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팍에 뻘글 말고 정보글은 처음 써보네요.
제 전공 분야인 고전음악 쪽에 잡설 관련해서 글 하나 써봤습니다. 이 내용은 제가 고전음악과 관련해서 가장 많이 들어본 질문인 듯 싶습니다. 인터넷에도 물어보는 사람이 많고요ㅎㅎ
이하 반말로 하겠습니다.(꾸벅)
이 곡은 미완성 교향곡, 죽음과 소녀, 마왕 등과 함께 슈베르트의 대표곡 중에 하나인데 우리나라에서 제목을 헷깔려 하는 사람이 정말 많다.
바로 슈베르트의 숭어가 맞냐 송어가 맞냐...정답은 무엇일까?
참고로 이름이 비슷한 건 한국어만 그런 거니 외국에서는 당연히 둘을 혼동하는 일은 전혀 없다. 이건 순전히 우리나라만의 문제다ㅋ
(작곡가 슈베르트의 초상)
슈베르트의 숭어냐 송어냐? 이 혼동은 정말로 오래된 것으로 무려 일제강점기까지 거슬러 올라간다ㄷㄷ
일제강점기 시절 어떤 분이 잘못 번역한 것이 수십년을 이어져 온 것이다.
혹시 나이 지긋하신 불페너 분들은 아실 수도 있는 트윈폴리오라는 옛날그룹에서 이 곡의 멜로디를 가져와 라는 노래를 부른 적도 있다.
일단 이 곡의 소개를 하면 이 곡은 슈베르트가 강에서 헤험치는 활기찬 숭어 or 송어의 모습과 그 물고기를 잡으려는 낚시꾼의 모습을 묘사한 가곡이다.
나중에 슈베르트가 피아노 5중주 곡을 쓰면서 앞서 작곡한 가곡의 멜로디를 가져와 썼고 그래서 그 곡에도 같은 제목이 붙었다. 일반적으로는 피아노 5중주 곡으로 더 많이 알려진 편.
(피아노 5중주 버전. 앙상블 디토의 연주)
이제 이름의 진실에 대한 추리를 해 보자.
우선 역사, 지리적 상식으로 보자.
슈베르트는 19세기 초 오스트리아 출신의 작곡가이다. 오스트리아는 바다가 없는 내륙국. 사실 당시에 오스트리아는 지금같은 작은 나라가 아니라 넓은 영토를 가진 유럽의 강대국으로 어느정도 바다를 가지고는 있었지만 슈베르트는 바다와 한참 떨어진 빈에서 활동한 작곡가이다.
그러면 바다와는 한참 떨어진 곳에 있던 슈베르트가 묘사한 생선은 민물고기일 가능성이 높다. 도시에서도 산지직송으로 바다물고기를 마음껏 볼 수 있는 현대가 아니니...
다음으로 물고기 숭어와 송어를 알아보자
숭어는 숭어목 숭어과의 바닷물고기로 '숭어가 뛰니까 망둥이도 뛴다'는 속담까지 있을 만큼 우리나라에서도 인지도가 높은 물고기이며 회로도 많이 먹는 물고기다
(좋은 예시...)
송어는 연어목 연어과의 민물고기로 얘도 회로 먹기는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인지도가 그리 높은 물고기는 아니며(흙냄새가 난다고...) 자연산 고기를 바로 먹으면 기생충 감염의 위험도 있다. 오히려 친척이라고 할 수 있는 산천어가 더 유명할 듯
(이 오래된 혼동에는 송어가 우리에게 익숙지 않은 물고기라는 것도 어느 정도의 영향이 있다고 생각된다.)
아무튼 결론은 슈베르트가 묘사한 물고기는 민물고기인 송어일 가능성이 높다.
(숭어와 송어)
결정적으로 슈베르트가 붙인 독일어 제목을 번역해 보면 바로 알 수 있다;;
슈베르트의 작품 제목은 Die Forelle. (Die는 영어의 The 같은 관사)
숭어는 독일어로 : Meeräsche
송어는 독일어로 : Forelle
결론은 나왔다. 정답은 슈베르트의 가곡 & 피아노5중주 가 맞다.
참고로 혼동은 교과서에까지 오류를 냈는데 수십년동안 피아노5중주 라는 제목으로 적혀저 우리에게 잘못된 정보를 가르쳐 주었다. 무려 2000년대 후반까지도 이런 잘못된 제목으로 떡하니 적혀있었다.(저도 당시 숭어로 배움) 다행히 요즘 교과서에서는 드디어 교정이 된 상태.
(위: 7차교육과정, 아래: 2015 개정교육과정. 당신이 이 곡을 숭어라고 배웠다면, 당신은 아재)
지나가는 아재입니다
허허 trout 이었군요.
