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프리카 공화국 근황.news

 

 

남아프리카 공화국은 다른 아프리카 국가들처럼

나라 안에 다양한 부족들이 분포되어 있다.

 

그 중에서 남아공 인구의 약 20%인

1,200만 명을 차지하는 줄루족은

1816년 줄루 왕국을 건설하기도 했으나

1879년 줄루 전쟁에서 영국에 패배해 왕국이 멸망하고

영국령 남아프리카 식민지에 편입되었다가 현재에 이르렀다.

 

아파르트헤이트가 끝나고 독립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기도 했지만

넬슨 만델라가 설득한 끝에 실제로 독립하지는 않았다.

 

 

 

그 대신 줄루족이 다수 분포된 남아공 동부 콰줄루나탈주(위 지도의 옅은 회색 표시)에서

줄루족의 왕은 정치적 실권은 없지만 줄루족에게 무형의 영향력을 행사하며

콰줄루나탈주의 토지 수백만 헥타르를 신탁의 형태로 지배하는

'공화국 내부의 군주제'가 1883년부터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현 줄루족의 왕은 굿윌 즈웰리티니이며

1968년 9월 17일 왕위에 올라 50년 넘게 재위하고 있었다. 

 

 

 

 

 

 

 

 

2021년 3월 12일,

53년간 재위한 굿윌 즈웰리티니가

72세를 일기로 서거했다.

 

 

비록 실권은 없었다고 해도

남아공 인구 20%에게 영향력을 행사하는 왕이어서

시릴 라마포사 남아공 대통령도 조의를 표했다.

 

 

처음에는 지병인 당뇨를 치료하던 중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사실은 코로나19에 감염되어 세상을 떠났음이 최근 밝혀졌다.

 

 

 

 

 

 

 

 

굿윌 즈웰리티니의 장례식장 모습.

검은 베일을 쓴 사람들은 고인의 왕비들이다.

 

굿윌 즈웰리티니는 생전에 왕비 6명으로부터 28명의 자녀를 얻었다.

일부다처제에서 여러 왕비들 모두가 동격일 수는 없고

이들 중 가장 서열이 높은 왕비가 있었으니...

 

 

 

 

 

 

 

 

굿윌 즈웰리티니보다 다섯 살 연하인 세 번째 아내

만트폼비 들라미니 왕비가 그 사람이다.

 

첫 번째 아내가 아닌데도 서열이 가장 높은 이유는

이 사람이 에스와티니(구 스와질란드)의 선왕 소부자 2세의 딸이자

현 국왕인 음스와티 3세의 누나이기 때문이다.

 

 

 

줄루 왕가처럼 주권 없는 군주제가 아니라

주권을 가진 군주국 에스와티니의 공주 신분이라

 

굿윌 즈웰리티니와 결혼할 때

자기가 낳게 될 아들이 다음 왕위를 계승할 것을 조건으로 내걸어

굿윌 즈웰리티니의 여섯 왕비들 중 'Great Wife',

우리말에 대응되도록 번역하면 '제1왕비'의 지위를 가졌다.

 

 

아무튼 남편이 서거함에 따라

만트폼비 들라미니 왕비는 선왕의 유지를 받들어

차기 왕을 선정하는 애도기간 3개월 동안의 섭정이 되었다.

 

 

 

 

 

 

 

 

 

섭정 만트폼비 들라미니 왕비가

남편의 장례가 끝나고 채 한 달이 지나기도 전에

남아공 요하네스버그에 있는 병원에 입원했다가

2021년 4월 29일 65세를 일기로 서거했다.

 

시릴 라마포사 남아공 대통령은

왕과 왕비가 연달아 세상을 떠난 줄루 왕가에

다시 한번 애도를 표했다.

 

 

 

왕비의 사인이 아직 공개되지 않은 가운데

차기 왕을 선정하지도 못한 왕비가

입원 1주일만에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것 때문에

일각에서는 독살설이 퍼졌다.

 

하지만 줄루족 왕실 사람들은 이를 부인하며

왕비가 평소 건강이 좋지 않았음에도

외부에 그걸 알리고 싶어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만트폼비 들라미니 왕비는 남편과의 사이에서 5남 3녀를 낳았고,

차기 왕위는 그 중 장남인 47세의 미수줄루 왕자가 이을 것이 유력하나

선왕의 지명도 없고 섭정의 지명도 없는 상황이라

미수줄루 왕자의 왕위 계승을 장담할 수 없어서

다섯 왕자들간 내분의 불씨가 모락모락 피어나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