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 크롭 바디에 참 별 사소한게 안되어 사람을 불편하게 하네요...

크롭바디인 A6400/6600을 각각 사용 중입니다만,
지난 주말 중에 이 두 기종에서 어이없게 안 되는 걸 발견했습니다.
일단 한 가지는 플리커 저감 모드 자체가 크롭 바디에 없었다는 겁니다. (저는 있었는 줄 알았습니다.)
다른 하나는 사실상 없는 초점 확대 모드인데, 수동 초점을 잡으려고 MF모드로 전환한 다음 초점 확대 기능을 써서 칼초점을 잡으려고 해보니... 화면 확대가 되긴 하는데 이게 선명하게 확대되는게 아니라 마치 이미지를 잡아늘려서 저해상도 이미지를 억지로 큰 사이즈로 만들듯이 화면이 흐릿하게 나오는 겁니다. 칼핀을 잡으려면 이게 선명하게 나와야 하는데 그게 안 되니 초점 확대는 되더라도 되는 의미가 없더라구요.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피킹 표시는 원래 참고용으로만 사용해야지 믿으면 안되어서, 확대해서 정확히 안 맞추고 피킹 표시만 보고 맞추면 망합니다. (이건 소니만 그런 건 아닙니다)
영상 촬영용으로 쓰고 있었는데 칼핀을 맞추기 위해서는 초점 확대가 되어야 하는데 그 기능이 눈가리고 아웅이니 골때리더라구요. 범위를 잡아서 겨우 맞추기는 했으나 참... 이게 왜 문제가 되느냐 하면 외부 모니터를 연결하면 좀더 잘 보이긴 하는데 소니 기종들은 최대 해상도/프레임률인 4K30p로 설정하면 녹화 버튼 누르는 순간 외부 모니터가 꺼집니다. 파나소닉 GH5s를 쓰던 때는 4K60P 촬영을 해도 초점 확대+외부 프리뷰 모니터 사용에 제한이 없었는데, 참 많은 차이인거죠. 즉, 소니의 현 크롭바디들은 가장 최신형인 A6600을 써도 수동초점에서 초점 확대 모드로 정확히 칼핀을 맞추는게 불가능합니다. 감으로 때려 맞춰야 하죠. 즉, 이유는 모르겠으나 그렇게는 쓰지 말라는 이야기로 보여집니다.
그래서 풀프레임 바디인 A7R4로 테스트를 해 보니 이건 상식대로 잘 되더라구요. 확대를 하면 제대로 확대된 화면이 나옵니다. 풀프레임용 렌즈, 크롭바디용 렌즈(크롭모드) 전부 문제없이 선명하게 확대가 잘 됩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어이없는 문제를 또 발견했네요. A7R4에서 초점 확대 모드 사용중에는 노출 값(조리개/셔터) 변경이 불가능합니다. 확대해서 보다가 어두워도 일단 확대 모드를 취소한 다음 노출 값을 바꾸고 다시 확대해서 봐야 합니다. 그렇게 보는데 노출 값이 안 맞으면 다시 취소하고 노출을 조정한 다음 다시 확대..
이건 상당히 많이 쓰는 상황인데 참 번거롭네요.
혹시 제가 뭔가 잘못 알았던 거라면 좋겠습니다. 소니 크롭 기종이 기동성이 뛰어나고 가성비도 나름 좋은 게 사실인데 이런 식이면 전문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매우 어려워 보이네요.
프로세서가 새롭게 변경된 A1이나 A7S3에서는 이런 문제가 없었으면 좋겠네요.
풀프 기종이니 초점 확대야 잘 되겠지만, 확대 중에 노출값이 변경이 되어야 할텐데요.
소니 기종들이 쓸모가 많아서 작업 영역의 절반 정도를 이미 소니가 맡게 되었습니다만,
몇 년 전보다는 굉장히 많이 세련되어졌다는 건 심히 인정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어딘가 손발이 안 맞는 느낌의 디테일은 여전히 구석구석 숨어있네요. 그래서 이래저래 제한이 많은 크롭바디는 쓰지 말고 A7C를 써야 하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다행인 것은 처음 2주 정도 사이에 하드한 테스트 사용 중에 고생을 한 다음부터는 메모리 손실이나 카메라 다운 증상은 없어졌다는 겁니다. 물론 그만큼 카메라 눈치를 보게 된 것이 사실이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