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몸중 어디가 제일 무서워?"
하는 이야길 꺼냈다.
"무서운 부분? 눈이라던가? 노려보면 무섭고."
"시선 같은 거 느끼면 무서울 것 같아"
A는 "나는 정수리가 무섭다"고 말하기 시작했다.
순간 웃음이 터진다.
"확실히 Y 총무 정수리처럼 반들반들해지는 건 무섭지~"
A는 히죽히죽 웃으며 이야기를 이어간다.
"아니, 그것도 무섭지만 뭐랄까."
"말도 안 되는 곳에 정수리가 있으면 무섭지 않아?"
모두 순간 의아해 했다.
"예를 들어 전철과 역 승강장 사이에 인간의 정수리가 있다면 무섭지 않을까?"
"음, 그거 무섭네."
"왜 그런데 머리가...??"
거기서부터 A는 소름끼치는 이야기를 꺼냈다.
어느 날 밤.
퇴근길에 평소처럼 환승하는 사철역 홈에 선다.
마침 전철이 미끄러져 들어왔다.
전철은 이 역에서 멈추지 않는 특급열차로,
맹렬한 속도로 이 역을 통과하다…가 날카로운 급브레이크 소리!
멍하니 쳐다보다 보지 말아야 할 것을 보고 말았다.
투신이다.
더구나 이런 처참한 일이 있을까.
뛰어든 사람은 단순히 전차에 튕겨나가는 것이 아니라
차량과 승강장 사이에 낀 채 맹렬한 속도로 차량에 긁혀
마치 탈수중인 세탁기안의 세탁물마냥 격렬하게 몸을 회전시키면서
피를 뿌리고 전차 선두에서 맨 뒤 차량까지
순식간에 말려들어간 것이다.
급브레이크에 멈춰선 전철, 요란하게 울리는 경적.
승강장에서는 선로 쪽에 서 있던 많은 사람들이 피를 뒤짚어썼고,
울부짖는 여성이나 기절하는 사람이 나오는 아비규환의 지옥도였다.
전철 문이 열리지 않자 안의 승객들이 무슨 일이냐며 창문에 얼굴을 기댔다.
모든 유리창에 피보라가 튀었기 때문에
안의 승객들도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 것이다.
전원 안면이 창백하다.
차량 마지막 부위엔 약간의 인파가 몰려 있었다.
마침 거기에 있던 A는 다시 봐서는 안 될 것을 보고 말았다.
전철과 승강장 사이의 틈새에 인간의 정수리가 끼어 있는 것이다.
마치 목욕을 마친 것처럼 젖은 머리가 흩날리고 있다.
물론 샤워로 그렇게 된 것은 아니다.
자신의 피에 의해 검붉게 젖어 있는 것이다.
그리고 믿을 수 없는 일이지만, 아무리 봐도 즉사인 그 시체를
몇 명이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고 있었다.
맨 끝에 있던 차장이 창문으로 검푸른 얼굴을 내밀고 아래를 바라본다.
문을 열 수가 없다.거기에 시체의 머리가 있기 때문이다.
"내려가세요!내려가! 내려가! 뭐하고 있어!"
차장의 호통소리가 울려퍼짐과 동시에 역무원들이 달려와
방해되는 구경꾼들을 배제하기 시작했다.
강제로 시체에서 떼어놓아지긴 했지만
역 승강장에서는 아직 지옥도가 이어지고 있었다.
역무원의 수가 압도적으로 부족하다.
구조도 아직 안 왔기에
쇼크로 쓰러진 사람을 벤치에 눕히는 등의 응급처치를
손님들끼리 하고 있었다.
이윽고 구조대가 도착해 선로 아래로 내려가는 대원이나
아픈 사람을 들것으로 옮기는 등 구조작업을 시작했다.
사고 현장에는 블루 시트가 겨우 걸렸고,
홈에서는 전원 나오라고 했는데,
다른 홈에서는 그 모습이 훤히 보였다.
A는 다른 홈에서 잠시 상황을 살피고 있었다.
시체를 회수하기 위해선지, 역무원이나 구조원이 총출동하여
차량을 홈 쪽에서 밀어 기울이려 하고 있었다.
