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료칸에 음료를 채우고 가판대로 돌아오자마자 들린 말이었다.
내 눈 앞에는 나를 이세계로 전이시켰던 여신이 있었다. 항상 고대 그리스식 튜닉에 금빛 아우라를 달고 다니던 여신이, 후드티에 캡을 쓴 머리 안 감고 나온 여대생 룩을 하고 있으니, 처음엔 그 여신인 줄도 몰랐다.
"오랜만이십니다? 여신께서 직접 여기 온 걸 보면, 그 세계도 이젠 한가한가보네요?"
나는 반가움 반, 원망 반, 지긋지긋한 악우를 오랜만에 본 듯이 퉁명스럽게 말했다.
"한창 바쁠 때지만, 애프터서비스랍니다. 제가 이세계로 보냈고, 원래 새계로 다시 보냈으니, 확인은 해야하지 않겠나요?"
"애프터서비스? 그런 것도 있었나요?"
"아뇨, 당신이 최초랍니다. 마왕을 무찌르고, 이세계에 남지 않고 원래 세계로 돌아간 용사라서, 제가 직접 잘 지내는지 확인을 해야, 다음 용사 소환 피드백에 반영할 수 있으니까요."
"뭐, 그건 좀 심했다고 생각ㅎ..."
"지금까지 얻은 모든 능력을 포기하는 한이 있더라도, 내가 소환을 당하기 직전 시기로 돌려보내달라고 사정사정하는 꼴이 참... 그거 들어준다고 이쪽 세계 시스템에 간섭하느라 진땀 뺐던 걸 생각하면... 뺨 한대는 치고 싶네요. 아! 이쪽 세계에선 한 쪽 뺨을 맞았으면, 다른 쪽 뺨을 내밀어라는 격언이 있죠? 더블 찬스 가능한가요?
내 눈 앞에 이글이글 거리는 눈빛에 손바닥을 높이 든 여신을 보면서, 나는 허리를 숙였다.
"죄송합니다..."
이 모습을 본 여신은 표정을 풀며, 손바닥을 내리고 팔짱을 끼며 한숨쉬며 말했다.
"알면 됐어요... 고생은 이미 다 지나간 일이고, 그렇게 부탁했는데 거절할수도 없었고..."
그리고 팔짱을 풀고, 손깍지를 한 채 기지개를 펴면서 다시 말했다.
"일단 앞서 말했으니, 애프터서비스 목적이니 질문 좀 할게요. 잘 돌아온거 맞나요? 따로 이상은 없나요."
그 말을 듣고 내가 다시 원 세계로 돌아왔던 때를 생각해본다.
당시 눈을 뜨자마자, 내가 있는 위치가 이세계에 가기 직전이었던 한밤 중 집 근처 강변다리 위 공원이었다는 것을 깨닫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그리고 손과 발을 움직였더니 이전보다 몸이 둔하고 많이 무거워졌다는 걸 금방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언제나 느낄 수 있었던 마력 또한 전혀 느낄 수 없었던 것으로, 내가 이세계에서 얻은 힘을 모두 반납하고, 나약했던 과거 몸으로 돌아왔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예, 이상은 없었습니다. 그냥 이세계 전이 전 그대로였어요."
이 말이 떨어지자마자, 여신은 갑자기 쭈그려앉다가 튀어오르면서 만세를 하였다.
"돼애애앴다아아! 처음 해보는 본세계 전이였는데, 성공했드아아아아아!"
상당히, 과격한 감정 표현이기에 내가 알던 여신이 맞나...? 하면서 얼이 나간 표정을 짓자, 여신은 지금까지 한 행동이 부끄러운듯, 헛기침을 하며 진정하고 다시 물어봤다.
"흠흠. 전이 자체는 문제 없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이세계 용사 소환 피드백을 위해 질문 몇개 할게요. 왜 굳이 다시 돌아가고 싶어했나요? 다른 용사들과 상이한 반응이었던데."
