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거래 삼각사기꾼 신고해서 잡은썰...(혈압주의)

안녕하세요. 정말 오래간만에 글써보네요...
다름이 아니라 몇년전 삼각사기범한테 중고거래대금 사기당할뻔하다가
느낌이 쎄해서 입금계좌 더치트 검색하고 자게에도 문의글 올리고 했었는데...
그 이후에 후기글 원하셨던분들이 몇분 계셔서 정리해봅니다.^^
(미리 말씀드리지만... 후기읽다 혈압 오를 수 있으니 조심하십시오...)
이전 상황은 아래 링크와 같습니다.
https://www.slrclub.com/bbs/vx2.php?id=free&no=36535894
https://www.slrclub.com/bbs/vx2.php?id=free&no=36536215
당시 상황 정리하자면...
삼각사기범이 제가 중고나라에 올린 저렴한 물건 판매글 연락처로 접근해서
제 계좌번호를 요구하고, 그와 동시에 수십만원 상당의 허위 중고물건 판매글을 올린 후
매수하려 컨택한 사람한테 제 계좌번호로 입금하라 합니다.
그럼 매수자는 사기꾼인지 모르고 제 계좌로 수십만원의 돈을 입금하게 되죠.
이후, 삼각사기꾼은 저에게 연락해서..
중고거래 여러건을 동시에 진행하다보니 실수로 다른사람이랑 거래진행하던 중고물건 구매금을 보냈으니,
제가 올린 싸구려 중고물품 가격을 제한 차액을 자기 계좌로 다시 보내달라 합니다.
그때, 자기가 사기에 이용하는 계좌를 알려주면서 여기로 차액을 보내라 합니다.
이와같은 수법으로 당하면 졸지에 저는 중고판매하다 사기꾼 되고,
사기를 당한걸 알게된 허위매물 매수자는 삼각사기임을 모르고 입금계좌를 기준으로 신고하기 때문에
그 중간에서 사기꾼은 돈만챙겨 유유히 빠져나가고 엄한 사람만 경찰서 조사받으러 가는일이 생기게 됩니다.
모 여기까진 좋습니다. 시간이 걸려도 결국 해결하게 되니깐요... 휴...
다만 제가 글을 쓰게된 이후는... 삼각사기 신고 후 경찰서에서 다시는 겪고 싶지 않은 일들을 겪었기 때문입니다.
이날 이후 다시는 경찰이랑 어떤일로도 얽히기 싫다는 생각도 하게 되었구요...
그럼 본론으로 들어가 보겠습니다.
일단, 글쓴이->본인, 삼각사기꾼한테 사기당해 저에게 돈 입금한 사람->피해자 이렇게 표시하겠습니다.
(저도 피해자지만, 편의상 이렇게 지칭하겠습니다)
----------------- 본론 ---------------------
삼각사기범으로 인해 엉뚱한 사람의 돈을 입금받은 이후(하필 주말...)
다음주 월요일까지 기다린 이후 오전에 바로 유성경찰서 사이버수사대에 신고하였습니다.
담당자에게 자초지종을 설명한 이후 범인을 잡아줄 것을 요청함과 동시에
내가 의도치 않게 받은 피해자 원금을 돌려주는데 협조해줄것을 부탁하였습니다.
그런데 경찰 대답은 참으로 뜻밖이였습니다.
경찰: 님 하는말 다 알겠는데 그래서 님이 피해본 금액이 있어요?
본인: 아니 물론 제가 금전적으로 피해본 금액은 없죠... 그래서 제가 피해본 금액이 없음 사기꾼 안잡나요?
경찰: 본인이 피해자도 아니므로 신고조건도 성립되지 않으니 사건접수 안됩니다.
(뉘앙스가 그냥 똥밟았다 생각하고 고만해라 이런 느낌...)
본인: 아니 사기치려 하였으나 미수에 그치면 이건 사기꾼이 아닌가요?
경찰: 네 아닙니다.
여기서부터 이미 멘탈 살짝 털리더군요...
대한민국은 참 사기치기 좋은 나라구나...
(이러니 저한테 사기치려한 사기꾼도 되려 절 조롱하고 신고해봐야 너만고생할테니 잡아볼테면 잡아보라 한거구나...)
본인: 그래요 좋습니다. 뭐 사건접수고 뭐고 떠나서 그럼 피해자한테 받은 금액이라도 돌려주는거 협조 부탁드립니다.
경찰: 그건 저희업무 아닙니다.
본인: 네? 아니 그럼 이거 어떻게 돌려주나요?
경찰: 사기사건도 아니고 실수로 입금된 금액이니 본인이 알아서 돌려주셔야죠?
본인: 아니 이걸 제가 누군지 알고 돌려주나요?(참고로 카뱅으로 입금해서 입금자명, 계좌번호 아무것도 보이지 않앗음)
경찰: 뭐 상황 이해는 하는데 무튼 저희 업무 아니니 알아서 금융권에 연락해서 돌려주세요... 끝.
이쯤되니 진짜 화가 많이 나더군요...
