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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장르문학이 스낵 소설이 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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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이 바뀌어서? 독자가 바뀌어서?


그거보단 더 근본적인 원인은 작가 간 교류 소실임. 


하이텔 나우누리 천리안 시절, 혹은 05-06년 이전까지의 인터넷 소설을 기억하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지 모르겠지만, 그 시절은 작가와 독자 간 이격이 크지 않았음.


물론 그 시절부터 갈무리만 하던 독자들이야 작가와 직접적 소통이 적었겠다만, 저 위의 조회수를 봐. 

피마새가 600-700 조회수 나오던 시절이야. 


통신망 위에서 연재되던 시절의 소설은 작가 지망생들끼리의 차력대전에 가까운 뭔가가 있었음.

 심야 무제한 요금제로 모뎀에 이불 덮어쓰고 들어가던 시절엔 작가들끼리 설정 가지고 노가리 까거나, 서로 설정 안 맞는 거 비판하거나, 유사성 가지고 머리채 끄집어당기고 그랬었다.


나중에 드림계소설로 진화하는 bl에 가까운 인소판도 04년 이전엔  작가간 교류가 매우 활발했음. 



그런데 이게 작가 간 교류가 옅어지고, 작가가 대량으로 늘어나고, 

심지어 자기 소설 피드백을 오로지 독자롭터 받는 세대가 옴. 

한번도 제대로 정서받아보지 못한 인터넷 소설 시대가 귀여니의 대 성공(...)이후에 나타나기 시작함. 


인터넷에 자기소설을 연재하는 건 더 많은 사람이 읽고 문제점은 지적하고 장점은 듣고 싶었을 뿐이던 시절에서

내가 소설을 연재하는 “작가님”으로써 너희들에게 소설을 제공하겠다!란 마인드로 변하지. 



물론 통신 시절에도 자뻑 심하고 피드백 안들어먹는 작가들 오지게 많고, 유치한 표절작들(대표적으로 아린이야기) 많긴 했는데,

자기 작품으로 교류하고 싶어하는, 더 좋은 이야기를 제공하려는 사람보다 팔아먹으려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전체 판도가 변한 게 크다고 봄. 


10년대 초반에 와선 이게 아주 극단적으로 변해서, 편집팀이 완전히 성형수술은 물론이고 거의 대필해주는 정도의 싸구려 작가들이 작가입네 하고 고개 빳빳이 들고 우월감에 젖는 일이 많았었음.

내가 편집 알바를 뛰어서 많이도 봤다.


사실 난 지금 웹소설의 문제에 이들 작가들도 문제 크다고 생각하는게, 

명백하게 아 이새끼 대필편집 끼고 연재했구만 한 인간이

웹소설 판에서 자기가 베테랑이니 연재를 해봤니 하며 팁글 같은 걸 뿌리는데, 아주 기도 안 차더라. 

최근에 와선 장르소설 갤러리 등을 중심으로 작가 교류가 부활하는 흔적은 있는데, 이전 시대의 작품비평이랑은 상당히 궤가 다름. 

어떻게 하면 잘 팔릴지에 관한 비즈니스 팁 같은 거더라고....

댓글
  • 청년실업 2020/06/08 06:23

    냉정하게 인식한건지도 모르지.
    지금의 글은 작품이 아니라 상품이란 걸.

  • 줄무늬팬티 2020/06/08 06:37

    작가 간 교류가 퀄리티에 큰 영향을 준다는 말에는 공감을 별로 못하겠음.
    내가 순문학 쪽 문하생으로 있을 때도 선생님은 다른 작가한테 피드백 받는 일이 없었음.
    그럼에도 퀄리티는 높았지.
    장르 문학은 사정이 다르다면 달리 할 말이 없지만, 내 생각엔 작가 간 교류가 그렇게 크게 영향을 줄 것 같지 않음.

  • 라이자 2020/06/08 06:24

    지금의 웹소설계는 소설보다는 인터넷 썰 스트리밍에 더 가깝지
    거의 실시간으로 독자 피드백이 들어가면서 조금이라도 어긋나면 바로 퇴출되는...
    그냥 그런걸 원하는 사람들끼리 모여서 자기들끼리 통하는 이야기를 하면서 노는 고인 웅덩이같은것이라고 생각해

  • 스타코라삿사 2020/06/08 06:26

    내가 만든 이러이러한 이야기를 봐, 재밌게 보고 가라고!가 아닌
    여러분이 재밌다고 생각하는 걸 써 봤습니다가 주체인 시대지.

  • 스타코라삿사 2020/06/08 06:27

    사실 랭킹제 도입이 제일 큰 문제였다고 봄. 더 랭킹이 높은 소설이 되기 위해서 일일연참을 강요하던 분위기가 형성되고, 나중에 가선 동료 작가가 아니라 경쟁 작가로 번졌자.

  • 청년실업 2020/06/08 06:23

    냉정하게 인식한건지도 모르지.
    지금의 글은 작품이 아니라 상품이란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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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타코라삿사 2020/06/08 06:24

    고소득 카피라이터에 가깝다고 봄
    가장 잘 팔리는 글을 지속적으로, 빠른 속도로 양산하는 건 타자도 아냐. 광고쟁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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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톨기스(EW)사고싶다 2020/06/08 06:24

    뭐 일단 살아남는거 자체가 목표다 보니 어쩔수 없지 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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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라이자 2020/06/08 06:24

    지금의 웹소설계는 소설보다는 인터넷 썰 스트리밍에 더 가깝지
    거의 실시간으로 독자 피드백이 들어가면서 조금이라도 어긋나면 바로 퇴출되는...
    그냥 그런걸 원하는 사람들끼리 모여서 자기들끼리 통하는 이야기를 하면서 노는 고인 웅덩이같은것이라고 생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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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타코라삿사 2020/06/08 06:26

    내가 만든 이러이러한 이야기를 봐, 재밌게 보고 가라고!가 아닌
    여러분이 재밌다고 생각하는 걸 써 봤습니다가 주체인 시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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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줄무늬팬티 2020/06/08 06:25

    저 논리대로면 조아라는 최고 퀄리티를 자랑하는 장르 문학 사이트가 됐어야 하는 거 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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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타코라삿사 2020/06/08 06:26

    조아라의 작가 간 수평교류가 사라진 게 06년 언저리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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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타코라삿사 2020/06/08 06:27

    사실 랭킹제 도입이 제일 큰 문제였다고 봄. 더 랭킹이 높은 소설이 되기 위해서 일일연참을 강요하던 분위기가 형성되고, 나중에 가선 동료 작가가 아니라 경쟁 작가로 번졌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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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줄무늬팬티 2020/06/08 06:37

    작가 간 교류가 퀄리티에 큰 영향을 준다는 말에는 공감을 별로 못하겠음.
    내가 순문학 쪽 문하생으로 있을 때도 선생님은 다른 작가한테 피드백 받는 일이 없었음.
    그럼에도 퀄리티는 높았지.
    장르 문학은 사정이 다르다면 달리 할 말이 없지만, 내 생각엔 작가 간 교류가 그렇게 크게 영향을 줄 것 같지 않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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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만사가아주귀찮아 2020/06/08 06:33

    시대에 따라 잘 적응한거지. 결국 독자있어야 먹고사는게 작가인데 독자 니즈 충실히 만족시켜야 살아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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