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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의대정원 증가로 지역의료 정상화한다는게 대가리 깨진 소리인 이유.TXT

(쪽지로 사람들 많이 보는 시간에 새로 올려달라는 요청이 와서 재업입니다)



우선 이국종 교수 얘기부터 하겠습니다.


이 시대의 참의사로서 전국민의 존경을 받는 이국종 교수가, 해마다 아주대병원에 입히는 손실만 수십억입니다.


본인의 부정한 착복도 없고, 시스템상 방만하게 운영되는바도 없는데 왜 그렇게 수십억씩의 적자가 쌓이는걸까요?


바로 외상외과,흉부외과같은 저수가 비인기과들은 진료,수술을 행할때마다 한건 한건이 다 적자이기 때문입니다.


제2의 이국종교수가 나오지 않는게 다른 의사들의 소명의식이 부족해서일까요?


설령 이국종 교수님처럼 내한몸 헌신하겠다고 마음먹은 의사가 있다고해도, 그런 사람을 위해서 적자만 보는 비인기과 인프라를 확대하려는 병원이 없어서 애초에 구조상 제2의 이국종이 나올수가 없는 상황입니다.
(막말로 서울대병원도 운영 안합니다)


아주대병원도 외상계의 대표격이 돼버린데다 국민여론때문에 어쩔 수 없이 울며겨자먹기로 끌고가는거지, 욕 안할테니 선택하라고한다면 당장 외상센터를 폐쇄해버릴겁니다..


괜히 병원 경영진이 이국종교수에게 쌍욕하고 난리를 친게 아니죠.


그걸 잘했다는게 아니라, 의사 개인의 희생에 기대어 굴러가기엔 일할수록 적자가 쌓이는 현 시스템 자체가 글러먹었다는 얘기입니다




또다른 얘기를 해보겠습니다.


현재 경북지역에서 24시간 응급분만이 가능한 병원이 0개입니다. 심야에 응급분만이 필요하면 대구로 앰뷸런스를 쏘고 있는 실정입니다.


산부인과 의사들이 전부 경북지역을 기피하는 적폐들이라서 그렇게 됐을까요?


아니요, 24시간 수술인력과 자원을 유지하기엔 응급분만 횟수도 적고 너무 적자폭이 크다보니 종합병원들이 전부 응급수술인력을 해고하고 인프라를 축소해버린겁니다.


설령 경북지역 활동이 강제된 산부인과 의사가 매년 1만명씩 배출된다고해도, 경북지역의 응급분만 가능 병원은 여전히 0개일겁니다. 그들을 응급분만의로 고용해줄 병원이 없거든요.


그들이 개원하면 되는거 아니냐구요? 종합병원급도 감당못할 적자를 어떻게 개인이 감당할 수 있을까요?




아 그래서 지역공공병원을 짓는거라구요?


공공병원을 지어서 응급분만 시스템을 재구축한다해도, 그 시스템을 유지하면할수록 엄청난 적자가 쌓여가는건 변하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병원 측에선 적자폭 감소를 위해 자연스럽게 그 파트를 축소해나갈테고(공공병원이라고 적자에 관대한게 아닙니다) 근본적인 문제는 반복될 뿐입니다. 






이렇듯 상술한 비인기과 붕괴현상은, 의사직군 인적자원의 문제가 아니라 시스템의 문제입니다.


지금도 수많은 산부인과 의사들이 분만의로서 취직할 자리가 없어서 쁘띠성형을 하면서 살고 있습니다.


산부인과 뿐만 아니라 흉부외과,외과 등 수많은 비인기과 전문의들은 본인 전공을 살릴 취직자리가 없어서 그런 미용클리닉들에 종사하고있습니다.


스스로 흉부외과 같은 비인기과를 택한 의사들은 처음엔 뜨거운 심장과 소명의식을 가지고 고된 수련의 길을 걷습니다. 


하지만 작금의 기형적인 시스템이, 결국 그들의 뜨거웠던 가슴을 차갑게 뭉개고 있는겁니다.


그들이 소신껏 본인전공의 진료,수술을 할때마다 적자를 내지않도록 시스템적인 개선을 해줬다면 절대 그들도 그런 선택을 하지 않았습니다.




의사를 더뽑든 덜뽑든, 비인기과/지역의사를 강제하든 말든 문제의 본질은 변하지 않습니다.


단지 비인기과가 제대로 기능할 수 있도록 수가만 정상화 해주면 의료붕괴 현상의 대부분이 해결됩니다.