근데 어쩌겠습니까... 피해자는 제가 사기꾼인줄 알고 주말내내 욕했을텐데 말이죠...
빨리 돌려줘야겠단 생각에
평일에 일도 못하고 2시간동안 여러은행 전화하고 실갱이 끝에 간신히 피해자랑 연락닿아서
돈 돌려주고 나니 이건 도대체 무슨상황인가 싶더군요...
다시 경찰서에 전화해서 물어봤습니다.
본인: 내가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건 아닌거 같습니다. 사기당하지 않았다 해서 사기미수자를 그냥 냅둡니까?
경찰: 아 님말 뭔지는 알겠는데 우리 대응메뉴얼이 원래 그래요...
본인: 그럼 님말대로라면 실제로 사기꾼한테 사기당해서 내 계좌로 입금한 사람은 피해자 맞죠?
경찰: 그건 그렇죠
본인: 그럼 그사람한테 신고하라하면 접수 되겠네요?
경찰: 네 맞아요. 정 그리하고 싶음 하세요.
이때까지만 해도 왜 경찰이 그렇게 신고하라 했는지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나중에 알고보니 피해자 거주지는 어차피 다르니 신고해봐야 어차피 본인관할이 아니더군요...
뭐 어쨋든 이쯤되니 화가나서 어떻게든 사기꾼 잡아야겠단 생각으로 피해자분께 연락했습니다.
본인: 안녕하세요.^^
피해자: 네 안녕하세요. 무슨일로?
본인: (그동안의 상황을 설명한 이후) 블라블라... 제가 사기꾼이랑 주고받은 문자 드릴테니 경찰 신고 부탁드립니다.
피해자: 아 그런상황이였군요. 알겠습니다. 경찰서 방문해서 신고하겠습니다.
이렇게 해서 안양만안경찰서에 신고 접수하였습니다.
이후... 당연히 사기꾼을 잡겠구나 싶은 생각에 별 걱정 없이 지내고 있었는데
어느날... 제 거주지에 우편 하나가 날아왔습니다.
내용을 보니... 경찰조사로 인해 제 계좌가 거래정지된다는 내용이더군요...
어이가 없어서 유성경찰서에 연락했습니다.
담당자 답변은 실로 충격적이더군요...
경찰: 음... 님이 사기꾼으로 접수되서 안양만안경찰서에서 우리쪽으로 넘어왔네요?
본인: 아니 지금 장난하나요? 당시 내가 신고한다해도 접수 안해줘서 알려준대로 햇더니만.. 내가 왜 사기꾼으로 신고됬죠?
경찰: 음... 그건 만안경찰서에 문의하셔야죠... 우린 접수받은대로 했어요
진짜 미치겠더군요.. 안양만안경찰서에 연락했습니다.
만안경찰: 음... 제가 접수한 사건은 아니여서 잘 모르겠는데 님이 피해자로 신고되어 있어요.
본인: 아니 그럴리가 없어요 장난하나요? 내가 이래이래해서 피해자한테 신고하라고 증거까지 준 사람이에요.
만안경찰: 담당자가 부재중이여서 그런 디테일한 내용까지 제가 알수는 없구요.. 다음에 다시 연락주세요... 끝.
결국 전 피해자한테 연락해서 자초지종을 물어볼수밖에 없었습니다.
본인: 안녕하세요. 신고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근데 제가 왜 피해자로 사건접수되었을까요..ㅠㅠ
피해자: 헐? 그럴리가 없을텐데요...
본인: 저도 참 이해할수 없는데 상황이 그리되었고, 제 계좌도 막혀버렸습니다...
피해자: 음... 제가 만안경찰서에 방문해서 자초지종 설명하였습니다.
피해자: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단 삼각사기의 경우 피의자 항목에다 일단 입금한 사람에 대한 정보를 쓰라 하더군요... 그래서 담당자(경찰)가 시키는대로 기재하긴 했는데 찝찝해서 피의자 항목 옆에 괄호치고 돈 찾아준사람이라고 표시했습니다.
본인: 네 상황 잘 이해하였습니다. 끝...
이쯤되니 진짜 분노가 치밀더군요...
유성경찰서는 사기미수이니 사건접수해줄수 없다하고,
피해자한테 신고부탁했더니 안양만안경찰서는 삼각사기도 그냥 일반사기로 간주하고 저를 피의자로 지목하여 유성경찰서로 업무이관하였더군요...
네 맞습니다.. 졸지에 저는 피의자 신분으로 전락하였죠...
눈이 뒤집혀서 유성경찰서에 연락했습니다.
본인: 그쪽 정말 장난하나요? 내 전화번호도 피해자 통해서 받을 수 있었고... 내가 그리 사건접수해달라 했더니 그것도 안해주고 결국 난 계좌 막히고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하게 됫네요?
경찰: 절차상 그래서 기분나쁠순 있는데 피의자로 지목된건 아닙니다.
본인: 그럼 내 계좌막힌건 어찌 설명할건가요?
경찰: 어찌되었든 님이 진짜 사기꾼인지 선의의 피해자인지 구분할수 없고, 만안경찰서에서도 그리 사건 정리해서 줬으니 우린 메뉴얼대로 한겁니다.
