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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교가제창

공포)교가제창_1.png 공포)교가제창_2.png

내가 다녔던 초등학교는 이상하다고 해야 할지, 불가해하다고 해야 할지,
어쨌든 기분 나쁜 일이 자주 일어나는 학교였는데, 그 학교에서 겪은 무서운 이야기…라기보단,
진짜로 의미를 알 수 없었던 이야기가 세 가지 있어서, 시간 순서대로 써볼게.

첫 번째는 「새의 책」이야.
이건 아마 초4 때였을 거야. 우리 반 과학 교과서의 모든 글자가 전부 「새(鳥)」 자로 바뀌는 괴현상이 일어났어.
한 번 더 말할게.
교과서에 있는 모든 글자가 전부 「鳥」로 바뀐 거야.
이해가 안 되지? 나도 아직까지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어.
과학 교과서 표지에는 보통 「즐거운 과학 4학년」 같은 문구가 적혀 있잖아?
그게 전부 「鳥鳥鳥鳥鳥鳥 鳥鳥」 이렇게 되어 있는 거야.
그리고 아래쪽에 있는 출판사 이름 「대일본도서」 같은 것도 「鳥鳥鳥鳥鳥」로 바뀌어 있었고.
내용도 마찬가지야.
「鳥鳥鳥鳥鳥鳥鳥鳥鳥鳥鳥鳥鳥鳥鳥鳥」, 전 페이지에 걸쳐서 「鳥」 자로 가득 차 있었어.
장난 같지만 진짜 너무 기분 나빠서 소름이 돋았던 기억이 나.
삽화나 도해 같은 건 멀쩡했는데, 글자만, 페이지 수 같은 구석의 표시까지도 전부 「鳥」였어.
쉬는 시간에 다음 수업 준비한다고 교과서 꺼낸 애가 제일 먼저 이상하다고 눈치채고는,
“얘들아 좀 와봐! 내 교과서 버그났어!”
이러더니 반 전체가 난리가 났어.
다들 자기 교과서 확인해봤는데, 한 권도 빠짐없이 새의 책이 돼 있던 거야.
“뭐야 이거, 역겹잖아!” 하고 아수라장이었지.
결국 교과서는 선생님이 전부 회수했고, 며칠 뒤 새 책으로 다시 나눠줬어.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선생님한테 안 주고 몰래 가져갔으면 좋았을 걸 싶어.
이상한 물건 수집하는 사람들한테 팔았으면 엄청 비쌌을 텐데. 진짜 아쉬웠다.
참고로 이 교과서가 「鳥」로 바뀌는 괴현상은 몇 년에 한 번 꼴로 일어나는 것 같아.
우리 담임도 “아, 또야…” 하는 반응이었으니까.

