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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오지원 전 판사 페이스북.jpg

 

오지원

어제 오전 7:55 



어떤 사람이든 조직이든 가지고 있던 권한의 일부라도 놓기란 어렵다. 그런 의미에서 일부 검사님들의 박탈감이나 우려는 충분히 이해가 된다.


하지만 "억울함 불편 느끼는 국민 한명이라도 있다면 개악" 이라는 말은 선뜻 이해가 안간다. 어차피 모든 제도는 불완전할 수 밖에 없다. 다만 현실의 억울함과 불편을 개선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할뿐이다. 특히 공무원은.




기사의 위 표현은, 검찰의 수사관행과 권한에 억울함과 불편을 호소했던 많은 사람들은 계속 당해도 된다는 말일까? 형사재판과 변호를 하면서 자주 들었던 말들이 이거였다. 피해자와 피의자를 불문하고.


"경찰에서 부르고 검찰에서 부르고 법정에 또 부르고..제가 언제까지 끌려다녀야 하나요?"


"법정에서 검사(변호인)이 경찰 진술 검찰 진술 법정진술이 다르냐고 난리를 치는데 자기도 1년 동안 세세한 사항에 대해 뛰엄띄엄 불러다 질문을 받아보라 하세요. 제가 시간 끌며 여기저기서 수사해 달라 했습니까? 기억력 테스트를 하는 것도 아니고...그리고 검사가 내 말 뜻을 왜곡해서 조서를 이미 작성해 놓고 법정에서 왜 말이 달라지냐 하는데 정말 너무 억울해요"


"왜 내 사건은 저 사건처럼 열심히 수사 안해줘요? 변호인이 전관이라 위에서 압력들어왔나 봐요"


"검찰에서 또 오라 해서 내 사건을 잘 아나 보다 더 열심히 해주나 보다 했는데 개뿔 더 몰라요. 그럼 시간과 노력은 왜 들여야 되요? 검찰 출신 변호인 선임하라는 거 밖에 더 되요?"


에휴 설마 그러겠어요 하면서도 쉽게 답하지 못했던 항의들이었다. 재판이야 법정에 나와 진술하는 게 본질이니 그렇다 쳐도 경찰 검찰 두 기관에서 왜 반복된 진술을 해야 하고 그만큼 시간을 지체시켜야 하는지, 반복된 조서 작성으로 에너지를 낭비하고 기록이 산 만해지면 더 나아진다는 기대를 하게 되는데, 정작 작성자의 의도가 개입될 수 밖에 없는 조서로 정확하게 썼네 마네로 법정심리의 많은 시간을 보내게 되고.


나로서도 답답했고 "현 제도가 사람들을 더 힘들게 하네요" 정도의 무력한 답변만 했을 뿐이다.


무죄를 주장하는 당사자/성폭력피해자와 같이 명확한 증거가 있기 어려워 수사기관의 편견과 싸워야 하는 피해자들 등로서는 사건이 발생한 시점으로부터 조속하게 재판을 받기는 애당초 불가능한 구조였다. 

그것이 검찰이 수사권과 기소권 둘 다를 놓지 않아 발생한 당사자들의 억울함 불편함이었다.




이렇게 억울함과 불편이 쌓이던 와중에 검찰개혁을 중요공약으로 내세운 대통령이 당선됐다. 

국민이 검찰개혁을 지지한다는 신호였다. 

법무부장관 등 관련 요직에도 선진국에 비해 검찰의 비정상적으로 비대한 권한을 우려하던 분들이 갔다.


검찰이 조금이라도 그간 억울하고 불편했던 당사자들의 입장을 이해했다면, 검찰 권한이 우리나라에서 이토록 비대해진 역사적 맥락을 이해했다면, 법무부장관 후보자의 수사에 다할 전력의 반이라도 검찰개혁 관련된 내부 검사들의 현장의견을 수렴하고 당사자였던 사람들의 억울함 불편함을 진지하게 수렴하고 받아 안는 노력을 했어야 했다. 왜 의견을 듣지 않는가. 현장에, 사람들에게 정답이 있을 수 있고 그 힘은 매우 큰 것인데 겨우 게시판 하나 만들어 놓고 적극적인 소통은 안했다. 그리고 법무검찰개혁위 등의 권고안에도 시큰둥했다. 또 검사들 역시 국민들의 억울함과 불편함이 있었을 수 있으니 자성해 보자는 눈에 띄는 움직임이 없었다.