본인: 그쪽이 말하는 메뉴얼이라는게 도대체 뭔지 모르겠지만... 삼각사기 대응이 이딴식이면 누가 신고하려 하겠냐...
사기당해서 남의돈 입금당하고, 돈 돌려주는것도 협조 안해주고 돌아오는건 피의자신분 조사뿐인데...
경찰: 억울할순 있는데... 조사 임해주고 피의자신분 아닌거 증명하면 문제 없는거 아닌가요?
본인: 아니죠 그게 아니라 내가 애당초 삼각사기 신고했을때 사건 접수해줬음 그런 문제 없었던거 아닌가요?
경찰: 해당건은 님이 사기당한게 아니라 신고접수대상 아니라니깐요?
(별도 설명하자면, 더이상 경찰 못믿겠어서 조사해보니 사기기망도 엄연한 죄고 사건 접수대상임을 확인하였습니다.
그저 경찰이 사건 접수해주기 싫었을뿐...)
이때부터 저도 이성이 나가고 화가 엄청 나더군요...
마구마구 따졌습니다.
본인: 저는 지금 봇이랑 대화하는거 같네요... 님같으면 사기당한것도 억울한데 계좌 막히고 이런 개같은 상황에서 어찌하시겠어요...
경찰: (정확한 대화내용까진 기억안나지만...) 왜 이렇게까지 신고하셨어요... 피해본것도 없는데.. 저희 바빠요...
본인: 바쁜거 모르는바는 아닌데 지금 그게 할말입니까? 이딴식으로 대응하니 지금 이런 사기꾼이 활보하는거 아닙니까...(나중에 잡고보니 진짜 10년 넘게 수십건 사기치고 다녔는데 제 신고접수가 처음이였더군요... 이것도 소름이였음)
본인: 난 이쯤되니 너무 화가나서 참을수 없습니다. 특히, 내 계좌까지 막은건 도저히 용납할수 없습니다.
경찰: 님 계좌 막은건 우리권한이 아니라 사건 보고해서 검찰?권한으로 막은겁니다.
본인: 도대체 보고를 어떤식으로 했길래 선량한 시민 계좌를 막습니까... 보고내용 내눈으로 봐야겠습니다.
경찰: 못해드립니다.
본인: 왜못하죠?
경찰: 우리는 메뉴얼대로 했습니다.
본인: 삼각사기꾼때매 억울하게 누명 뒤짚어쓰고 억울한 사람 계좌 막는게 경찰 메뉴얼입니까?
경찰: (본인딴엔 되려 짜증낫는지 화내더군요...) 아 우리가 수사하는거지 님이 수사하는거 아니자나요~!
본인: 지금 뭐라 하셨나요? 당장 경찰서 지금 가겠습니다. 어디한번 직접 이야기 해보시죠.
서로 격분단계까지 가니 이젠 정말 황홀하더군요...
와 이래서 사기꾼이 너만피곤할거라고 신고해보라 조롱한게 이런 상황이구나 싶더군요...
진짜 이런 표현 뭐하지만 개같아도 이렇게 개같을수가 없더군요...
상황이 좀 심상치 않아보였는지 해당부서 팀장님이 갑자기 전화기를 뺏어서 저에게 말을걸더군요...
경찰팀장: 아 죄송합니다. 제가 옆에서 계속 내용 들어봤는데 얘가 말귀를 잘 못알아먹네요...
본인: 팀장님. 이런저런 일로 바쁘실텐데 수십분동안 떠들어서 죄송합니다만 이게 진짜 경찰 메뉴얼인지요?
경찰팀장: (장황한 상황설명... 요약하자면...) 현재 삼각사기건에 대한 메뉴얼이 제대로 정립되어있지 않고 일반 사기건 메뉴얼을 준용하다보니 그렇습니다. 너그러이 이해 부탁드립니다.
본인: 네 알겠습니다. 이해는 안가지만 현재 시스템상 어쩔수 없는 것으로 이해하겠습니다. 끝...
결국... 삼각사기꾼한테 당한것도 억울한데... 피의자로 몰려 되려 계좌도 막히고...
아무 지원 없이 홀로 금융사 쑤시고 피해자 돈 돌려주고...
이런 결과... 사기꾼 붙잡았습니다....
물론 전 피해자도 아니므로... 사기꾼 붙잡았는지 어쨋는지 결과조차 통보받지 못했습니다.
다만 이런 불합리한 시스템에 대해 개선해야한다는 항의글을 신문고를 통해 보내니
담당부서에서 그제서야 연락와서 선생님~ 해당범인 잡았습니다 그러더군요...
마지막으로 한마디 하고 끊었습니다.
이젠 잡았든 못잡았든 아무 관심없습니다. 더이상 경찰에 신고할 마음도... 협조할 마음도 생기지 않는다고...
이 일련의 상황을 본 당신같으면 나처럼 삼각사기 당했을 시 경찰에 신고하시겠습니까?
수고하시라...
늦은밤 장문의 글 읽어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이만 마치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