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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한국요괴 - 야광귀

07 야광귀.png

 

커미션 작업하느라 한동안 글을 못썼어.

 

몇몇 존재들은 특별한 날에만 나타났다가 사라진다고들 하지. 크리스마스엔 산타클로스가, 부처님 오신날엔 부처님이....어?

아무튼 이번 요괴는 '귀신날'이라는 특정한 날에만 나타나는 야광귀를 소개해볼려고 해.

 

지방마다 다르지만, 옛부터 음력 정월 16일이 되면 '귀신날'이라고 해서 유난히 귀신들이 많이 나타나는 날이 있다고 해.

그 중에서도 야광귀가 제일 유명한데, 얘는 귀신날 밤이면 민가로 내려와 신발을 훔쳐가거든.

이 야광귀로부터 신발을 도둑맞은 사람은 1년 동안의 복이 모두 사라지기 때문에 매일 안좋은 일을 겪는다고 하더라.

 

그래서 사람들은 귀신날마다 겻불을 키고 머리카락과 볏짚을 불에 태운다고 해.

그리고 신발 도난 방지를 위해 신발을 숨기거나 뒤집어 놓은채 놔두고, 말총으로 만든 체를 놔두면 돼.

 

체를 놓는 이유는 야광귀가 체를 보면 그 체의 구멍이 몇개인지 일일이 센다고 하는데,

세는 사이에 시간이 다 가서 첫 닭이 울면 바로 빤스런하기 때문이라고 하더라.

 

이름이 야광귀(夜光鬼)라서 번쩍번쩍 빛날 것 같은 인상이지만, 

사실 어떠한 문헌에도 야광귀가 어떻게 생겼는지에 대해 구체적으로 적힌게 없어.

일단 얘도 나름 유명한 녀석이었다보니 이름의 바리에이션이 정말 많아.

앙괭이, 암팽이, 야유광, 야귀왕, 야괴, 야광신, 신발귀신 등등....

 

왜 이름이 밤에 빛나는 귀신인 야광귀라는 이름이 됐는지에 대해서는 경도잡지에 추리한게 있는데,

 바로 '약왕(藥王)'의 발음이 와전되어 '야광'夜光'이 되었고, 지금에 이르러서 야광귀로 불리게 됐다는거야.

물론 정말 맞는건진 모르겠지만.

참고로 약왕은 약왕보살의 줄임말로, 법화경에 나오는 약을 주는 보살이야.

사실 이런 이야기들이 크게 중요한건 아니고, 중요한건 이 야광귀의 순 우리말이 '앙괭이'라는 사실이 더 중요하겠지?

진정한 한국인이라면 순 우리말을 사랑해야 할테니 야광귀와 더불어 앙괭이라고도 불러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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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우와동학만세
    2021/06/11 22:35

    뭐야 야광색 도깨비불이 아니었나

    (mc7rzP)


  • 중정품
    2021/06/11 22:37

    이 시리즈 너무좋아

    (mc7rzP)


  • LegenDUST
    2021/06/11 22:47

    아 그 체 이야기
    어렸을적 읽은 동화에도 있었지

    (mc7rzP)

(mc7rz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