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1) 돈도 없고 기술력도 없는 약체팀이 30년 넘게 살아남은 이유

현재 F1에 참가하고 있는 10팀 중 하나인 자우버

올해 들어서 F1을 보기 시작한 유게이들이라면 항상 밑바닥에 있는 초록색 팀을 기억하는 사람이 있을 거임

사실 자우버는 신생 팀이 아니라 무려 1993년부터 뛰어온 나름 짬밥이 있는 팀으로, 현재 F1의 최강자 자리를 다투는 레드불이 2005년, 한때 8연챔을 먹은 메르세데스가 2010년부터 참가했다는 거 생각하면 역사가 긴 편임

물론 역사가 길다고 성적이 좋냐면 그건 아니라서

올해는 반쯤 던졌다고는 하지만 저런 처참하기 짝이 없는 성적을 자랑하는데다가 예전에는 강팀이었냐면 그것도 아니었음

2006년부터 2009년까지 BMW의 힘을 업고 상위권으로 도약한 적이 있었지만 그게 전부였고 대부분의 역사에선 중하위권을 맴돌던, 어찌보면 금세 사라져도 이상하지 않은 약팀 of 약팀이었음

근데 얘네들이 어떻게 30년을 버텼냐면 의외의 재능 때문인데

자우버는 F1의 정상인 챔피언 자리를 노리기엔 확실히 부족한 능력을 가진 팀이었지만

반대로 재능 있는 유망주들을 발굴하거나 본격적인 데뷔 전에 잠시 태우고 실력 붙이게 하는 용도로는 이 만한 곳이 없었기 때문임

실제로 자우버를 거쳐간 루키 드라이버들 중에서는 훗날 페라리를 비롯한 대형 팀의 간판 스타가 되거나 월드 챔피언의 자리에까지 오른 실력파 드라이버들이 많아서 자우버는 챔피언의 요람이라는 별명까지 붙었음

자우버에서 루키 시절을 거쳐간 대표적인 선수들을 뽑자면

페라리의 마지막 드라이버 챔피언이라는 기록을 남긴 키미 라이코넨

그 라이코넨과 함께 뛰며 페라리의 차세대 챔피언으로 주목받았던 펠리페 마싸

4연속 챔피언으로 레드불의 첫 번째 황금기를 장식한 선수이자 F1 최연소 챔피언 타이틀의 주인공인 제바스티안 베텔

지금은 체평 소리 듣고 있긴 하지만 2021년 레드불 드라이버 챔피언십 달성에 지대한 공을 세우며 레드불의 두 번째 황금기를 보좌한 세르히오 페레즈

현재 페라리의 간판 스타이자 차기 페라리 챔피언으로 거의 100% 지목받는 샤를 르클레르가 전부 자우버 출신 선수들임

물론 기본적으로는 소규모 팀이다보니 자금난도 겪어서 팀이 해체될 뻔한 전적도 있었지만

다른 막대한 자본을 앞세운 팀들마저 나가떨어지는 상황에서도 이러한 재능을 봐온 스폰서들로 인해서 계속 팀이 유지될 수 있었고

결국 2026년엔 아우디가 팀을 인수해서 아우디 F1으로 다시 출발하게 되었으니 어찌보면 이 판에는 살아남은 놈이 강하다는 걸 증명하는 팀일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