꼰대명작 "하울의 움직이는 성"을 알아보자

 

지금도 사랑받는 명작 애니메이션

은

내용이 너무 함축적이라

유심히 보지 않으면 놓치는 부분들이 많다

 

 

 

 

 

 

 

 

 

 

 

바로 소피가 '어째서 젊어지는가'다

분명 하울도 황야의 마녀도 못푼다는 강력한 저주인데

소피는 어떻게 풀려난건지 모르겠단 관객이 많지만

 

사실, 저주는 끝까지 풀리지 않았다

 

지금부터 작중 떡밥을 살펴보자

 

 

 

 

 

 

 

 왕궁 앞에서 황야의 마녀와 재회하는 씬을 살펴보자

 

저주를 풀어달라는 소피의 요구에

마녀는 '나도 푸는 방법을 몰라'라고 답한다

 

 

 

 

 

 

 

그런데 정작 황야의 마녀는

신체나이를 젊게 조절하는 마법을 쓰고있었다

 

풀어주고 싶지 않더라도

그냥 '싫다'라고 대답하면 그만인걸

약자인 소피에게 거짓말로 둘러댈 필요는 없다

 

즉, 소피에게 걸린 저주가

나이와는 무관하다는 걸 암시한다

노인이 되는 저주가 아닌 것이다

 

 

 

또한 계단을 오르는 장면에서

'왜 저렇게 힘이 넘치는 거야, 이상하네...'라고 한다

 

노인이 된 건 육안으로도 자명한데

노인이 되는 저주였다면

이상하게 생각할 거리가 없다

 

뭔가 '힘이 없어지는 것'과 관련 있는 저주라는 것

 

 

 

 

 

 

 

 

 

 

 

 다시 초반으로 돌아와서

마녀가 저주를 걸러 찾아온 날을 보자

 

마녀는 소피의 모자가게를 둘러보고는

촌스럽다고 평하며

소피에게 너도 '충분히' 촌스럽다고 말한다

 

그 후 저주를 걸자 소피는 노인이 되고만다

 

이 일련의 장면들이 저주의 정체를 알려주는데

'마음이 외양으로 드러나게 되는 저주'다

 

'충분히'라는 표현에서

마녀가 저주를 걸기 전에

미리 결과를 점쳐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젊은 나이임에도 골방 늙은이처럼

고리타분하고 무기력한 삶을 고집하던 소피였기에

노인이 되었을 뿐이다

 

 

 

 

 

 

 

 

 

 

 

 

 

 

 따라서 소피는 '젊은이답게'

실용성 없는 낭만을 좇고

위험을 감수하며 목소리를 내고

자기방식을 고집하며 억지부릴 때

 

비로서 젊은 모습을 되찾으며

 

반대로 '나는 안 될거야'라며 무기력해지거나

자신에게 솔직해지지 못할 때

다시 늙은이로 돌아가는 것이다

 

 

 

 

그러나 소피가 젊고 패기있게 행동한다고 해서

반드시 좋은 결과가 따르진 않는다

 

하울을 변호하다가 살리번에게 정체를 들키고

억지를 부리다가 성의 위치를 들켜 공격받았으며

하울은 공격을 털어내려다 부상을 입고

하울의 목숨=칼리파를 꺼트리는 참사까지 일으킨다

또한 주요사건의 해결도 간접적으로 이뤄진다

 

언제나 날카로운 주관으로 사태를 해결하는

다른 지브리 애니 주인공과는 크게 차이 나는

하울의 성만의 특징이다

 

 

 

 

 

 

 

 

 

 실은 이 대목이

미야자키가 사회초년생들에게 던지는

작품의 핵심주제다

 

젊은이답게 살아라. 그러다가

실패해서 민폐를 끼칠 수도

남에게 의지해야 할 수도

결국엔 어른들끼리 해결해야할 수도 있다

그래도 괜찮다.

 

더러운 어른들을 움직이는 게 젊은이의 역할이다

그러니 '나'로 있기를 포기하지 말아라.

 

실로 꼰대같은 작품이 아닐 수 없다

 

 

 

 

 

결말부 소피의 머리가 여전히 새어있는 것은

하울과 지내는 동안 '내 마음'이 바뀌었기 때문으로

저주는 끝까지 풀리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어쩌면 젊은 마음을 유지하는 한

영원히 젊은 몸으로 살지도 모르겠다

 

 

 

 

 

 

 

 

 

 

 

한편으로, 다른 주인공인 하울은

누구에게도 예속되지 않는

자유로운 삶을 목표로

힘을 갈구하다 못해 집착할 지경에 이른 인물이다

 

 

 

 

 

 

 

 그러나 힘과 실력행사에 집착할 수록

 

설리번, 황야의 마녀, 각국 왕실...

더러운 어른들에게 이용가치가 생겨

점점 더 깊게 구속되어갈 뿐이었다

 

 

 

 

 

 

 

 

 

그러다 비록 직접적인 인과관계는 표현되지 않았지만

힘(칼리파)을 소피의 도움으로 포기하자마자

모든 이해관계에서 해방되고

진정 자유롭고 예속되지 않는 삶을 살게 되었다

 

소피가 세상을 구하진 않았지만

적어도 하울은 구원했다고 할 수 있겠다

 

 

 

 

 

 

 

 

 

 

 

 

 

 

 

 

 

 

 

 

 

 

 

 

"찾고있었어"

 

-극초반부 실제 하울의 대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