냄새만 배긴거에 감사하렴
저분 아니였으면 우리 모두 어느 네크로맨서의 시체폭팔에 당한거 마냥
꼼짝없이 그로테스크한 모습을 마주봐야 했을태고
나는 그걸 보며 시계 태엽을 감아 고통을 감내해야 했겠지.
당연하겠지만, 우리를 구해준 사람은 크레용이 아는 사람이였는것 같다.
구름마을의 사냥꾼이란 사람이 바로 이자일태지.
버스로 돌아가야 할 우리에게 있어 보호자의 등장은 내심 안심할수 있었다.
죽어간 마을 사람들의 흔적을 보여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이 공장을 향해 달려왔을 그의 심정이
조금은 이해된다.
그리고 이 광경을 냄새에 허덕이며 정신나간 싱클레어가 봤다면 무척 흐뭇한 표정을 보였을 것이다.
...그러니까 싱클레어 그 토사물 묻는 손으로 날 잡지는 말아줘.
얼마나 지독한 냄새인지는 모르겠지만 수감자들의 상태로 보건데 예사로운 가스는 아님에도
초인적인 완장의 자세로 구름마을 사냥꾼을 경계하며 다가가는 오티스.
이쯤되면 이 아줌마의 끈기 하나는 인정해줘야 한다.
비척비척, 비실비실 무슨 공기주입한 홍보인형마냥 허우적 거리는 오티스의 물음에 순순히 답하는 남자
굳이 할 필요가 없는 씁쓸한 말까지 덧붙여서 신원과 적대의사가 없음을 밝혔다.
진짜 이런점은 인정 할 수 밖에 없다니까.
그외는 맘에 안들지만.
안일한 태도로 임했다는 사냥꾼 도미노의 한탄
외곽지역에서의 생존이란건 상상이상으로 위험을 동반하는듯 하지만
그들 나름대로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생존했음에도, 안힐한 대처가 그의 마을에 비극을 가져왔다고
생각하는 모양이였다.
쩝, 도시인을 떠나 기억조차 없는 나에겐 이들의 생태에 대해 아무것도 말 할 수 없었지만.
이상의 호기심이 그점을 자극한듯 하다.
외각에서 사람의 생존이란 무엇인가 에 대한 그의 대답은
아까 크레용에 대해 말해주었던 것 처럼 도시도 도시나름의 치열한 생존법칙이 있다고
말할 려던 것을 입에 머음을수 밖에 없ㅇ...
아 시발
좀 책임지지 못할 소리 그만해 새끼야.
물론 돈키호테의 무책임한 친절을 받아 들이기엔
외곽 주민인 그도 아는것이 몇가지 있는듯 부정적인 태도를 보였고
파우스트 역시 그 의견에 한몫 보태주었다.
... 어쩌면 도시에서 태어났다는것 자체가 일종의 출발의 계기라도 마련해볼 수 있는게 아닌가 싶다.
도시민이 아니라는 이유만으로도 외곽의 사람들은 사람으로서의 보호도 제대로 받지 못하는것일태니까.
대충 이런자리에서 계속 논 하기엔 무겁고 어두운 주제를 마무리 한다.
어, 음... 그 걔는 어찌보면 덤이였습니다.
감사 받기에도 좀 껄끄러운 그런거...
인데 너도 좀 닥치자.
마을 터진 생존자 둘뿐인 이에게 뭘 달라고 하는거야 미/친년아!
물론 로쟈의 숨은 뜻을 이해하기엔 눈앞에 이 사람들은 순박했다.
골동품이라...
모험심을 자극받은듯 자신만의 항해를 위한 여정에 힘쓰시는 우리 항해사는 눈빛이 반짝인다.
근대 얘들아, 우리 놀러온거 아냐.
반은 돈키호태 때문이고 반은 내 때문에 사고 친거 수습하러 온거라
이제 돌아가야되요...
목적을 상기 시켜주는 두 수감자의 말에 실망한 표정이 역력한 이들이 보인다.
그리고
뭔가 던졌길래 무심코 받았지만, 희한한 물건을 바라보았고
오티스는 내손에 쥐어진 그것을 보고 별 이상이 없다 여겼는지 근처 쓰러져있던 수감자를 들처매며
왔던길로 되돌아가려 움직였고 나또한 별 이상없다 하니 주머니에 넣고 대충 내가 부축할 수 있는 수감자
몇몇을 끌어안고 왔던길을 따라 문이 있던 응접실 쪽으로 움직인다.
다행이도 오랜 시간이 지났다고 생각했지만 문은 열려있었다.
무사히 버스로 모두들 복귀 할 수 있었다.
허나...
이걸로 끝! 이라고 하기엔
시련은 아직 끝나지 않았으니...
붉은 시선이라는 이명이 유독 생각나는 밝게 빛나다 못해 타오르는 듯한 시건을 마주봐야 했다.
뼈가 있다 못해 단단한 아다만티움 된 울버린의 뼈에 한대 맞은듯한 아픔.
분위기와 험악한 말투가 조화를 이루는 베르길리우스의 비꼼에 나와 죄많은 꼬맹이, 불쌍한 양아치는
그만 할말을 잃고 말았다.
할말도 없지만...
옙...
넵
반반은 어떻게 표현해야되냐.
어느쪽으로 왔다갔다 해야되지?
라고 생각했지만 그냥 어중간하게 있다가 대가리가 부서질꺼 같아서 그냥 고개를 끄덕였다.