그럼 두 번째, 「살아있는 공」.
이건 내가 초5 때 겪은 괴현상이야.
그때는 아마 각자 좋아하는 책을 친구들 앞에서 소개하는 국어 수업이었을 거야.
반 여자애 하나가 해리포터 외전 같은 걸 소개하고 있었을 때였지.
교실 뒤쪽에서 제법 큰 소리가 들렸고, 다들 동시에 뒤를 돌아봤어.
로커에서 공이 떨어지는 소리였거든.
쉬는 시간에 피구할 때 쓰는 좀 낡은 배구공인데, 그게 “퐁, 퐁” 튀는 소리를 내며 떨어졌어.
담임 선생님이 맨 뒷줄 애한테 “그 공 좀 주워서 다시 넣어줘~” 하고 말했고,
걔가 일어서려는 순간, 누군가 말했어.
“저 공… 이상하지 않아?”
처음엔 나도 “뭐가?” 하는 느낌으로 그 애를 봤고, 다시 공을 쳐다봤어.
그런데 진짜 뭔가 이상하다는 걸 몇 초 후에 깨달았어.
바운드가 멈추질 않는 거야.
“퐁, 퐁, 퐁…” 계속 튀는 거야.
게다가 점점 튀는 높이도 커지고, 간격도 길어지고.
“퐁, 퐁—, 퐁——, 퐁———…”
누군가가 외쳤어.
“저 공… 살아있어!!”
그 순간 교실 안에 있던 전원이 비명을 지르며 혼비백산했어.
다들 공에서 멀어지려고 칠판 쪽으로 우르르 몰려갔지.
그 직후, 교실은 완전히 조용해졌고,
전원이 숨도 쉬지 않고 그 이상하게 튀는 공을 지켜봤어.
시간으로는 5초쯤 됐을까,
그 공이 천장에 닿을 정도로 튄 직후—
“빠바바바바바바바바바바바바바바바바바바바바바밤!!”
말도 안 되는 속도로 튀기 시작했어.
1초에 수십 번 바닥과 천장을 오가는 폭주.
엄청난 충격음이 교실을 울리고, 다시 대혼란이었지.
이전보다 더 큰 비명이 쏟아졌고,
우리 반 애들은 죄다 교실 밖으로 도망쳤어.
복도로 나와서 창문 너머로 그 광경을 봤는데,
공이 너무 빨라서 잔상밖에 안 보였고,
거의 공이 허공에 정지한 것처럼 보였어.
무엇보다 충돌음이 너무 커서 귀를 막고 있는 애들도 있었어.
1분도 안 돼서 옆 반 애들과 선생님들까지 “뭐야 이 소리?”, “무슨 일이야?” 하며 복도로 나왔고,
딱 그때였어.
“파아아아아아앙!!”
귀가 찢어질 정도의 굉음.
복도에 있던 모두가 비명을 질렀고,
옆 반 선생님은 너무 놀라서 주저앉기도 했지.
그 직후, 우리 담임이 조심스레 교실에 들어갔고,
나 포함 남자애 다섯 명쯤이 그 뒤를 따라갔어.
그러자 역시 예상대로 공은 터져 있었어.
깔끔하게 반으로 찢겨서 헝겊처럼 늘어져 있었고,
수십 번이나 때린 바닥은 시커멓게 변색돼 있었고,
탄 냄새가 진동했지.
천장도 반구형으로 움푹 들어가 금이 가 있었고.
그때 처음 알았는데, 배구공 안쪽엔 검은 실이 모세혈관처럼 퍼져 있더라고.
진짜 기분 나빴어.
그때 어떤 남자애가 선생님한테
“이 공… 죽었어요?” 하고 물었고,
선생님은 공 잔해를 발끝으로 툭툭 찬 뒤,
“응, 죽었네.”
라고 대답했어.
그 엉뚱한 대화가 웃겨서 나도 따라 웃었던 기억이 나.


그리고 마지막 세 번째는 「교가 제창」 이야야.
솔직히 말해서, 이게 진짜 제일 기분 나빴어.

내가 다녔던 학교는, 한 달에 두 번 정도, 수업 중에 갑자기 교내 방송이 나와.
"전교생 여러분, 교가 제창 시간입니다.
눈가리개를 하고, 가사의 정경을 떠올리며, 힘차고 큰 목소리로, 웃는 얼굴로 즐겁게 불러봅시다."
…말도 안 되지?

수업 도중에, 아무 맥락 없이 갑자기 그런 방송이 나오고, 거기서부터 교가 제창이 시작되는 거야.
게다가 선생님이 검은 머리띠 같은 걸 나눠주면서 눈을 가리게 해.
전교 조회 때 교가 부를 땐 그런 거 안 하는데, 수업 중 교가 제창할 땐 반드시 눈가리개를 써야 했어.

우리 입장에선 1학년 때부터 계속 그랬으니까 그땐 딱히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는데,
지금 와서 어른이 되어 돌이켜보면 진짜로 이상한 풍습이었다고 느껴.

그리고 사건이 일어난 건 내가 6학년 때였어.
그날은 교육 실습으로 젊은 여자 선생님이 와 있었고, 그 분이 수업을 맡고 있었지.
우리 담임은 교실 구석에 앉아서 웃는 얼굴로 그걸 지켜보고 있었고.

그런데 갑자기 예의 그 교내 방송이 나왔어.
"전교생 여러분, 교가 제창 시간입니다."
그 순간 우리 담임이 재빨리 서랍에서 눈가리개를 꺼내서 모두에게 나눠줬지.
실습 선생님은 어리둥절했어.
뭐… 수업 중에 갑자기 "교가 부를 시간입니다"라고 하면 당연히 그럴 수밖에 없지.

