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가장 재미있게 본 영화는 개인적으로 어벤져스였습니다.
캡아가 "어벤져스 어셈블"을 외치며 수많은 히어로들이 타노스를 때려잡는 환상적인 액션과 특수 효과와 슈퍼히어로의 이야기는 정말 재미있었고 흥미진진했습니다.
하지만 영화를 본 후 여운은 없죠.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 만드신 거장 켄로치 감독께서 햄버거라고 표현 했듯이 이런 류의 영화는 우리에게 울림을 주기는 힘듭니다.
그리고 많은 분들이 알다시피 거장 마틴옹께서는 마블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마블 영화를 보려고 노력했지만 감성적이고 심리적인 경험을 전달하는 영화가 아니라 테마파크이다"
이 발언으로 비난을 받자 후에 하단의 글을 뉴욕타임즈에 기고합니다.
"영화란 계시와도 같은 것이었습니다"
저 뿐 아니라 제가 존경했던 영화 제작자들, 저와 비슷한 시기 영화를 시작한 동료들에게 영화(시네마)란 어떤 계시와도 같은 것이었습니다. 미학적인, 감정적인, 영적인 계시였죠. 그리고 영화란 우리 인간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복잡하고 모순적인, 때로는 역설적인 우리의 본성. 서로 상처받고 사랑하고 만나는 일들을 다루는.
영화는 스크린에서 예상하지 못한 것들을 만나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영화는, 이야기 속 삶을 경험하며 ‘가능’의 감각을 넓히는 예술이었습니다. 여기 핵심이 있습니다. 영화는 ‘예술’이라는 점이죠.
마틴옹의 입장에서는 마블류의 히어류 물은 타이즈옷을 입은 배우들이 그린 스크린앞에서 마술처럼 만든 역동적인 시퀀스들을 이어 놓은 예술이 아닌 상품일 뿐인거죠.
이 발언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밥벌이 하고 엄청나게 돈을 벌고 사람들이 즐거워하는 마블을 비난하는 꼰대라고 비난도 당했습니다.
인생의 황혼기에 자신의 철학과 영화는 예술이고 서사라는 자신의 신념 무너지고 있다고 느끼는 거장에게 한국의 봉준호는 이야기 합니다.
"어렸을 적 제가 영화를 공부할 때 항상 가슴에 새겼었던 말이 있습니다.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창의적인 것이다, 그 말을 하셨던 분이 누구였냐 하면, 이제 책에서 읽은 거였지만... That quote was from, our great Martin Scorsese."(우리의 거장 마틴 스콜세지님께서 하신 말씀입니다.)
눈시울이 붉어진체 아이처럼 웃은 마틴옹은 너무 행복하고 감동받았을 겁니다. 동양에 한국에서 온 감독이 자기의 말을 밑줄치며 가슴에 새기고 영향을 받고 이로 인해 거장이 되었다. 경의를 표하는 봉준호의 소감에 자신이 감독으로써 예술가로써 위대한 유산을 남겼다고 자신의 신념이 틀리지 않았다고 생각했을겁니다.
마틴옹 고령에 힘빼고도 담백하게 아이리시맨같은 걸작을 만들 수 있는거 참 존경하고 건강하시기 바랍니다.
켄로치옹도 마찬가지로 사랑하고 존경합니다.
그리고 오랜만에 벅찬 감동과 국봉에 흠뻑 취하게 해준 봉준호 감독님 사랑합니다.
진짜 영화감독 다운. 수상소감이었고,,, 앞으로 앚지못할듯
와우
[리플수정]뻘글 말머리가 무색한 좋은 글입니다. 무작정 스콜세지가 꼰대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보면 좋을 듯
감동적인 글이네요.
추천박습니다
저와 같은 샹각을 하셨네요 멋진글 감사합니다
정말 멋진 순간이었습니다. 저런 순간을 볼 수 있어서 참 기쁘네요.
뻘글 아닌데요. 추천
진짜 그 수상소감 때문에 더더욱 빛나요
어제 그 수상소감 여러번 돌려봤습니다. 봉감독님, 마틴 감독님 다들 오래 좋은 작품 만들어주시길
[리플수정]ㅎㅎ 진짜 마틴할배 정말 좋아하시더군요 참을려다 못참아 기쁨이 터져나오는 웃음. 아카데미 시상식 개인적으로 최고의 장면
평소 이런 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한국인들이 저런 공식적인 자리에서 개밥에 도토리 되기 쉽상인데...봉감독은 이래서 천재인가봐요.....
