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핑크'의 간호사 의상 논란을 보면서
'진짜 우리나라 큰일 났구나' 라고 생각하는게 비단 저만은 아닐겁니다. ㅠ
생각이 다르면 서로 토론하고 설득하려 하는게 아니라
우르르르 몰려가서 집단으로 린치를 가한 후 아예 입에 재갈을 물려버리는 현 상황이 정말 끔찍하기 짝이 없습니다.
다양성 따위는 없어지고 사회와 문화는 점점 경직되어 갑니다.
하도 불편한 사람들이 설치다보니 모두들 아예 말을 안 하고 말아버립니다.
이런 상황을 보면 생각나는 책이 한 권 있습니다.
바로 공리주의 철학자 '존 스튜어트 밀'이 저술한 '자유론'입니다.
제가 많은 책을 읽은 것은 아니지만 혹시라도 누가 제게 인문학 서적을 한 권만 추천해 달라고 하면저는 '별 고민 없이 '자유론'을 추천합니다.
단 한가지 주제인 '사회가 개인에게 강제나 통제를 가할 수 있는 경우는 언제인가? 즉 개인의 생각의 자유는 어디까지 보장되어야 하는가?'에 대해
인간이 사유할 수 있는 거의 모든 논리를 세세하게 따져보고 설득하고 있는 책입니다.
이 책에서 주장하고 있는 논리에 찬성할 수도 있고 반대할 수도 있겠지만 이 책이 매우 논증적임은 부정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밀'이 고민을 담아 이 책을 저술했던 상황이 마치 지금의 우리 모습과 너무나도 흡사해서 놀라게 됩니다.
저자가 가장 우려한 것은 현대사회에는 사람들이 동일한 생각과 가치관으로 똑같은 삶의 방식으로 살아가게 만든다는 점이었습니다.
과거에는 '정치 권력의 폭압'으로부터만 벗어나기만 하면 되었지만
오늘날에는 '관습과 여론의 횡포'가 그것을 대체하고 있고
주류의견과 통설, 다수의 생각에 조금이라도 어긋난 것은 숨도 쉬지 못하는 답답한 상황이 발생한다고 토로합니다.
"개인의 사사로운 삶 구석구석에 침투해, 마침내 그 영혼까지 통제"한다는 것입니다.
밀은 또
"전체 인류 가운데 단 한 사람이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그 사람에게 침묵을 강요하는 일은 옳지 못하다.
이것은 어떤 한 사람이 자기와 생각이 다르다고 나머지 사람 전부에게 침묵을 강요하는 일만큼이나 용납될 수 없는 것"이라고 역설합니다.
밀은 이런 전제 아래에서 특히 '생각의 자유'에 대해 중점적으로 논증하고 있습니다.
'다른 사람의 자유를 박탈하거나 자유를 얻기 위한 노력을 방해하지 않는 한
각자가 원하는 대로 자신의 삶을 꾸려나갈 수 있어야한다'는 것입니다.
밀이 표현의 자유를 주장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만일 그 의견이 옳다면 그러한 행위는 잘못을 드러내고 진리를 찾을 기회를 박탈하는 것이다.
설령 잘못된 것이라 하더라도 그 의견을 억압하는 것은
틀린 의견과 옳은 의견을 대비시킴으로써 진리를 더 생생하고 명확하게 드러낼 수 있는 대단히 소중한 기회를 놓치는 결과를 낳는다."
계속해서
"온갖 논박을 거쳤지만 허점이 발견되지 않은 어떤 생각을 진리라고 가정하는 것과,
아예 그런 논박의 기회를 봉쇄하기 위해 그것을 진리로 가정하는 것은 본질적으로 다르다.
우리 생각에 대해 철저한 부정과 비판 과정을 거친 뒤,
그래도 살아남은 생각에 입각해서 어떤 행동에 나선다면 그 행동의 타당성은 매우 높아질 것이다.
이렇게만 하면 보통 사람이라 하더라도 인간 능력이 허용하는 한 최고 수준의 이성적 합리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자신과 다름을 용납하지 못 하는 사회
남을 설득하기 보다는 패거리를 꾸려서 상대방이 말도 꺼내지 못 하도록 억압하는 사회
저는 이런 현상이 날이 갈수록 점점 심해지고 있는 것 같아 너무나도 걱정이 됩니다.
간호사가 하이힐을 신은 것이 특정 직업군을 성적대상화 한다고 주장할 수는 있습니다.
