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자 입장에서 자작탭 친목 관련 넋두리

 

 

(자작 짤방)

 

 

새벽 감성에 적고나서 보니 뭔 당연한 글을 적어놨나 싶기도 하고 그냥 기우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스물스물 듭니다만, 뭐 그냥 다 적은 김에 올리겠습니다.

 

자작탭 활성화로 인해 많이들 우려하시는 부분이 네임드화, 친목질일 겁니다.

 

현재는 혐오글 등에 비하면 창작물이 낫지 않냐는 여론이 강세라, 일단은 창작물을 수용하고 어떻게 되는지 지켜보자는 분위기인듯 합니다만.

새로운 문화를 활성화시키는 만큼, 친목에 관한 규칙과 자정작용에 대해 생각해보는 것도 괜찮지 않나 생각합니다.

이 부분은 창작자도, 커뮤니티 이용자도 서로 조심해야 할 부분이죠.

 

부끄럽지만 저는 몇 년 전에 친목 관련으로 잘못을 저지른 적이 있어서 반성을 많이 했고, 이후 커뮤니티 활동에 있어서도 친목 관련으로 여러가지 생각을 좀 해본 적이 있는지라 창작자 입장에서 느낀 것들을 적어봤습니다.

제가 뭐라도 된듯 정답을 제시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니, 엄청 무겁게 보지는 마시고 그냥 저 그림쟁이는 저렇게 느꼈나보다 하고 편하게 봐주시면 되겠습니다.

 

저는 유게는 문외한이기 때문에 만게랑 콘정게 쪽 예시가 많겠네요.

 

 

 

1. 창작자 본인의 글에서

 

1a. 창작자의 창작글에서 댓글로 창작자 언급

 

"ㅇㅇ 그린 작가님이시네" "와 팬이에요"

멀리 갈 것도 없이 자작 러쉬글의 댓글에서도 많이 보셨을 겁니다.

지금은 물타기에 모여드는 창작자들을 환영하는 초반이라서 그렇다 치지만, 이후 안정기에 접어들어서도 이런 댓글들이 보인다면 조금 껄끄러울 수 있겠네요. 

 

이게 은근히 불씨를 일으키는 타입입니다.

창작자 본인 글에서만 저런다면 막 뭐라 하기도 좀 그렇고, 근데 또 네임드화로 볼 수 없는 것도 아니라서요.

이걸로 반감이 점점 쌓임 → 모종의 사건을 계기로 쌓인 불만이 폭발하는 경우가 많았네요.

 

제 개인적인 입장에서는 물론 알아봐주시니 감사합니다만, 과해져서 게시판의 물을 흐릴까봐 살짝 불안해지기도 합니다.

 

 

 

1b. 창작자의 비창작글(ex:잡담)에서 댓글로 창작자 언급

 

"어? ㅇㅇ님이시네. 저번 만화 재밌게 봤어요" "ㅇㅇ님 무슨 만화는 더 안 그리시나요?"

 

창작글 뿐만 아니라 일반글을 쓰는 창작자의 경우 일어날 수 있는 일인데요.

창작자 입장에서는 "어? 이거 잘못하면 친목으로 저격당하겠는데?"하는 생각이 좀더 강하게 드는 때입니다.

예전에 소녀전선갤에서 소전 만화 올리던 시절에는 만화를 전부 유동닉 ㅇㅇ로 올려 막아보려 한 적도 있습니다만, 그림체 등 특정이 가능해서 미봉책에 가까웠네요.

 

저 정도는 허용해도 된다 or 비창작글에서는 해당 창작자에게 친목 댓글 금지

둘 중 하나가 되겠네요.

 

 

 

1c. 제3자 게시글에 창작자가 단 댓글에 답글로 아는 척

 

그 유명한 "귀한 곳에 누추한 분이" 타입입니다.

특히, 전혀 상관없는 제3자 글에서 저런 답글들이 달리기 시작하면... 뭐 그냥 친목질이죠.

개인적으로는 정말 질색하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제 창작물을 좋아해주시는 분한테 싫은 소리를 할 수도 없으니, 해당 댓글을 자삭해버릴 때도 많네요.

