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사에서 향후 전개할까 말까한 어떤 상품을 매장에 소량 풀어 테스트 격으로 조금 팔고,
이걸 토대로 이 상품이 정식으로 판매하는 것이 결정났을 때의 일이었음
당시 내가 그 상품을 홍보, 판매를 담당하고 있었는데,
언제부터인가 본사랑 협력 관계였던 이벤트 업체 사람들이 상품 홍보 이벤트를 대비하기 위해서란 명목으로
매장에 와서 나한테 그 상품 사용법이나 이런 걸 배워가기 시작했다
사실 담당자한테 배우는 게 맞는데, 원래 담당자 중 한 명은 도중에 본사의 계략으로 탈주했고, 한 명은 지방으로 쫓겨나서
새로운 담당자가 왔지만 이 양반은 입사한지 얼마 안 됐고,
상품을 잘 모르는지라 거의 1년 가까이 이것만 하던 알바인 내가 그 강습을 담당하게 됨
근데 아이러니한 게 이때 왔던 업체 사람들 중 머머리 중년 담당자를 제외한 나머지는 현역 대학생임
젊은 사람들이 아르바이트 겸 해서 배우는 건가. 싶어서 별 생각은 없었는데 이상하게 다들 의욕이 없음
뭐지 싶던 와중에 지인이 웹서핑하다가 찾았다고 제보를 해주더라
모 지방 대학교, 모 학과 카페에서 해당 매장 관련 이벤트 업무 할 학생 모집한단 글이었음
이거 참가한 사람은 학점을 주네 어쩌네 대놓고 써있더라
그러니까 그 머머리는 그 학과 교수고, 얘네는 학점 때문에 그 지방에서 억지로 끌려온 거
어쩐지 이 머머리가 자꾸 교수 특유의 말투로 나를 가르치듯이 계속 자기들 편한 쪽으로 유도하려고 들더라
그런 와중에 어떤 학생은 트위터에 매장 사진 올려놓고 매장이 구리네 뭐네 욕 엄청 써놓은 것도 발견되고...
이건 아니다 싶어서 담당자한테 관련 자료 다 찾아서 보고하고, 담당자도 그거 보고 기절할 뻔하다가 어떻게 위에 보고했지만,
위에선 이미 업체 다 정해진 거고 프로젝트 진행 중이라고 터치를 아예 안 하더라
그런 ㅈ같은 나날이 지나가고 마침내 상품 정식 발매 당일이 왔음
매장에서 이 상품과 관련된 행사를 이 업체에서 진행하는 식인데, 시작부터 심상치가 않음
원래 내가 있던 자리에 자기들 짐으로 꽉 채우질 않나,
매장 장식품 등을 마구자비로 건드려서 망쳐놓지 않나,
손님들 주라고 쌓아둔 경품을 본사 직원 외에는 아예 터치도 못하게 하질 않나,
굴러온 돌들이 갑자기 나한테 아무것도 못하게 아예 원천 차단해버림
심지어 이때 지인들도 왔기에 반갑게 응대하려는데 이놈들이 그것마저 차단해서 ㅄ이 됨
그렇다고 얘네가 고객 응대를 하는 것도 아닌데 뭐가 많이 이상해짐. 애초에 응대는 내 담당이 맞고
하도 이해가 안 되서 뒤늦게 온 담당자한테 이게 뭐냐고 물었더니 당황한 채 미안하단 말만 하면서 짬이 안 되니 터치를 못하더라
ㅅㅂ 대체 이게 뭐지 하다가 결국 나는 매장 다른 코너로 쫓겨나서 다른 사람들 일 보조나 하게 됨
애초에 이 알바 취지가 이 상품의 홍보 전반 등이었는데 아무것도 못함ㅋㅋㅋㅋㅋ
문제는 매주 주말마다 이 짓거리를 하더랔ㅋㅋㅋ ㅅㅂ?ㅋㅋㅋㅋ
그렇게 나는 얼마 뒤에 군대를 갔고, 나중에 얘기 들어보니 몇 달을 이 짓을 더 했는데,
본사가 매출도 그리 안 나오고 귀찮아졌다고 상품 자체를 공중 분해시켜서 망함ㅋㅋㅋㅋ
그리고 지인이 이 이벤트 업체의 다른 부서에 있었던지라 이쪽 후기도 들을 수 있었는데,
이 머머리 패거리가 있던 부서는 머머리를 중심으로 이후에도 여러 사고, 사기, 갑질 등을 계속 벌리다 걸려서 아예 부서 전체가 날아갔다고 함ㅋㅋㅋ
문득 글 쓰다 생각난 거지만 내가 머머리와 상성이 안 좋았던 건 이게 시작이 아니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