비인기과를 유지 확대하는게 병원수익에 해를 가하지 않는다면, 공공병원은 물론이고 사립병원에서도 응급분만을 할 수 있습니다. 개흉수술을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지역에서도 말이죠.





근데 이럴려면 뭐가 필요하죠?


네 돈... 그래서 어쩔 수 없는 의료보험료 인상이 수반됩니다.


그럼 지지율이 떨어지는데... 보험료 인상을 하지 않고 현 재정 내에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요?


있습니다, 경증환자에 대한 본인부담금 인상.


감기진료 볼때 본인부담금 4천원낼거 만원씩 내고, 그렇게 세이브한 재원으로 비인기과 수가를 정상화 하는 방안도 있지만 이러면 지지율이 더 폭락하겠죠?


지지율 때문에 보험료도 인상하기 싫고, 경증부담금도 올리기 싫은 정부가 그래서 꺼내는게 의대 정원 확대입니다.


한마디로 지금 미용시장으로 선회한 비인기과 전문의들, 니들 다 먹고살만하니까 다른일 하는거지 의사 배출을 대폭 늘려서 미용시장마저 박살내버리면 원래 니들 전공으로 안돌아갈꺼야?라는 나이브한 발상에 기인한 정책입니다.


하지만 위에서 말했듯 산부인과 의사가 10만명이 된다해도 경북지역 응급분만실은 운영되지 않는다니까요...




지역의사들의 질, 위헌 여부, 공급자 유인 수요 같은 이해하기 어려운 얘기들은 곁가지일 뿐 전혀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냥 단순하게, "이 정책이 비인기과/지역의료 문제 해결에 아무런 도움이 안된다"는게 중요합니다.



이걸 모르고 저지르는거면 정책입안자로서 참 무능한거고, 알고 이러는거라면 더 사악한겁니다.


그저 현 의협 회장이 노답태극기부대에다 정부 심기를 거슬렀다는 이유의 길들이기라고 할까요.

(참고로 의사내부에서도 현 의협회장 싫어하는 사람들 되게 많습니다... 단지 투표율 극히 저조한 회장선거에서 어그로끈덕에 저런 사람이 덜컥 당선됐을뿐)


밥그릇이요? 설령 밥그릇이 줄어든다할지라도 정부정책으로 작금의 문제들이 해결될 수 있다면 명분 부족 때문이라도 이렇게 모든 의사가 하나되어 반대할 수도 없고, 하지도 않습니다.


의사직군은 특성상 내부의 권위주의와 착취,권력관계(교수/전공의, 병원장/봉직의 등)으로 인해 의견합치가 매우 어려운 집단입니다.


막말로 정교수들은 개원의 생태계가 뒤지든 말든 관심도 없어요


그런데 그들이 이상하게도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분명히 뭔가 크게 잘못된겁니다.




물론 이렇게 길고 불편한 사실들은 외면당하고, 180석 든든한 정부는 그대로 자기들 정책을 밀어붙일겁니다.


더구나 문제의 디테일을 잘 모르는 국민 여론도 정부를 지지해주기에 그 누구도 막을 수 없겠죠.


과연 10,20년 뒤 정부가 얘기하던 비인기과/지역의료 정상화가 성공했을지 지켜보세요. 재밌는 미래가 기다릴겁니다.



P.S : 그렇게 비인기과 재정지원이 싫어서 이런 짓을 벌이는 정부가 첩약(한약)급여화를 추진해서 의료보험 고갈을 더 가속화 시킨다는건 참 흥미롭네요. 아 그건 노인들한테 인기를 얻고 표가 되는군요??

댓글
  • 에버글로우 2020/08/14 21:45

    팩트로 승부하지마시죠?

    (gkSEzd)

  • simbanodyu 2020/08/14 21:45

    여초 가보니 의사들 아직 살만하다고 그러니 수도권 붙어있는다 그러면서 열등감 버튼 눌렸네요. 진짜 손 빨게 되면 지방이든 어디든 비인기과든 다 가게 되어있으니 더 많이 뽑아서 경쟁 시키라는데 진짜 안쓰러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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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ING받네 2020/08/14 21:48

    서울 의료수가를 50% 깎고
    그걸로 충청.전라.경상도 의료수가를 올려주면됨.

