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태평양, 10:37 PM」- USS 제럴드 항공모함
잔잔한 바다 위.
필리핀의 해상국경을 1km 앞에 두고
거대한 배 한 척이 달빛을 받으며 떠 있었다.
위성전화를 들고
육중한 헬기가 세워진 갑판으로 걸어 나온
빈스는
말을 이었다.
『···무인기 수색으론
아직 범위를 좁히지 못했습니다.』
- 블레이크의 통신기 마지막 신호가 그 근처였어.
수색부대 투입은?
『함장님이
확실한 정보 없이는 움직일 수 없다고 하셨습니다.
이 정도 접근한 것도
이미 국제법 위반이라고······.』
위성전화 너머에서
네이든의 한숨이 전해졌다.
『그래도
박사의 작용제를 확보했으니
저들도 함부로 제조는 못 할 겁니다.』
- 아니.
저들은 아밋 박사 대신 미스터 키리토를 택했어.
다분히 의도적으로.
시간 내 구출 못 하면,
EOW가 만들어지는 건 당연한 일일 거야.
무인기 만이라도 전부 가동해 달라고 보채봐.
자네도 해군 출신이잖나.
나도 랭리에 권한을 더 달라고 보채보지.
『알겠습니다.』
빈스는 통화를 끝내고
저 먼바다의 수평선을 바라보았다.
고작 자문역할이었던
그 약골의 활약으로
아밋 박사와 그의 작용제를
납치범들 손에 뺏기지 않았다.
키리토의 한 마디 한 마디를
처음부터 전적으로 신뢰했더라면
이렇게까지
상황이 어려워지지도 않았을 것이다.
『뼈아픈 후회군.』
그리고
그런 모습을 멀찌감치 지켜보고 있던
신이치는
곧바로
에즈라 밀러 CIA 국장과
토마스 아담 커크먼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서
말 그대로
그가 알고 있는 모든 욕지거리를 쏟아낸 뒤
딱 이 말로
끝을 냈으니.........
"만약......
그 친구가 손가락 하나라도 상처를 입게 된다면
CIA와 백악관을 지워버리겠어.
그리고
팔이나 다리가 골절되면
뉴욕과 워싱턴을 비롯한
미국 내의 모든 대도시를 지워버리겠어.
그리고.......
만약이지만........
그 친구가 죽기라도 했으면
그 즉시
미국식 영어는 지옥에서나 쓰게 될 거야.
말 그대로
세계정부의 총력과
미군을 포함한
전 세계의 모든 군대를 총동원해서
미국 정부 그 자체를 지워버리고
미 대륙 전체를
동식물을 제외한
인간이 살지 않는 황무지로 만들어주지.
아주 쉬어.
이것은 생명을 건 흥정이다.
이 흥정이 좋은 끝맺음을 맺게 해 달라고
열심히 기도나 하는 것이 좋을 거야."
내 말 똑바로 명심하고
콜로서스가 무사히 있어달라고."
하고 말하면서
거친 손동작으로 위성전화를 끄는
신이치의 모습에
카이토와 다른 두 사람은
자신들도 모르게 와들와들 떨기만 할 뿐이었으니........
https://cohabe.com/sisa/4204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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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난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