오히려 검찰은 잘못한 사람은 혼나야 한다며(이 자체는 완전히 동의한다) 다른 사건 피해자들이 박탈감을 느낄 정도로 타이밍과 정도에 있어 이례적인 수사를, 그것도 검찰개혁을 방송 등에서 줄기차게 주장해 온 사람들을 수사선상에 올리고 여론에 흘리는 방식으로 했다. 왜 다른 정치인은 장관은 기업인은 의혹이 많은데 저렇게 안 했지 싶을 정도의 수사를 온 국민에게 보여주고야 만 것이다. 그렇게 믿고 싶지 않지만 만약 판세를 뒤집을 의도였다면 매우 얕은, 신뢰하고 싶은 마음까지도 싹 사라지게 만든 잘못된 수였다.


이런 과정에서의 불신이 상당수 국민을 검찰의 입장에 더 등돌리게 했던 건 분명하다. 이 사직인사가 못내 아쉽다.


댓글
  • dkffprtm 2020/01/16 21:06

    정말 좋은글이네요

    (MouBOc)

  • 나저씨7 2020/01/16 21:08

    아닙니다 검찰은 절대선 무오류입니다 이제껏보면 아시잖아요 검찰개혁 반대합니다

    (MouBOc)

  • 진영인 2020/01/16 21:09

    추천합니다~~

    (MouBOc)

  • 무사삼루 2020/01/16 21:09

    와 제대로 양식있는 분들도 있네요. 난 젊은 검사들 중에서도 누구라도 입바른 얘기 한 명이라도 나올 줄 알았는데 침묵

    (MouBOc)

  • 베론 2020/01/16 22:24

    이렇게 구구절절 공감하게 되는 차분하고 좋은 글을 얼마만에 보는지 모르겠네요.
    그리고 콜로니아님.. 제 댓글 보실진 모르겠지만.. 불펜에 올려 주시는 좋은 글과 정보 늘 잘 보고 있습니다. 게으른 저같은 사람은 그저 감사하단 말씀밖에는 드릴 말이 없네요.

    (MouBOc)

  • 상인동온달 2020/01/17 00:52

    댓글은 거의 없는데 주천으로 좌담올라왔네요
    님이 쓰는글은 공교롭게도 이런식으로 매일 좌담에 오르네요 수고많으십니다 에휴

    (MouBOc)

  • 콜로니아 2020/01/17 01:22

    상인동온달 / 좋은 댓글 감사드립니다

    (MouBOc)