체르니 어쩌구 하면서 피아노까지 배운 제 사촌 여동생도 숭어로 알고 있었습니다
이건 아재의 문제는 아닌듯 ㅋ
우리 음악선생님이 숭어는 슈베르트~ 하면서 음가까지 붙여 주입시켰었는데 ㅠㅠ
헐
행복했꿀벌// 반갑습니다 아재님~
c.park// 영어로 숭어는 mullet
송어는 (mike) trout 이죠
이언커티스// 아마 피아노 교본에 숭어로 적혀있었는 듯 싶습니다.ㅋ
이미 잘못 나온 책은 교정할 수가 없으니 앞으로도 오랫동안 지속될 오해네요ㅋㅋ
갤롯시// 헉ㅠㅠ
저도 숭어로 알고잇엇는데
얼마전에 아름다운 당신에게 강석우 아저씨가 알려주시더라고요. 첨에 숭어 인지도가 워낙 높아서 숭어라고 했다가 나중에 송어 이름 찾은 케이스라고.
이번 신서유기에 나옴
하도 헷갈리고 설이 분분해서 디포렐레, 트라우트로 외움.
이런게 신기한게 한번 각인되면 바뀔때 원래의 아련한 이미지가 훼손되죠.. 약간의 차이라도. 상실의시대 원제 ‘노르웨이의숲’도 비틀즈의 의도는 노르웨이 가구에서 풍기는 여피적 실내풍경이었다니..
베토벤 붕어때문에 숭어로 더 기억하는 듯
숭어라고 알고있었는데 생각해보니 거울같은 '강물'에서 '숭어'가 놀순없네요
강에도 숭어가 있어요. 한강에서 많이 잡히죠. 강과 바다를 오가는 어종.. 호수에는 없고.
저도 클래식 좋아해요 반갑습니다
가사 내용을 봐도 송어가 맞는게
1. 첫소절 눈부신 맑은 개울 혹은 거울같이 맑은물
숭어는 민물에서는 기수역(강 하구에서 바다 입구)탁하고 흐린물에서 주로 서식함
2. 송어 한마리라는 내용 숭어는 거의 떼로 몰려다님
그러므로 목격지와 군집양상으로 미루어보아 숭어가 아니라 송어가 맞습니다.
고등학교때 음악선생님이 윤이상 직계자였는데, 숭어가 아닌 송어라고 열변을 토하신 기억이 있네요 ㅎ
어느 미x놈이 숭어라고 지었냐며 ㅋㅋ
그래서 송어라고 알고있음..ㅋ
키즈낭인// 글쿤요ㅎㅎ
정보 감사합니다ㅎ
육덕여신// 반갑습니다~
BlackTree// 과학적인 보충설명 감사합니다. 저도 몰랐던 사실이네요
보스턴의심장// 윤이상 선생님 직계제자ㄷㄷㄷ
윤이상 선생의 곡을 좋아해서 부럽습니다.
ㅋㅋ노래를 들어보면 바닷고기의 노래가 아니죠. 누가 들어도 민물이 어울리는 민물고기의 노래
ㅋㅋㅋ재밌네요
송어는 민물고기
숭어는 바다고기
언제 들어도 가슴이 뻥뚤리는 디트리 피셔 디스카우
디스카우의 딕션은 진짜...ㄷㄷㄷ
언제나 클래식 글은 추천
아... 어쩐지 전 분명 숭어라고 배웠는데 얼마전 신서유기서 송어라 그래서 혼란스러웠음ㅋㅋㅋㅋ
역시 마이크 트라웃
슈베르트의 숭어, 베토벤의 붕어 조크가 생각나네요.
선생님이 음악시간에 숭어가 아니라 사실은 송어인데 오역이라고 말씀해주신게 생각나네요
막스버핏피셔달리오// 베토벤이 붕어도 작곡했나요?
제목만 보고 댓글 달자면 송어가 정답
이 곡은 크라운베이커리 cf로 알게 되었는데. 당시 음악선생님께서도 슈베르트의 숭어라고 하셨습니다. 송어였군요.
가곡 송어의 멜로디는 피아노오중주의 전 5악장 중 4번째 악장(송어 멜로디를 5개의 변주로 제시하는 변주곡악장)에서 변주되는 테마로 사용되지요
이 4악장은 클래식 안들어보신 분께도 쉽게 들리는 곡입니다.
걍 trout 라고 생각하면 됨.. 숭어인진 송어인지는 관심 밖
[리플수정]디스카우가 부른 schubert - Der Muller und der Bach 추천..
6차 교육과정인데 송어로 배웠습니다.
중학교때 음악 선생님이 유학까지 갔다온 분
자꾸 송어 숭어 헷갈리는데 오스트리아엔 바다가 없다 그래서 송어다라고 배웠었습니다.
놀러왔어용// 그럴리가요ㅋㅋㅋ
개그일 겁니다.
6차인데 송어로 배웠는데 음악 선생님이 제대로 배우신분인가..
댓글 달아주신 분들 모두 감사합니다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