Martin Scorcece is the director of all the directors. 노감독 얼마나 뿌듯하고 행복하셨을지...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위에 아카데미 인스타에 나온 문장을 읽으니 다시한번 통역하신분의 내공을 보네요.
감독상 처음 나올때 눈맞춤하며 소감할때부터 마지막 텍사스 전기톱까지,, 골든글로브때 호아킨피닉스 소감과 결이 비슷하면서도 진한 울림에 위트까지있네요
봉감독이 스콜세지에 대한 발언, 그에 대한 스콜세지의 울먹거리는거 보고.. 눈물 흘리는 사람들도 ...
https://youtu.be/21C_4gVToCI?t=67
히어로물에 인간에 대한 성찰이 있다면 저도 볼건데 그런게 없죠.
초등 4학년 수준의 이분법적인 배치라 재미가 없어서 아쉽네요.
어벤져스 이런건 좀 보다가 그냥 껏습니다.
봉준호에게 주요상 다 안겨주고 불안했을 아카데미 측에서도 환호를 질렀을 수상소감이었죠.
추천
딱 그렇지요. 레거시.. 정말 훌륭한 수상소감이었습니다.
Zzom/동의합니다,오스카가 더 글로벌하고 보편적인 방향으로 나가는 추동력이 될겁니다.
스콜옹은 상받았어도 그 정도로 환하게 웃진 않았을 듯
감동이네요
웬간해선 회사에서 인터넷뿐 아니라 맛폰이도 안하는데 이 글 제목보고 넘 궁금해서 읽었습니다!!
아침부터 이렇게 울컥해지고 감동적인 글 읽게해주셔서 감사할 따름입니다
추천 드릴려고 들어왔네요 ㅎㅎ
스콜세지 옹 봉감독 넘넘 좋아합니다~~
봉준호감독 영화만 잘만드시는게 아니라 신사의 품격도 같춘 멋진분이네요.
정말 너무나도 감동적인 시상소감이었습니다. 언어를 넘어선 여운까지 느껴지는.
님의 글을 읽으며 다시금 그 감동이 샘솟는 느낌이네요. 좋은 글 추천드립니다^^
기립추천~
제일 감동적인 순간 입니다
진짜 최고의 장면
다크나이트는 히어로물도 충분히 감동적이고 여운이긴데 . 이것도 편견
개인적으론 작년에 본영화중 가장 울림이 있던 영화가 어벤저스엔드게임이라서 공감이 안가네요. 토니스타크가 죽은 아빠만난 장면은 아빠가 없는 사람들이면 누구나 공감할만한 찐한 감동을 영화안에서 잘표현했었죠, 그뒤로 영화끝날때까지 계속 울다 나왔네요
어벤저스 시리즈는 허무맹랑해보이지만 인간사에 가장중요한 가족애를 영화마다 잘 녹여냈어요. 대중문화를 작품성으로 줄세운다? 머지않아 꼰대문화로 사라질 거 같아요.
원래 예술은 대중을 위한 것이 아니었고 지금도 마찬가지 입니다.
현대미술이 대중과 괴리(심하게는 분절)되고 있지만 그것을 알아보고 향유하는 층이 여전히 있는 것 처럼 시네마도 그것을 알아 볼 수 있는 집단을 위해 계속 생산되면 그만입니다.
애초에 대중문화와 예술은 가는 길이 달라요.
저도 어벤져스 보느라 기생충은 못봤죠 ㅠㅠ 두개 다 같이볼걸
기생충 진짜 명작인가요?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창의적인 것이다라는 건 결국 다양성에 대한 이야기겠죠. 이래서 예술이 아니고 저래서 예술이 아니면 무엇이 개인적인 것이고 무엇이 창의적인 것일까요? 영화적으로 다를 수는 있겠지만 초딩 영화이니 한심한 영화이니 하며 무시할 필요는 없습니다. 예술 영화든 오락 영화든 영화는 영화이고 창의성에서 나오는 산물이죠. 예술 영화든 오락 영화든 다 볼 수 있고 즐길 수 있는 이 시대와 제 취향이 저는 좋네요.
기립박수 받으며 천진하게 웃는 스콜세지의 모습이야말로 시상식의 하이라이트였다.
순간적으로 스피치를 편집하는것을 보며 봉준호가 감독상을 받고도 남는 인물임을 보여주기도 했다.
