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폐지 줍는 어르신들에게 간식 선물을 준비했다는 글을 올렸던 사람입니다.
후기를 올려 달라는 댓글에 제가 어르신들에게 사진을 찍어도 되냐고
말할 수 있을까~ 사실 자신도 없었고 그럴 필요까지 있을까 싶었습니다.
겨우 작은 간식 주머니라서.....
근데 생각해 보니 저도 상세한 후기를 좋아한다는 것이 생각이 났고
다른 분들도 용기를 내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없을까'하고 생각하는
계기가 되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단 한 분이라도 말이죠~^^
그리고 제게는 살짝 감격스러운 또는 신기한(?) 순간도 있었답니다.
오늘 일어나서 네이X에 제가 사는 곳인 (대구) '수성구 지산동 고물상'으로
검색을 하고 목표로 하는 곳을 정하고 출발을 했습니다.
준비한 간식 주머니는 36개였습니다.
더 많이 준비하고 싶었는데 보시다시피 부피가 꽤 됩니다.
일단 나가 보고 더 필요하면 그때 다시 집으로 오자는 생각으로
이렇게 준비해서 출발했습니다.
사실, 고물상에 가서 그 앞에서 어르신들 기다렸다가 드리기에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해서 고물상에 가기 전에 그냥 좀 돌아다녔습니다.
직접 드리고 싶은 마음에 시작한 일이니까요.
그러다가 제가 갈 예정이었던 희망자원 고물상 근처에서
어떤 어르신을 보게 되었습니다.
리어카가 너무 무거워 보여서 근처에 있던 희망자원까지 좀 밀어드리고
간식을 드렸습니다.
"할아버지, 사진 좀 찍어도 될까요?" 그렇게 사진을 찍었습니다.
희망자원으로 들어가서 사장님께 주기적으로 오시는 어르신들이 몇 분이나 계시냐고 여쭤보니
제가 먼저 간식선물을 드린 할아버지까지 네 분이 계시다고 하시더군요.
나중에 오시면 하나씩 전해달라고 부탁드리면서 사장님에게 드릴 주머니까지 4개를 드리고 나왔습니다.
2번째로 혜화월촌고물상으로 갔습니다.
딱 보기에도 폐지가 아닌 철근?? 위주의 고물상임이 느껴졌는데
마침 폐지를 가지고 오신 할아버지가 계셔서 선물을 드렸습니다.
"할아버지, 사진 한 장 찍어도 될까요? "
"이거 까만데 안에 펼쳐 놓고 찍어야 나오지,,"
"아니,,,저 그럴 필요는 없구요. ㅎㅎ"
사장님에게도 하나 드리려고 하니 사양하셔서 그렇게 할아버지 한 분에게만
드리고 고물상을 나왔습니다.
다음으로 향한 곳은 황금고물상입니다.
사실 목적지가 황금고물상이 아니었고 그냥 여기 저기 골목길 위주로
좀 돌아다니다 보니 떡하니 황금고물상이 보였습니다. ㅎㅎ
황금고물상에는 오시는 어르신이 다섯 분 정도 계시다고 해서 사장님께 5개를 드렸습니다.
오늘부터 오는거냐고 물으셨는데 그건 아니고 주기적으로 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습니다.
4번째로 금호고물상으로 갔습니다.
여기는 많은 어르신들이 오시는 곳이더군요.
20~30명 정도가 오시는데 요즘은 날씨도 춥고 코로나 때문에 좀 뜸하기도 하다고
하셨어요. 그래도 오늘 오전에도 이미 10명이 넘는 분이 다녀 가셨다고 하시길래
간식주머니 20개를 부탁드리고 왔습니다.
사실, 정말 줄까???? 그런 생각이 드는건 어쩔 수가 없었어요.
제게 사장님이 유통기한 포함 이런 저런 질문을 하시고 제 연락처까지 물으시는 모습에
그냥 알아서 잘 전달하시겠지~믿음이 생겼습니다.
차 밖으로 박스를 꺼내서 부랴부랴 귤 넣는 작업을 해서 맡기고 나왔습니다.
이제 남은 곳은 지산고물상~
위치가 어디인지는 정확히 아는 곳인데 도무지 찾을 수가 없더군요.
(나중에 알고 보니 문을 닫았다고 합니다.)
결국 포기하고 오는 길에 어떤 할머니가 길에서 두부를 파시는데 추우실 것 같아서
핫팩이라도 드리고 싶었습니다.
두부도 사고~~ 제가 가장 좋아하는게 바로 두부입니다. ㅎㅎ
처음 들고 나갔던 간식 주머니 36개 중에서 이제 3개가 남았습니다.
또 무작정 골목 위주로 좀 돌아다녔습니다.
그러다가 제가 이 일을 계획하게 했던 할아버지를 봤던 곳으로 가봤습니다.
(대구 수성구 범물동 맘스터치 뒷골목)
앗!!! 얼굴은 모르지만 얼마 전에 봤던 그 할아버지처럼 보이는 분이 마침 계시더군요.
반가운 마음에 다가가는데 어??? 이 할아버지 아까 봤던 분 같은데?하는 생각에
사진을 확인하니 처음에 봤던 할아버지셨어요. ㅎㅎ
헐....네. 맞습니다. 제가 간식선물 계획을 하도록 만드셨던 할아버지 = 오늘 처음
길에서 보게 된 할아버지 = 오늘 마지막으로 보게 된 할아버지 !! ㅎㅎ
반가운 마음에 잠시 대화를 나눴습니다.
간식 주머니도 한개 더 드리고 용돈도 5만원 드렸습니다. ㅎㅎ
그렇게 남은 주머니 2개를 들고 집으로 와서 주차를 하고 보니 소장님이
오늘도 출근을 하셨는지 관리사무소에 불이 켜져 있더군요.
소장님께 남은 주머니 2개와 두부를 드리고 집으로 왔습니다.^^
아직 오늘 첫끼도 먹지 못했는데 이제 밥을 좀 먹어야겠습니다.
혹시 어느 동네에 사세요?
사시는 동네에 고물상이 어디에 몇 개가 있는지 검색해 보시면
어르신들 간식을 종종 챙겨드리는 일에 동참하실 수 있습니다~^^
이상 산타클로스로 보낸 하루 후기였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리구요,
남은 크리스마스 저녁도 즐거운 시간 보내세요~^^
님은 정녕 천사!!
복받을실겁니다! 행동하기 쉽지 않을텐데 대단하시네요
후기 멋지네요!
콩이덕후/ ㅎㅎ그럴리가요~~감사합니다~^^
퀘이사/ 다음에는 좀 더 미리 계획을 짜고 휘리릭~신속&정확하게
할 수 있도록 할 생각입니다~ 감사합니다~^^
SamsungLions/ 있었던 그대로 적어봤습니다. ㅎㅎ 감사합니다~^^
멋지십니다. 같은 대구시민으로서 자랑스럽네요 본받아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