우리 담임은 실습 선생님한테 "아, 미안, 나중에 설명해줄게…" 하고 작게 말했어.
뭔가 미안한 얼굴이더라.

나도 평소처럼 눈가리개를 쓰고, 방송에서 피아노 반주가 흘러나오기 시작하니까 다 함께 교가를 부르기 시작했지.
아마 2절쯤 부르기 시작했을 때였을 거야.
갑자기 뭔가가 내 얼굴에 "첨벙첨벙" 튀었어.
미지근한 액체가, 첨벙첨벙, 첨벙첨벙… 튀는 거야.

그땐 내가 맨 앞자리에 앉아 있었는데,
대체 내 얼굴에 튄 게 뭔지 너무 신경 쓰여서, 초등학교 6년 동안 처음으로 교가 제창 중에 눈가리개를 벗었어.

그리고 금방 알았지.
그 액체의 정체는 실습 선생님의 침이었어.

실습 선생님은 눈을 뒤집은 채, 입을 쩍 벌리고 혀를 내민 채,
머리를 좌우로 미친 듯이 흔들고 있었고,
그 입에서 튄 침이 사방으로 뿌려져서 바로 앞에 있던 내 얼굴에 첨벙첨벙 튀고 있었던 거야.

진짜 말도 안 되는 광경이라 아무 말도 못 했어.
정말 머리가 뽑힐 정도로 "붕붕붕붕붕붕붕붕붕" 머리를 흔들고 있어서,
미친 메트로놈 같았고, 정말 무서웠어.

"뭐 하는 거예요?"라고 물을 수 있는 분위기도 아니었고,
장난이나 장르적인 장면이 아니라,
정말 뭔가 끔찍한 일이 지금 이 선생님에게 일어나고 있다는 걸,
어린 나이에도 직감적으로 알 수 있었어.

"누가 좀 저 선생님을 도와줘야 해!" 하고 담임 선생님을 찾았더니,
담임은 교실 뒤쪽 문에 있었어.

그 선생님은 소리 죽이면서도, 정말 안간힘을 다해서 미닫이 문을 막고 있었어.
이를 악물고 얼굴은 붉게 질려 있고, 식은땀을 뻘뻘 흘리며,
어쨌든 문이 열리지 않도록 몸으로 막고 있었던 거야.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거야" 하며 선생님을 지켜보는데,
그제야 알았어.

보이지 않는 "무언가"가 문을 열려고 하고 있었던 거야.
보이지 않는 "무언가"가, 교실 안으로 들어오려고 하고 있었던 거야.
선생님은 그 침입을 막으려고 필사적으로 싸우고 있었던 거야.

그걸 깨달은 나는 바로 자리에서 일어나서 선생님을 도우려고 달려갔어.
그랬더니 선생님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입모양으로 "돌아가"라고 했어.

그때 선생님의 얼굴…
너무나 절박하고, 귀신에 홀린 듯한 그 표정은, 아마 평생 잊지 못할 거야.

나는 그냥, 눈물 그렁그렁 한 채로, 친구들의 노랫소리가 울려 퍼지는 교실 안에 서 있었어.

눈가리개를 하고 교가를 부르고 있는 반 친구들,
눈을 뒤집고 혀를 내민 채 머리를 흔들고 있는 실습 선생님,
보이지 않는 "무언가"의 침입을 막으려 필사적인 담임 선생님—

너무나도 기묘한 광경 속에서, 나는 어렴풋이 이해했어.

수업 중의 교가 제창은, 어쩌면 노래를 부르는 행위 자체는 중요하지 않고,
진짜 목적은 학생들에게 "공포심을 느끼게 하지 않는 것"일지도 모른다고.

"무언가"가 교실로 들어오려는 걸, 학생들에게 눈치채지 못하게 하려고,
눈가리개를 씌우고 교가를 부르게 하는 게 아닐까 하고.

