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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결혼이야기

베스트에 올라온 답답한 글 보면서 욱하는 마음에 글 써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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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가지치가 8000만원이라는 글보면서 순간 머리가 복잡해지더군요.

 

 

저는 가진게 참 많습니다.

 

6살 유치원나이에 어머니가 뺑소니로 먼저 하늘나라로 가시고 3년여를 아버지와 4살 많은 형님과 살았습니다.

물론 중간에 잠시 조부모댁에서 살긴했지만 그렇게 나와서 살며 어리지만 혼자 밥해먹을정도로 잘 컸습니다.

 

초2때 새어머니가 오시고, 없는 살림에 13평 아파트 전세 - 장사시작하시면서 집나눠서 평수기억안나는 원룸에 중간에 책장으로 칸막이해서 부모님과 형제방으로 지낸적도 있었습니다.

 

알뜰하고 자린고비수준의 부모님의 노력으로 24평 주상복합으로 이사를 갔다가

형놈이 속도위반을 하는 바람에 그 집갈라 집마련해주시고, 가게에 달린 단칸방으로 이사하시면서

저는 때론 형님집에, 때론 부모님 집옆 창고에 보일러도 없는 그냥 단칸방에 살았던 적도 있었습니다.

 

가게 건물주의 부도로 인해 가게까지 경매에 넘어가고, 제가 머물던 그 방마져도 철거되어

화장실과 주방이 붙어있는, 한평도 안되는 방이 두개인 한옥같은 건물 한쪽 구석으로 이사를 하였습니다.

참...겨울에는 물이 얼어 옆집에서 물받아가 물데워 씻기도 했고,

커다란 방문을 막고 거적으로 두겹을 덮어도 방안온도는 5도를 오가던 그 방에서 2년여를 살면서

지금의 아내를 소개받았습니다.

 

처음에 제 방을 보던 아내의 눈빛은 말로 표현이 안되네요.

그냥 제가 좋다고 결혼하겠다는 결심.

이집이 우리 신혼집이 될꺼라고 해도 좋아해주어 결혼을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다행히 처가에서는 그 집을 보지 않았으니 망정이지 솔직히 맘이 쉽지는 않았습니다.

그런데 그 기간동안 소송(가게 경매)에서 변수가 생겨 4차배당인 저희에게도 돈이 들어왔고,

다시 부모님께서 경매받은 새주인에게 재계약을 하시면서 그집을 나오게 되었습니다.

 

결혼할때 제 수중에는 140만원 아내 수중에는 500만원이 있었고

부모님께 400만원을 빌려 결혼준비를 했죠.

 

안믿으시겠지만 150만원에 지인찬스로 웨딩계약하고(스드메)

월세 19만원짜리 9평 원룸에서 첫 신혼생활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결혼식날 많은 하객덕분에 부모님께 빌린 돈 다갚고, 집사람돈은 온전히 집사람 학자금대출 갚아주고, 남은 돈으로 아내입까지 개조(금이빨은 아니고, 금으로 떼우는 정도지만 250들여서)해드렸습니다.

 

그리고 천운의 연속인지 부모님 이름으로 경쟁율 13:1의 임대아파트가 계약되어 월세 19만원+관리비 2만원 9평 원룸에서

13평 임대비 5만원 + 관리비 8만원대 아파트로 입주했습니다.

 

직업상 이사를 여러번 하기는 했지만 지금은 애 셋낳고 잘살고 있죠.

 

때론 속뒤집는 아내때문에 이혼이란 단어가 떠오르기도 했지만

그래도 이런 못난 남편만나 애낳고 살아주는 것만해도 고마워하며

오늘 저녁 딸 생일기념 홍게파티를 준비했습니다.(비품 5.5만원)

비품이라 다리만 빼먹을 녀석이지만 그래도 택배 도착했다고

좋아해주네요.

 

행복은 돈이 아니라 마음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지금도 남들만큼 잘해줄순 없지만 그래도 애 셋 잘키우고

(요즘 아내가 셋째를 귀엽다고 하더니 넷째는 더 이쁘겠지 하는데...무섭네요..ㅋ)

 

보배형님들만큼 선한심성으로 살아보겠습니다.

 

아직 결혼안한 후배님들

제발, 돈이 아닌 마음 빵빵한 여자 만나셔서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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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549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