    (gkSEzd)

  • 노송LG 2020/08/14 21:48

    전공의들 24시간 당직서고 12시간 더 근무하고 총 36시간연속 근무를 일주일에 2~3회합니다. 그래도 원래그런가보다하고 참고 합니다. 대부분 부모님이 등꼴빠지게 벌어서 학비주셨고 대출받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런데 공공재랍니다. 그런 환경엔 전혀 관심 없고 학비한번 안내주고 공공재취급을 하고 적폐로 몰아가는데 어찌 성인군자처럼 참습니까. 이정부는 해도해도 너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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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토익 2020/08/14 21:49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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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lack.Star 2020/08/14 21:49

    깨지신분들 이 글도 양념질 해보세요. 드라이하게 "이 정책이 비인기과/지역의료 문제 해결에 아무런 도움이 안된다"는 팩트를 반박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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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송LG 2020/08/14 21:51

    의사늘면 좋겠지 라고 생각하시는분들 건보료 8% 상한제 정부에서 검토하다가 걸리신건 아십니까. 꼴사나워하실수도 있지만 본인들 피같은 급여에서 건보료 더 나가는건 감수하실수 있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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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lack.Star 2020/08/14 21:52

    [리플수정]KING받네// 그럼 서울지역 병원 전부 문닫습니다. 서울시민들 다 죽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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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송LG 2020/08/14 21:53

    제발 국민들의 피같은 세금 엉뚱한 한약첩약 급여화시키는데 쓰지말고 난치희귀병 그리고 외상 등 취약분야 급여화시키는데 써주시길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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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ae**** 2020/08/14 21:54

    KING받네// 의료수가 서울 50%가 아니라 10%만 깎아도 아산 삼성부터 못버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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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토익 2020/08/14 22:01

    의사분이신것 같은데 질문 하나만 드립니다
    결국 해법은 의료수가 현실화 인데
    주요 선진국과 비교해서 의료수가는 어느정도 낮나요?
    그리고 의사들 월급이 주요 선진국과 비교해서 어느정도 인지요
    (의사 인건비도 주요 지출항목이어서 여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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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ORNOS 2020/08/14 22:12

    의사 정원 늘리기가 어찌 되든. 수가가 어찌 되든. 어짜피 현 제도하의 의료제도와 환경은 망해갈 수 밖에 없습니다. 그냥 냅둬서 적당히라도 굴러가게 했어야 했는데 문케어가 그걸 망가뜨려놨죠.
    외국에서 부러워하는 의료제도. 오바마가 극찬을 했다느니 어쩌고 저쩌고. 망하는거 몇십년안에 볼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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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lack.Star 2020/08/14 22:23

    토익// 각나라별로 채택중인 의료정책이 달라서 직접적인 비교는 힘들지만 OECD 기준으로든, 국민소득 대비로보든 낮은건 그냥 팩트입니다(비인기과에 국한된게 아닌 모든 분야). 다만 감기환자 같은 경증을 보는 의사들의 경우 환자n수를 늘리고 비급여인 수액 등 장사를 통해서 수익을 내는구조인데, 흉부/외상등 시간/자원/인력 소모가 심한 수술을 하는과들은 경증처럼 다른 형태로 손실을 커버치려고해도 도저히 답도 안나오는 상황인겁니다. 그러니 결론은 그런 수술을 안한다...가 되는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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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lack.Star 2020/08/14 22:29

    토익// 의사들 급여은 OECD 대비 낮지 않습니다. 다만 그 어느나라에서도 한국처럼 하루 환자 수십,수백명을 보지는 않죠.
    그럼 스스로 선진국처럼 하루 20명만 봐도 되는거 아닌가요? 얘기했다시피 수가자체는 매우 낮게 설정되어 선진국처럼 긴호흡의 진료를하면 직원월급도 못주는 정도기때문에 환자N수를 빡세게 늘려 먹어서 낮은 단가를 메우는 형태니까 그런게 불가능하죠...
    현 의보체계는 태생이 군부독재시절 까라면 까라고해서 만든 정책이다보니 의료인의 일정량 희생과, 노동착취를 기반하여 굴러가고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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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ORNOS 2020/08/14 22:29

    [리플수정]Black.Star// 비단 좌파정권뿐만 아니라 우파정권이 들어선다 해도 수가 문제는 절대 해결되지 않을겁니다. 지금까지도 그랬구요. 산부인과 의사가 없어서. 흉부외과 의사가 없어서. 그런 이유들로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해 죽는 환자들이 생긴다 해도 그때만 반짝 이슈가 되었다가 그냥 그런가보다 하고 지나가게 될거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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