이 경우 웬만한 용건이 아니라면 그 댓글에 답글을 달아드리지 않는 것으로 대응하고 있습니다.

'단순반응'에서 '대화'로 이어져 친목질이 될 수도 있으니까요.

 

 

 

2. 제3자의 글

 

지금까지의 유게에서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았을 수 있습니다. 유게 외부의 창작자와 친목을 나눌 수는 없으니까요.

하지만 이후 유게 내에서 활동하는 창작자들이 늘어난다면 새롭게 문제가 불거질 수 있는 부분입니다.

     

2a. 게시글로 창작자 언급

 

"ㅇㅇ작가님 ~~~했던데"

 

댓글에서 창작자를 언급하는 것보다 좀더 직접적이죠.

단순히 유머글로써 해당 창작자의 만화를 퍼온 글과는 성격이 다릅니다. 해당 창작자에 대해 이야기함으로써 네임드화시키는 성격이 좀더 강하죠.

개인적인 입장에서는 절 좋아해주신다니 감사하긴 한데... 좀 과해지면 라오갓겜충을 보는 복규동 선생님의 심정이 들 때도 있습니다.

 

'해당 게시판에서 활동하는 창작자'는 언급 금지, '해당 게시판에 오지 않는 창작자'는 언급 허용이라는 혼합룰을 차용하는 곳도 있네요.

 

 

 

2b. 제3자의 게시글에서 댓글로 창작자 언급

 

2b-1. 창작자와 관련있는 글

 

유게에 올라올 만한 글로 치환해보자면, 라스트오리진 글에 라오 공식 만화가를 언급하는 댓글 정도가 되지 않을까요.

해당 댓글이 친목의 성격이 있는지, 혹은 단순히 본문의 주제에서 파생될 뿐인지가 주요 논점이겠습니다만.

 

제 경험을 예로 들자면 콘정게의 사쿠나히메 정보글이 있겠네요.

저는 천수의 사쿠나히메 공식웹툰 작가이기 때문에, 그 역할로서 언급되는 정도는 큰 문제는 없지 않나 개인적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2b-2. 창작자와 관련없는 글

 

별 상관없는 글에 가서 댓글로 무언가를 언급하고 다닌다. 좀 익숙한데요.

정도가 심해지면 갓겜충과 유사해지는 타입입니다.

 

제 예시를 들자면 콘정게에 똥겜이나 퀄리티가 허전한 게임의 정보글이 올라왔을 때 "천솜향 이거 사겠네" "그게 누구임?" "와! 천솜향 모르시는구나! 겁나 ㅇㅇ하고 ㅇㅇ한 사람입니다"하는 댓글이 달리는 경우겠네요.

저를 알아봐주시는 분들께는 감사하지만, 솔직히 빼도박도 못하게 네임드화입니다.

 

개인적인 입장에선 이런 걸 볼 때마다 가시방석입니다.

엣 나는 아무것도 안 했는데, 이러다 저, 나무위키에 사건사고가 추가돼버려요?

 

 

 

 

이렇게 경우의 수를 몇 가지 늘어놔봤습니다.

 

위 사항들을 어느정도 허용해서 느슨한 분위기를 만들 수도 있고요.

위 사항들을 엄격하게 제한해서 창작자는 정말 만화만 올리러 오고, 게시판 이용자는 그냥 만화만 딱 보고 즐기는 탭으로 만들 수도 있겠네요.

(ex: 창작자 간 교류 금지. 창작자 본인의 창작글에서만 창작자 언급 가능. 이외 모든 관련없는 글에서 창작자 닉네임 언급 금지.)

 

꼭 누가 총대를 메고 명시된 규칙을 만들지 않더라도, 다수가 암묵적으로 "ㅇㅇ하는 건 좀 아니지 않냐?"하는 분위기가 생기면 그것만으로도 자정작용이 되니까요.

변화에 잡음이 없을 수는 없겠지만, 건설적인 방향으로 잘 화합했으면 좋겠습니다.

 

 

3줄요약

1. 자작글을 활성화하더라도

2. 규칙과 자정작용이 있어야

3. 문제가 덜 생기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