'저런식으로 시체를 회수할 수 있을까?'
보고 있으니 차량이 반동으로 흔들리고 있다.
'저러다가 시체의 머리를 더 짓누르는 것은 아닐까.'
잠시 후 블루 시트가 이동하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시체를 회수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승강장에 멈춰선 전차가 다시 한번 전모를 나타내자
마치 빨간 선을 그은 디자인의 차량으로 보인다.
물론 그런 디자인인게 아니라 피가 묻은거지만.
역무원들이 양동이에 물을 퍼 걸레로 그 차량을 서둘러 닦기 시작했다.
뭔가 너무 급해서 대충 청소하는걸로 보인다.
이윽고 청소가 완료되었는지 전차가 천천히 출발해 갔다.
"어? 저 상태로 달리게 하는 거야?"
주변에 있던 손님들에게서도 불안한 목소리가 나왔다.
특급열차는 결국 그대로 역을 떠나버렸다.
핏자국이 깨끗이 닦이지 않은 체로
선두 차량에서 맨 끝까지 자못 걸레로 대충 닦았습니다.
라는 흔적이 어렴풋이 보이고,
차량과 차량 사이에 붙어 있는 금속 바와 같은 것에는
사람이 부딪힌 것 같은 핏자국이 아직도 남아 있다.
창틀에서는 물과 함께 피가 아직도 뚝뚝 떨어지고 있었다.
'저러면 다음 역 승강장에서 난리 나겠다.'
A는 그렇게 생각하면서 다음 전차를 타서 귀가했다.
역 승강장에는 아직 곳곳에 핏자국이 남아 있었다.
—————-
이윽고 술자리가 끝나고 우리는 더치페이하기로 하고 술집을 떠났다.
저런 기분 나쁜 이야기를 한 A는 플래시백이라도 겪은 것일까.
유난히 창백한 얼굴이다.
마침 M천을 지나는 다리를 건너고 있을 때 갑자기 A놈이 소리치기 시작했다.
"아악!! 아아악! 봐! 봐! 익사체야!"
"어? 뭐라고? 어디 있어?"
"이거 봐, 거기야! 사람 머리가 보여! 정수리가 수면에 보여!"
A가 소리치니까 다른 놈들도 뭐라하며 강을 쳐다보지만
그런 것은 보이지 않는다.
A가 흥분하면서 떨리는 손으로 스마트폰을 꺼낸다
"경찰인가? 구급찬가? 아니 경찰이야, 경찰에 전화야"
"우와!" 친구가 A의 핸드폰 화면을 보고 절규했고,
스마트폰을 땅에 내던져버렸다.
나는 A의 스마트폰을 집어들다 문득 그 화면을 보고 말았다.
거기에는 전철과 승강장 사이에 낀 피투성이의 정수리가 찍혀 있었다.
그렇구나, 아까 이야기에 나온 시체 사진을 찍고 있던 무리들 중에,
사실 A 본인도 섞여 있었구나…
스마트폰을 집어든 나와 눈이 마주친 A는, 주위를 돌아보며,
순식간에 다리 난간을 넘어갔다.
"이번에는 내가 간다, 내가 가지 않으면 끝나지 않을거야!"
그렇게 영문 모를 소리를 지르며 A는 강으로 뛰어들었다.
우린 바로 경찰을 불렀고 구급차도 불렀다.
1시간 정도 지나 하류 쪽에서 A의 정수리가 수면에 떠 있는 것이 발견되었고,
A는 시체가 되어 인양되었다.
A가 뛰어들기 전에 봤다고 외쳤던 또 다른 익사체는 결국 발견되지 않았고,
그날은 거기서 수색이 끝냈다.
A가 왜 갑자기 뛰어들었는지, 모두 짐작도 가지 않지만,
그 사진을 찍은 것 때문에 뭔가에 쫓기고 있었던 것일까, 라고도 생각한다.
다음에는 보고만 있는 것이 아니라 제대로 돕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을까도 싶지만.
이제 와서는 더 이상 알 길이 없다.
근데 없어야할 곳에 있어서 무섭다면 손도 무섭지 않을까?
근데 없어야할 곳에 있어서 무섭다면 손도 무섭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