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 한자루로 유치하고 허황된 꿈을 끝내겠다'랑
'이창으로 곪아썩은 나태한 꿈을 끝내겠습니다'는
사실 둘의 신념의 대결보다는 둘 다 돈키호테의 꿈을 끝내겠다는 서로의 선언에 가까운것 같음
돈키호테는 자신이 쫓던 유치하고 허황된 꿈이 실패했음에도 자신의 손으로 끝내지 못했던 자책이 담겨있다고 봄
그 꿈이 허황된 이상으로 자신과 가족을 갉아먹은 자책의 대상이자 그럼에도 결코 놓을 수 없는 자기 정체성 그 자체였음. 그래서 그는 이상이 무너져가는 현실 속에서도 '끝내겠다'는 말로 자신에게 책임을 묻고 있는 거고
산초는 어버이가 포기한 꿈을 끊어내면서도 그를 계승하겠다는 슬픔을 눌러담은 느낌임
어버이에게 물려받은 꿈을 그대로 두거나 반복하지 않고 나태하고 곪아썩은 꿈을 끊어내고 이어간다는 결단을 내리고 있는거임. 하지만 동시에 그것이 어버이와의 이별이기에 슬픔을 눌러담을 수 밖에 없는거고
두 인물이 꿈을 두고 서로 다른 방식으로 끌어안고 부서지는 순간을 담고 있는거지
잘꾸민 한편의 비극의 파괴력은 진짜 큰 울림을 남기는것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