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게에서 사진 찍어주고 서운하다는 글을 보고..

https://www.slrclub.com/bbs/vx2.php?id=free&no=38662607&cmtno=354267...
간단히 요약하면 지인으로부터 촬영부탁을 받고 열과 성을 다 해 찍어줬는데,
그만한 대접을 못받았다 서운하다... 인데..
사실 사진 취미/업으로 하셨던분들이라면 누구나 다 겪어보셨을거에요.
저도 여러번 겪어보고 많은걸 느꼈는데,
사실 다들 그러시잖아요. 뭘 꼭 바라고 찍어주는건 아니라는거.
돈 몇십만원보다도 야 니가 찍어준 사진 진짜 이쁘드라. 내 카톡 프사로 해놨어. 주변사람들도 사진 보고 진짜 이쁘다고 난리야.
사실은 이런 피드백이 더 힘이 나고 찍어준 보람을 느끼죠.
근데 현실적으로 찍어준 댓가도 없어, 피드백도 그저 야 카메라가 좋으니깐 사진 잘 나오네... 이정도밖에 안되는 현실.
그게 꼭 그 사람들이 인격이 덜 됐고 나빠서가 아니라...
그냥 모르더라구요. 사진 찍는데 얼마나 많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한지.
특히나 촬영도 촬영이지만 보정은 촬영한 시간보다 더 많은 시간이 할애되는데 그걸 알리가 없죠.
그냥 딱 인식이 좋은 카메라를 가지고 있고 그 카메라로 좀 찍으면 잘 나온다..정도..?
그리고 아기들 사진은 그나마 피드백이라도 좋지..
젊은 여자분들 사진은 아무리 열과 성을 다 해서 찍어줘도 본인이 찍은 셀카보다 이쁘게 나올 수 없다는 사실.
사진에 관심있는 사람들이야 색감이 어떻고 아웃포커싱이 어떻고 저떻고 보는거지.
관심없는 사람들은 그냥 보는거 딱 하나밖에 없잖아요.
내가 이쁘게 나왔느냐 안이쁘게 나왔느냐.
일생을 핸드폰 전면 카메라로 본인이 제일 예뻐보이는 각도로 찍어온 사람한테...
좋은 카메라로 찍어줘봐야 절대 본인이 찍은 사진 이상 만족을 시킬 수가 없단..
웨딩스튜디오에서 몇천만원짜리 인테리어에 몇백짜리 드레스에 몇십만원짜리 화장하고 찍어줘도..
이상하게 나왔다는 말 듣는 판국인데요 뭐..
그리고 요즘은 더더욱 필터니 뭐니 해서 색감도 그냥 뭐 하나 누르면 확확 바뀌는줄 알고..
리퀴파이 같은것도 어플이 워낙 좋아서..... 진짜 고생고생 개고생해서 줘봐야..
딱 그냥 그정도 노력만 필요한지 아니깐요..
제일 힘빠지는건 그렇게 고생고생해가며 사진 줘봐야 당사자는 그 사진에다가 인스타 필터 씌우고 1:1로 크롭해서 올리는거..
암튼 제가 오랜시간 경험으로 느낀건..
애들 사진정도나 부탁해서 찍어주면 그나마 좀 좋은 소리 듣고..
나머지는 그냥 싹 다...찍어줘봐야 서로 서운한일 생길 가능성이 크다는거.
사진에 관심있고 욕심 있는 사람들은 벌써 다 돈 주고 따로 사진찍지..
주변 사람들한테 부탁할일도 없구요.
특히나 먼저 내가 찍어줄게 하고 찍어주는건 진짜 호구짓...
본인이 그냥 그 자체로 재미를 느낀다면 모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