  • 김일균세법 2020/01/17 01:58

    이와 관련,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겸임교수인 김정범 변호사(법무법인 민우)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퇴직한 김웅 전 검사의 글에 대한 반박문’이라는 장문을 글을 올리며 김웅 부장검사의 글을 조목조목 비판하며 따져 묻기도 했다.
    김정범 변호사는 “자신을 사기죄 전문검사로 치부하면서 현 정권의 검찰개혁 의도가 사기라고 강변한다”며 “세상에 사기죄 전문검사가 어디에 있다는 말인가? 국민을 위한다면서 무고한 국민들을 희생시킨 검찰조직이야말로 희대의 사기꾼 노릇을 해왔던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김 변호사는 “‘봉건적 명예는 거역하라, 추악함에 복종하는 것은 평생의 더러운 이름이 남는다’는 그의 일갈은 그동안 추악한 역사를 반복해 왔던 검찰 내부를 향해 부르짖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따졌다.
    김 변호사는 “그는 자신이 살아 있는 권력과 싸워 국민의 훈장을 받았다고 스스로 위로하면서 글을 맺는다”며 “그러나 국민들은 김웅 전 검사를 살아 있는 권력과 싸운 것이 아니라 극단적 이기주의로 똘똘 뭉친 검찰조직을 수호하려다 뜻을 이루지 못하자 스스로 떠난 것으로 기억할 것이다. 조직을 수호하려는 수구적인 태도에 대해 검찰 조직에서는 훈장을 줄지 몰라도 결코 국민들의 훈장을 받을 수는 없다”고 비판했다.
    김정범 변호사는 “자신들 조직의 권한이 조금 줄어들었다고 해서 저주를 퍼부으며 떠나는 모습은 결코 바람직스럽지 않다”며 “떠나는 마지막까지 검사스러운 모습으로 나가는 김 전 검사가 안쓰러울 뿐이다”라고 말했다.
    다음은 김정범 변호사가 페이스북에 올린 글 전문
    검경 수사권조정에 불만을 품은 한 검사가 조직을 떠나면서 물경 190년 전의 노예 무역선 아미스타드(AMISTAD)호를 소환해 문재인 정권이 무지몽매한 백성들을 속이면서 검찰개혁을 진행한 것이라고 일성을 토한다. ‘아미스타드’는 스티븐 스필버그의 1997년 영화로, 1839년 미국으로 끌려가던 흑인 노예들의 봉기와 그에 따른 법정투쟁 등 실화를 바탕으로 한다. 김웅 전 검사는 백인들이 범선을 고향이 아니라 북쪽으로 향해 갔다면서 검찰개혁의 종착역은 중국 공안이자 경찰공화국이라고 말한다. 실제 아미스타드가 북쪽으로 갔는지 확인되지 않았음에도 굳이 북쪽을 내세우고, 중국공안을 오버랩(overlap) 시키는 것은 문재인 정권이 좌익용공세력이라고 말하고 싶은 속내를 은연중 드러낸 것이다. 색깔론으로 상대를 무력화시키려는 대한민국 공안검찰 특유의 전법이다.
    그는 수사권 조정안이 만들어져서 통과되는 과정에 국민은 어디에 있었는지 되묻는다. 국민을 볼모로 개혁안을 밀어붙이면서도 실상은 국민들에게 불행한 법이며, 수사기관의 권한 확대로 오히려 퇴보한 법이라는 주장이다. 정권의 주구노릇을 서슴없이 하면서도 수많은 양민을 학살시켰던 대한민국 검찰의 입에서 마치 자신들은 국민들의 인권개선을 위해서 간난신고(艱難辛苦)를 다해온 것처럼 떠들고 있으니 어안이 벙벙하다. 검경수사권은 수사기관의 권한을 무한적으로 확대하는 것이 아니다. 지금까지는 경찰에서 수사를 받았더라도 검찰에서 다시 수사를 해왔다. 경찰에 수사 종결권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경찰에서 수사종결권을 갖는다면 2중으로 수사를 받을 필요가 없다. 따라서 수사기관의 권한을 확대하는 것이 아니라 줄이는 것이다.
    맹견을 아이들 사이에 풀어 놓는 법이라고 한다. 그동안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맹견이 누구였던가? 무소불위의 권한을 가진 검찰 아니었던가? 그래도 경찰보다는 절제된 방법으로 수사권을 행사하리라 믿으면서 막강한 권한을 줬음에도 불구하고 정치권력과 경제권력에 빌붙어 무지막지하게 국민들을 탄압하는 도구로 전락했던 검찰 아니던가? 경찰은 맹견이고 검찰은 애완견이라고 생각하는지 되묻고 싶다. 검찰과 경찰이 독자적인 권한을 갖고 수사를 진행한다면 오히려 서로 견제와 균형을 통해서 수사권의 행사가 보다 적절하게 운영될 것임은 분명하다. 김웅 전 검사의 시각은 경찰이 무슨 능력으로 수사를 하며, 경찰보다는 검찰이 보다 신뢰할 수 있는 양심적 조직이라는 전제에서만 가능한 이야기다. 그동안 검찰이 양심적으로 수사권을 행사해 왔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가?