뭐 다 좋긴 한데 사실 본인의 영화로 상을 받고 무대위에 올라가서 기립 박수를 받는게 더 좋지 않았을까요
상도 하나도 못 받고 들러리서는 기분이 었는데 갑자기 수상자가 본인 이름을 호명하고 청중들이 기립박수를 치니 거기서 정색할수도 없고 더 불편할수도 있었다고 봅니다 아니면 다행이지만
기생충은 엄청난 세트작업으로 대자본이 투입됐지만
세트작업안하고 저예산으로 찍는것도 가능한 내러티브이고
그 대예산이라는것도 헐리우드입장에서는 저예산에 불과한것이고,
기생충에게 작품상을 준것이 어느정도 영화제저변을 위한 정치적인 판단도 있겠지만,
12인의 노한 사람들 처럼 방과 책상하나와 배우들만으로 재미있고 의미있는 작품이
21세기에도 가능한가에 대한 영화계의 의구심에 답하는 작품.
작가주의가 발현될수록 자의식에 빠져서 재미없어 지는 경우가 부지기수인데
봉준호의 머릿속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인가?
늙지마요// 그런 사람들이 그런 사람들끼리만 놀면 되는겁니다. 자기랑 다른 사람들을 꼰대라고 프레임하는 순간 누가 꼰대인지 잘 모르게 되는거
감동적인 장면과 말들이었어요...
수상소감 너무 감동적이어서 여러번 다시 봤네요.
좋은 글 너무 감사드립니다~ ^^
음 영화를 보는 관점은 서로 다른데,
저의 경우는 차갑고 날카로운 일상 속에서
잠시 벗어나게 해주는게
저에게는 가장 큰 영화의 의미 입니다.
그런면에서 거장의 영화나 어벤져스나
저에게는 다르지 않아요.
사과가 열리는 나무에서 사과가 떨어지는
단순 행동 하나가 인류 역사를 바꾸는 만큼
단순하게 보이는 영화라고 하더라도
나에게 울림이 없다고
모두에게 울림이 없을꺼라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너무 멋진 장면이었죠 알러뷰 봉!!
"That quote was from, our great Martin Scorsese"
저도 이렇게 들었는데 엘에이타임즈 등 미국 매체들은
"That comes from, our great Martin Scorsese" 라고 썼더군요.
아무래도 발음 때문인 듯 .ㅎ
10여년 전 스콜세지가 한국영화 '하녀'의 복원비를 지원해 줄 때 인터뷰한 게 있는데
"박찬욱, 임상수, 봉준호"라고 감독들 이름을 보지도 않고 정확히 발음하는 거 보고 놀랐네요.
낯선 한국인 이름을 저리 정확히 말하다니.. 평소 이름들을 완전히 인지하고 있었다는 거죠.
오스카에서 푸대접 받은 마틴옹에게 최고의 선물을 했죠..
대중영화에 어벤져스 만한게 있는지 ㅎㅎㅎ
저는 마틴옹에게 공감해요.
아이언맨부터 엔드게임까지 쭉 달렸지만..
엔드게임 보고 나오며 마블은 엔드라고 느꼈네요.
글쎄요 엔드게임이 저정도 밖에대접 못받을 영화는 아닌듯합니다.
마지막 로다주의 아이엠 아이언맨하면서 핑거슬립은 어떤 영화보다 여운이 남네요
개인적으로 이번 시상식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순간
불펜의 텍스트를 보고 뭉클한 건 참 오랜만입니다.
[리플수정]미안해요리키, 아이리시맨, 그리고 기생충.
올해 감독님들의 영화를 다 볼수있어서 즐거웠습니다.
마블시리즈가 무슨 이분법적인 배치
[리플수정]중간에 링크된 영상 댓글을 보니 humble speech 라는 말이 많네요. touching이나 genuine하고 같이 쓰인 걸 보니 긍정적인 말인 거 같긴 한데...
한국말로는 똑같이 영화지만
시네마, 무비, 필름의 구분이 있습니다.
마블 영화는 훌륭한 '필름'이지만 시네마라고 보긴 어렵죠.
다크나이트나 앤드게임 인피니티워는 훌륭합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히어로물이 유치한건 사실이죠
스콜세지가 속으로 진짜 좋았을지 아닐지는 모르죠..인상적인 소감인건 맞지만
속으로 별로였어도 집 가서 기사 보고 하면 기분 좋아질 겁니다
그때 느꼈던 감동을 다시 한번 상기시켜 주시는군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기억에 남는 수상소감 이었네요.
사람에 대한 존경의 언어는 본받을만 합니다.
스콜세지의 활짝 웃던 그 얼굴이 계속 생각나네요 흐뭇
진짜 영화 자주, 그리고 많이 볼수록 느껴집니다.
고전 그리고 명작이란건 세월이 흘러도 영원하다는것을요!
감동적입니다~
롯데맥거친// 작품성 높은 대중영화론 반지의제왕이 있는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