그 질문에, 나는 이세계 용사 시절 여행을 하던 시절을 다시 생각해보았다. 용병여왕, 기사공주, 현자, 성녀, 요정, 님프... 모두가 가 좋은 동료였지... 그리고 오만했던 그 당시의 나를 진정한 용사로 수련시켜줬던 전대 용사... 그리고 마지막이 되어서야 이해할 수 있었던 마왕...
"물론 처음에는 돌아가고 싶진 않았었습니다. 어두웠던 원세계의 나와 달리, 치트스킬 덕지덕지 받고 무쌍을 펄치는 이세계의 나, 그리고 천상의 외모를 가진 동료들에게 사랑과 고백을 받았고, 마왕 토벌 이후 낙원과 같은 영지에서 유유자적하게 노후가 보장되던 삶... 도저히 포기하고 싶진 않았습니다."
"하지만, 전대 용사의 고향을 그리워하던 그 눈빛과, 돌이킬 수 없는 선택을 한 것 같은 회한의 표정을 보고, 원래 세계에서 저를 기다리고 있을 가족들을 버릴 수 없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여신님에게 부탁했습니다. 제 의지로요."
"... 여행하면서 철이 드셨나봐요?"
여신이 나에게 미소를 지으면서 되물어봤다.
"하하... 그런 것 같네요..."
"그래도 이세계 시절 능력만 가져가셔서 다행이네요... 원래 시간을 되돌리는 비술은 생각보다 큰 댓가를 요구하는데... 뭐, 클리어 특전이라고 시스템이 혜택을 줬나보네요... 원래였으면 유서를 남기고 강에 뛰어들어 실종처리 되었을 것이었으니..."
실제로 그랬을 것이다. 나는 사실 자살시도를 하다가 어쩌다보니 이세계에 전이를 당한 것이었으니까...
"그래서... 전대 용사들도 결국 해결하지 못한, 인과율의 정상화까지 이루어낸 최고의 용사가, 지금은 동네 편의점에서 알바 신세인데, 원래 세계로 다시 돌아 온 것은 후회하지 않으시나요?
나는 언젠가 들어올 이 질문에 대해서, 지금까지 생각해 온 내 답을 말하였다.
"아뇨, 전혀요. 후회하지 않습니다."
"네, 지금까지 용사소환 피드백에 적극적으로 응답해주신 것을 정말로 감사드립니다!"
'짝짝짝짝짝짝'
여신이 마치 전화상담원 같은 과하게 부드러운 말투를 하면서 박수를 쳤다.
"아, 업무도 끝났으니, 마실거나 좀 사야지..."
여신은 바구니를 집고 음료수 진열대로 가더, 500ml짜리 큰 캔의 에너지음료를 종류별로 하나씩 집고 계산대로 욌다.
"다시 돌아가면 이런거 다시 못마실테니, 잔뜩 살거에요!"
하나씩 바코드를 찍고, 카드를 받고 결제하고, 비닐봉투에 캔들을 담고 있었는데 여신의 장난스런 목소리가 들렸다.
"아, 참고로 말하는데..."
"제가 여기로 온 걸로 알 수 있듯이, 이 세계와 저 세계는 서로 연결이 되있거든요오~"
뭔가 그 장난기 가득한 목소리를 들으면서 소름이 돋는 느낌이었다.
"용사님의 성녀는 제 직속의 사도라서, 이 세계로 올 수 있답니다. 아, 지금은 성녀도 아니죠? 여행 돌아오자마자 성녀 자리는 후임에게 물려줬으니까요오오~."
망했다.
성녀한테 먹히기 싫어서 도망친거였냐고 ㅋㅋㅋㅋ
성녀한테 먹히기 싫어서 도망친거였냐고 ㅋㅋㅋㅋ
암약선생님 더 말아주세요
그날 점장이 CCTV 복기로 보게 된 것은 그 무엇보다 게걸스러운 여성 상위 성교였다.
아니 다시 웹소 마렵네 ㅋㅋㅋㅋㅋㅋ
??: 뭔가 시스템을 잘못 건드렸는지 코?인?이라는 것의 가격이 크게 오르지 않았네요. 용사님과는 크게 상관없는 얘기죠?
점장 : ㅅㅂㄴㄷ아 너네 문닫고 뭐했어 시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