    김 전 검사는 실효적 자치경찰제와 사법경찰 분리 등이 선제적으로 실현되지도 않은 상태에서 검경수사권 조정이 이루어졌음을 이유로 정부여당이 경찰의 도움을 받기로 거래한 것은 아닌지 의문을 제기한다. 그렇다면 검찰은 패스트트랙 관련 수사와 관련하여 자유한국당의 협조를 얻기 위해 기소를 미루고 있다가 법이 통과된 다음날 곧바로 기소하였다고 말해도 되는지, 그래서 검찰조직 권한을 내놓지 않기 위해서 그동안 자유한국당과 거래해 왔다고 믿어도 되는지 먼저 말해주기 바란다. 잘 알고 있듯이 영장청구권은 여전히 검사만 행사할 수 있다. 헌법에서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개헌이 이루어지지 않는 한 그대로 권한을 보유한다. 비록 경찰이 수사종결권을 갖는다 하더라도 원활한 수사를 위해서는 검찰의 협조 없이는 불가능하다. 경찰의 독자적인 수사권 행사는 해결해야 할 많은 문제를 가지고 있다. 당연히 자치경찰제의 문제나 사법경찰 분리 문제가 논의되어야 하지만 한꺼번에 해결하기에는 무리였다. 결코 경찰이 검찰과 마찬가지로 막무가내식 수사를 하게 놔둬야 할 이유가 없다. 김 전 검사가 걱정해야 할 일이 아니다. 김 전 검사는 검찰이 그동안 집권여당과 거래를 통해 조직을 수호해 왔으니, 이제는 경찰이 집권여당과 거래를 통해서 자신들의 권한을 빼앗아간 것이 아닌가 하는 데서 의구심을 갖는 것에 불과하다.
    자신을 사기죄 전문검사로 치부하면서 현 정권의 검찰개혁 의도가 사기라고 강변한다. 더 이상의 논리전개가 불가능하자 설레발이라는 단어를 등장시키고, 오만함과 후안무치치를 경탄한다는 등 조롱 섞인 말을 쏟아낸다. 세상에 사기죄 전문검사가 어디에 있다는 말인가? 국민을 위한다면서 무고한 국민들을 희생시킨 검찰조직이야말로 희대의 사기꾼 노릇을 해왔던 것 아닌가? 사법통제와 사건 종결 기능을 제거하고 형사부 강화가 가능하냐고 되묻는다. 사법통제는 필요하고 검찰통제는 불필요하다는 것인지, 그동안 행사해 왔던 무소불위의 검찰권이 잘못 행사되었다면 당연히 적정한 방향으로 행사되도록 통제받아야 하는 것은 극히 상식적인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검찰이 가지고 있는 권한은 어떤 이유로도 그대로 유지해야 하며 손대서는 안 된다고 강변하고 싶은 것은 아닌지 그의 의중을 알고 싶다.
    봉건적 명예는 거역하라, 추악함에 복종하는 것은 평생의 더러운 이름이 남는다는 그의 일갈은 그동안 추악한 역사를 반복해 왔던 검찰 내부를 향해 부르짖어야 하는 것 아닌가? 그는 자신이 살아 있는 권력과 싸워 국민의 훈장을 받았다고 스스로 위로하면서 글을 맺는다. 그러나 국민들은 김웅 전 검사를 살아 있는 권력과 싸운 것이 아니라 극단적 이기주의로 똘똘 뭉친 검찰조직을 수호하려다 뜻을 이루지 못하자 스스로 떠난 것으로 기억할 것이다. 조직을 수호하려는 수구적인 태도에 대하여 검찰 조직에서는 훈장을 줄지 몰라도 결코 국민들의 훈장을 받을 수는 없다. 국민들이 바라는 검사의 모습은 사회적 거악 척결에 헌신하고, 정치권력이나 경제권력에 눈치 보지 않고 냉정하게 수사하는 모습이며, 어려움에 빠진 국민들을 위해서 한방울의 눈물이라도 흘릴 수 있는 태도다.
    김 전 검사가 개인적으로는 떳떳하게 검사생활을 해왔으며 한 점 부끄럼 없는 모습으로 떠나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동안 대한민국 검찰이 보여줬던 흑역사를 반성하지 않고는 검찰조직에 몸 담았던 어느 누구도 자유로울 수 없다. 국민 대다수는 60년이 넘게 막대한 권한을 행사했던 검찰이 이제는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김 전 검사가 생각하는 것처럼 우리 국민들은 아미스타드호에 탄 흑인들처럼 우매하지 않다. 검찰이 국민들을 속일 수 있다고 생각했을지 모르나 실상은 하나하나 모두 기억을 해두고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더 이상은 안 되겠다는 심정으로 검찰개혁을 부르짖었던 것이다. 검찰개혁의 논의가 문재인 정권 아래서 갑자기 논의된 것도 아니다. 그동안 몇 십 년을 진행해 오면서 전진과 후퇴를 반복했던 묵은 과제다. 이제 그 과제를 털어내는 시점이다. 자신들 조직의 권한이 조금 줄어들었다고 해서 저주를 퍼부으며 떠나는 모습은 결코 바람직스럽지 않다. 떠나는 마지막까지 검사스러운 모습으로 나가는 김 전 검사가 안쓰러울 뿐이다.
    출처 : 로리더(http://www.lawlea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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