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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하군, 눈이 안좋아서 선글라스를 쓸수밖에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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썸네일용

 

 

 

 

1945년.

일본을 조지러 날아가던 B-29 폭격기들을 이끄는 패스파인더에 통신병으로 탑승중이던

헨리 E. 어윈은 

폭격 목표 지정을 위해 백린 연막 폭탄을 준비하라는 명령을 받고

백린탄의 안전핀을 제거한다.

 

백린 연막 폭탄은 빨리 퍼지기도 하고 연막도 잘 보였기에. 

패스파인더가 표적을 확인하고 백린탄으로 표적을 표시하면

그걸 표적삼아 다른 폭격기들이 폭탄을 퍼붓는 용도였기에 매우 중요한 일이였다.

 

문제는 이 백린탄이 불량이였던 것.

 

백린탄은 안전핀을 제거한 다음. 투하를 해야 점화되는 물건이였는데

이놈은 뭐가 잘못됐는지 안전핀을 제거하자마자 그자리에서 발화해버렸다

 

당연히 코앞에서 백린탄이 터져버렸으니

헨리는 그자리에서 구워져버렸고

연막폭탄이다보니 밀폐된 비행기 내부를 꽉 꽉 채워주었다.

 

기절했다가 정신을 차린 헨리는 자신의 눈앞이 안보이는걸 눈치챘다.

연막이 비행기를 꽉 채워버린것 때문이 아니고 

그냥 양쪽 눈이 그대로 날아가 버렸기 때문이다

 

한쪽 귀도 거진 작살났고. 그나마 딱 하나 남은 귀로 

동료 승무원들의 고함과 비명소리, 그리고 슉슉거리는 백린탄의 소리와 뜨거운 열기로

자신과 폭격기의 상황을 알게 된 헨리는.

이대로 있다간 따끈따끈한 백린탄이 다른 고폭탄들을 달궈서 유폭시킬것이라는걸 알고 결단을 내린다

불붙은 백린탄을 폭격기 밖으로 내다 던진다고

 

하지만 미친짓이였다

기총사격을 위해 휑하니 뚫린 구멍이 있는 B-17과 달리 B-29는 기체 자체가 완전 밀폐된 구조를 가지고 있었다.

폭탄을 버릴곳이 없다는것이다.

딱 한곳. 콕핏쪽의 보조창문 빼면 말이다

 

폭탄창을 열면 간단하겠지만. 파일럿은 창 밖은 커녕 자기 조정간과 계기판은 커녕 손조차 안보인다고 비명을 지르는 판에

폭격창 개방을 할순 없었다.

 

이제 남은 길은 딱 하나.

천도가 넘는 불덩어리를 품 안에 끌어안고

조종석까지 기어가서 내 던지는것이였다 

 

두 눈을 못 보는 상태에서 말이다.

 

난장판이 된 기체 내에서 길을 막는 장애물들을 손과 몸으로 더듬거리며 치워가며

헨리는 기어코 해냈다. 

진짜로 불붙은 폭탄을 창문 밖으로 내던지는데 성공했다.

 

연기가 급격히 빠져나가자 추락하고 있던 폭격기도 상황을 파악한 파일럿이 기수를 최대한 떙겨 간신히 추락을 면할수 있었고.

폭격기와 승무원은 살수 있었다. 

 

하지만 백린을 온몸에 뒤집어 쓴 헨리는 무사할 턱이 없었고

꺼지지 않는 불을 붙인채로 목숨만 간신히 붙어있었다.

동료들이 불을 끄려고 노력했지만. 백린의 불을 끄려면 백린채로 피부를 잘라내던지.

커다란 물 웅덩이에 집어 던져서 물속에서 백린을 긁어내야했다.

비행기 내엔 답이 없었다 그저 최대한 불을 억눌러주는게 한계였다

그 와중에도 의식이 남아있어 비행기와 동료들의 안위를 걱정하고 있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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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신히 살아돌아온 어윈을 본 의사들은 

아직도 살아있는것 자체에 경악힐정도로 흉측한 모습을 보고 경악했지만

곧바로 수술에 들어가 간신히 목숨만은 살려냈고

 

곧 죽을것이라는 비관적 이라고도 볼수 없는 현실적인 시선에도 불구하고

수십차례의 수술을 거치면서 한쪽 팔은 쓸수 있을정도로 회복했고

잃어버렸던 시력도 어찌 저찌 볼수 있을정도로까지는 복구하는데 성공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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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빛을 견디기는 무리여서

밖에 나갈때는 선글라스를 쓰고 다닐수밖에 없었다

 

 

2002년에 사망했다 

 

 

댓글

  • aaaaa
    2021/05/23 18:57

    우와......

    (Dt1wU7)

(Dt1wU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