예?
엥?
어?
딱히 한소리를 더 듣거나 아니면 뼈마디의 부서짐을 각오하는 것 치곤 허망한 결말
솔찍히 나는 그렇다 쳐도 돈키호태는 한번더 박살내주길 희망했는데
쉽게 심문이 끝나서 좀... 허탈감이 들때쯤.
이 개샊기가 기어코 한건 했다.
하... 시발 언제 가져왔대 저건.
아니... 흐... 후우...
사람 잡아 만든 선물 보따리를 이 시발놈이 진짜 좋다고 쳐 들고 왔네.
다행히 생각이란게 조금은 있어서 인지
내가 생각했던 인신공양의 증거품 대신 놈들의 장식품을 가져왔지만...
솔찍히 그게 그거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만큼 어처구니 없는 행보였다.
진짜 정신없는 새끼인가?
라는 생각이 들만큼 어이가 나가떨어진 행동력
그러니까, 이 소동을 벌이고 대호수 한복판에서 메피스토펠리스를 장식하자.
이말인듯 한데...
반성이란걸 하긴 한건가 이놈?
거기에 내 기억상으로도 아직 오지 않은 크리스마스를 싱클레어가 정확하게 지적했다.
물론 그걸 들어처먹을 지능이 있었으면 이꼴이 났겠냐고...
혼자 신났다 신났어.
니가 일류다 이새끼야.
생각해보니 이 모든 소동의 근본은 T사로 가기 위한 히스클리프의 예복 맞춤임을 생각하면...
돈키호태는 애초에 생각이란게 없던 녀석인게 분명하다.
애꿋은 피해자에서 가해자 신분까지 되어야 했던 이 불쌍한 청년을 애도하자.
머리속이 한참 복잡할 때다.
?
야 설마했다.
순간 내가 이새끼 지능도 저기 노란 콩나물 대가리 급인가 진지하게 고민했다.
다행이 그정도는 아니라서 내가 하늘에게 감사한다.
여튼
도대체 왜이렇게 좌불안석인가 싶어서 다들 히스클리프를 바라보았고
그가 우리를 바라보며 한숨을 내쉬다가 품속을 뒤적거리면서 꺼낸 것은 다름아닌
편지 한장이였다.
그 편지지에 한마디 하는 수감자들 중 홍루의 말이 내 이목을 끌었다.
고급이라.
솔찍히 히스클리프와는 맞지 않는 말.
복장 에티켓도 그렇고 출세라는 말을 생각하면
이번 T사의 목적지는 그의 품격과 맞지 않는 장소임이 틀림없을 것이다.
그런 생각을 뒤로하고 순순히 로쟈에게 편지지를 넘겨주는 히스클리프
그 편지를 또 나에게 토스하는 로쟈.
그래 이럴때만 관리자지...
무척이나 무거운 내용이 들어있을 타인의 프라이버시를 침해할 배짱은 없는 그녀가 건내주는
편지를 받아 내용을 모두가 들을 수 있도록 째깍 거린다.
음?
시작부터 예사롭지 못한 내용과 알기 힘든 단어들을 뒤로하고 다시 편지지를 읽는다.
생각했던 것에 비하면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는 편지지 속 내용물은
일종의 초대장이였다.
그리고 그 편지지 끝에 적힌 추신에는
앞서 말한 내용을 잊을 만큼 꽤나 강렬한 문구가 적혀있었다.
추신이라 덧 붙힌 이 문장은... 나의 마음을 의외로 무겁게 만드는 했고
이는 그도 그렇게 생각하는듯 했지만
내가 느낀 문장 속 감정의 무개를 눈치 채지 못한 수감자들은 그저 어느 누군가에게 잘 보여야 한다 라는 뜻으로 생각했다.
물론 그런 분위기를 딱히 알턱없는 히스클리프는 뒷말을 이어가려 하지만.
단순한 연애 문제로 짐작해버린 이 방정맞은 수감자의 손길에 놀아날 뿐이다.
에휴...
거 멀리는 안갈태니 대충 애착 인형같은거 좀 되어줘.
꽃단장 정도는 할 수 있을태니까.
참을 수 있을꺼라 믿을께.
이 마이페이스 성격의 미친 금발 꼬맹이만 보면 속이 터진다.
담배 없나...
없네?
없구나?
시발...
담배대신 뒤적이다 꺼내진 인형하나.
허탈하다 못해 초탈해버린 심정을 위로 받고 싶은듯
나도 모르게 투박하고 못생긴 인형을 만지작 만지막 거린다.
얼척 없는 마음을 달래주기 위해 밖으로 나온 내 심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옆에 선 파우스트
그릉?가
난 솔찍히 이 갈 곳없는 울분같은 마음을 달래줄 뭔가가 급한데...
내 속을 아는지 모르는지 신난듯한 목소리의 선실 속 수감자들.
저 등신, 머저리, 시발 같은 소리가 입밖에 차마 나오지 못하는
우리 망할 수감자들의 왁자지껄을 바라보며 나는 파우스트에게 물었다.
'살려줘.'
'포기하면 편합니다'
'옘병'
나일로스
2024/09/01 23:16
도시에서 그런 분노같은 마음을 품은자들을 위해 뒤틀림은 존재한다!
무난한닉네임
2024/09/01 23:19
크리스마스에 안좋은 기억이 있는 사람들이 있는데도 꾸역꾸역 크뤼수마수 데코뤠이숀을 하는 돈황 클라스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