이런 의견 표명 자체는 건강하기 그지 없습니다. 매우 권장할 만하지요.
그러나 이들이 하는 방식은 토론을 통해 상대방을 설득하는 것이 아니라 무작정 압력을 가하여 자기 뜻을 관철하려고만 하니 문제입니다.
밀이 언급한 '관습과 여론의 횡포'인 것이죠.
이런 사회에서 우리는 자기검열에 빠져 어떤 의견도 자유롭게 표명하지 못 한채 서로의 눈치만 보게 됩니다.
정말 답답합기만 합니다.
참고로 불펜에도 '자유론'에 대해 간략히 소개한 적이 있었는데 링크 남깁니다.
https://mlbpark.donga.com/mp/b.php?m=search&p=1&b=bullpen&id=201706190005246389&select=stt&query=%EC%9E%90%EC%9C%A0%EB%A1%A0&user=&site=donga.com&reply=&source=&sig=h6jLSgtYihXRKfX2hgjXHl-Y5mlq
관심이 생기시면 꼭 한 번 읽어보시기를 강추 드립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__)
https://cohabe.com/sisa/1670054
사회블랙핑크, 그리고 미친 검열의 시대 (feat. 자유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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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이 이성보다 우선되는 시대임
정말 미친 전체주의 국가로 변해가고 있음...
역설적으로 책을 추천한 유시민이 저 책에서 밀이 비판하는 사람이었습니다.
이미 한국인들은 민주주의를 자유민주주의가 아닌 사회민주주의로 받아들이고 있음 봉건시대 왕을 몰아냈으니 좋은 세상 왔다고 환호했지만 알고보니 이젠 왕 대신 군중이라는 얼굴없는 권력이 등장해서 양심과 자유를 가진 개인에게 더 억압적이고 더 야만적인 독재를 가하는 사회가 됨
추천추천
옳습니다.
주장을 함으로써 설득을 해야지 세력으로 찍어 누르니 문제입니다.
문재인과 깨문이들이 만들어놓은 세상이죠
각자 알아서 살아남아야죠 뭐
공산당들이 뭐 그렇죠.. 민주당이 자유민주주의에서 자유라는 말을 괜히 빼려고 했겠어요 ㅋ
자유라는게 개인의 자유를 뜻하는 건데, 자유민주주의에서 자유라는 말을 빼면, 다수결이면
개인의 자유와 사상을 억압하는게 합리화 되는거임.. 그래서 북한같은 나라도 민주주의 라는 말을
좋아하는거죠. 만장일치를 강조하는 거고
추천 쾅!
대한민국의 자칭타칭 깨어있는 시민이라는 것들이 계속해서 이상한 선택만 하고 있는 중입니다. 나라가 거꾸로 가고 있어요.
검찰 개혁이 우선입니다!
좋은 책 추천 감사합니다! 대한민국은 현재 진영논리에 너무나 함몰되어 있어 건전한 토론이 불가합니다. 미국도 그렇고 이게 전 세계적인 성향인지는 모르겠으나...참으로 안타깝습니다.. 이제야 느끼지만 정확한 팩트체크를 통한 상식이 국민의 힘이다라는 것을 절감합니다. 깨시민의 컨셉이 어쩌다 이리 되었는지 참담합니다.
아니 진짜 본인들이 해결할 수 있는 본인들의 문제는 손놓고 대중문화에 지나친 검열은 왜 합니까
간호쌤들이 유니폼 성적대상화때매 죽습니까
태움때매 죽습니까
진짜 망했습니다 미친 검열의 시대
우리는 문재인의 나라를 살고있습니다.
특정 집단의 피해의식 과잉이 검열로 이어지는 미친 세상에 살고 있습니다.
문재인은 뭐하려고 대통령이 된거지 원. 역사적으로 조선 인조급보다 못한건 당연하고
성인지감수성 이라는 무적의 단어를 만들어 낸 순간, 검열이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죠.
뭐든지 성인지감수성이라는 해괴한 단어를 들이대면, 모두 무장 해제가 되어 버리는 한국의 현실.
이명박근혜를 증오하며 시민독재를 만들어주신 유쾌한 분들 덕분이죠.
양심에는 찔려서 그런지 입은 잘 안 털더군요.
양념드립 치면서 이런 행동을 방관할 때 예견된 일이었지요. 안타까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