교내 방송의 "교가 제창 시간입니다"라는 말은,
선생님들에게는 "뭔가가 왔다—절대 교실에 들이지 마라"는 경보였던 거 아닐까 하고.

그걸 깨달아버린 나는, 정말 무섭고, 무서워서, 정신이 나가버릴 것 같았어.

교가 3절이 거의 끝나갈 무렵,
실습 선생님이 쓰러졌고,

그 뒤엔… 좀 이상한 표현이지만,
살충제 맞은 바퀴벌레처럼 심하게 몸부림친 뒤,
갑자기 딱 멈추고, 정신을 잃은 것 같았어.

그와 동시에 담임도 문을 누르던 걸 멈추고,
힘이 풀린 듯 주저앉은 채, 문에 얼굴을 기대고 숨을 몰아쉬고 있었어.

그 선생님이 안도한 표정을 짓는 걸 보고,
"아, 이 미친 시간은 끝났구나" 하는 게 직감적으로 느껴졌고,
진짜 다행이다 싶어서 눈물이 와르르 흘러나왔어.

교가 제창이 끝난 뒤, 담임 선생님이 숨을 헐떡이며 실습 선생님에게 달려가서
“괜찮으세요? ○○ 선생님, 들리세요? 괜찮으세요?” 하며 말을 걸고 흔들었지만, 반응은 없었어.

모두 눈가리개를 벗고 나자, 교실은 또다시 난리 났지.
“선생님 왜 그래요! 괜찮아요!?” 하고 소란스러웠어.

담임은 실습 선생님을 업고 보건실로 데려갔는데,
그 뒤로 그 선생님이 학교로 돌아오는 일은 없었어.

그 선생님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지금도 알 수 없어.
어디선가 멀쩡한 학교에서 계속 선생님 일을 하고 계셨으면 좋겠지만… 어떨까.

참고로, 그날 내가 본 일에 대해서는 반 친구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고, 담임 선생님한테도
‘교실에 들어오려던 그것은 도대체 뭐였는지’,
‘만약 그게 진짜 들어왔더라면 어떻게 됐을지’
같은 건 전혀 묻지 않았어.

…아니, 애초에 물을 수가 없었고, 묻고 싶지도 않았어.
진짜 무서워서. 너무 무서웠어.

다만, 딱 한 가지, 슬쩍 듣게 된 건—
그 “무언가”가 들어오려고 하는 교실은 매번 다르다는 거였어.

“그건 한 번 침입에 실패한 교실엔 1년 동안 다시 들어오려 하지 않아.
그러니까 그게 이 교실에 또 오게 될 무렵이면,
넌 이미 졸업했을 테니까 겁먹지 않아도 괜찮아.”
…라고 하셨지만,

아니, 겁나는 건 당연하잖아.
교가 제창할 때마다 벌벌 떨면서, 정신이 바짝 들었었다고.

아무것도 모른 채, 힘차게 교가를 부르던 반 친구들이
진심으로 부러웠어. 정말로.

뭐, 이상이 내가 겪은
진짜 이해할 수 없는 이야기들이고,

내 모교를 인터넷에 검색해 보면,
이 정도 급의 괴담들이 진짜 산처럼 쏟아져 나와.ㅋㅋ

일본에서 괴현상이 가장 많이 일어나는,
가장 무서운 초등학교라고 오컬트 계에선 꽤 유명한 모양이야.
그런 무서운 학교를 내가 6년이나 다녔다는 게 참 대단하지.ㅋㅋ

뭐, 그래도 괴현상만 빼면
그럭저럭 평범하고 좋은 학교였어.

그럼, 여기까지 읽어줘서 고마워.
댓글
  • 밀프러버 2025/11/30 01:14

    평범해 보이는 학교에서 벌어지는 기현상들
    그리고 교실로 들어오려는 ‘무언가’
    이 모든 것을 알고 있는 학교들
    여러모로 불쾌함과 의문스러운 기운이 감도는 이야기였습니다

    (Mdzlve)

  • 밀프러버 2025/11/30 01:15

    옛날에 괴담게에 이런식으로 댓글에 마무리지어주는 2ch 괴담 번역해주는 사람 있었는데

    (Mdzlve)

(Mdzl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