서 강제로 니큐 최소한의 유지하도록 압력을 넣긴 하지만 그것도 소수라.
    저도 솔직히 응급으로 수술한 케이스다보니 아이를 추가로 낳을 계획이 있는 한  시골은 겁나서 못 갈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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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pim 2017/05/02 01:46

    사람 생명도 돈으로 보는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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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후라보노핑크 2017/05/02 02:10

    심각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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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콰트200 2017/05/02 02:13

    민주정부 3기 들어서면
    적법했더라도 상식에 어긋나면
    큰벌을 내려줫으면 좋겟어요
    사람이 먼저다...상식이 기본이 통용돼는 세상을 꿈꾸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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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검정 2017/05/02 02:17

    윗댓글이 해당병원측의 정확한 답변은 아니더라도 상황에 대한 짐작은 가게하는 내용이네요.
    그렇다면 정부에서 지역거점병원에는 니큐를 의무적으로 설치하고 유지에 따른 지원을 철저히 해줘야할거같아여
    정부에서는 출산장려장려 맨날 외치더니만 이런것 하나 제대로 갖춰져 있지않으면 어떻게 마음놓고 애기를 낳나요ㅠㅜ
    낳고나서 키우는일도 문젠데 낳는것조차 안전하게 하지못하면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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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뇬이 2017/05/02 02:23

    강원도 동해시에서 새벽에
    하혈(부정출혈)이 멈추지않아
    119 의료상담전화로
    산부인과 진료가능한 응급실이 있는지
    여쭤보았는데
    강릉 아산병원에 가야한대요..
    밤늦은 시간이였고
    어린 아들이 혼자 자고있어서
    불가능할것같다고 말씀드렸지만
    병원에 연락해보라고 하시더라구요
    가까운 삼척의료원,동인병원,동해병원
    전부다 진료를 볼수없다고 했습니다
    그나마 발동동 구르다가
    하혈이 멈추고 다음날 오전
    산부인과 진료를 봐서 다행이예요
    아직도 그때 생각하면 아찔하네요
    불과 4개월전 이야기 입니다..
    사람들이 이래서 대도시에 살아야하나
    싶더라구요
    작성자님과 아내분 모두 고생하셨어요
    예쁜아가와 건강하고 행복하시길 기도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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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에이브이idk1 2017/05/02 02:29

    인큐베이터나 신생아 중환자실 운영이 안되거나 자리가 모자랐을까요
    안동병원이면 왠만한 대도시 대학병원 못지않은 시설을 갖추고 있는걸로 아는데 이상하네요
    어쨋든 왜 안되는지 설명이라도 해야지
    분만이면 응급인데 참.....
    글쓰신분이 많이 놀래고 황당하셨겠습니다.
    여담으로 제가 대학병원에 수련받을 때 느낀점인데
    국내 의료시스템은 이상하계 연계가 안되어 있습니다
    예를 들면 인큐베이터 필요하면 전산에 인큐베이터 딱 띄우고
    있는데 뜨면 그리로 가게 만들면 될텐데
    웃긴건 여기저기 전부 전화해보고 되는지 물어보고(이러는 사이에 시간이 줄줄 샙니다)
    응급수술은 병원마다 하고 있는지 이런거 알아보는 시스템이 있는데
    웃긴건 응급수술을 몇개를 하고 있던지 말던지 응급이송이나 119분들은
    그냥 수술이 필요한 환자 던져놓고 갑니다(5-6년 전에는 그랬습니다)
    병원간에 상황이나 시설 정보가 연계가 되면 급한데 우왕좌왕하는
    환자가 엄청 줄어들텐데 답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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