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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 잡지 & 포트폴리오 사진집 ^^^^^^^^^^^^^^^^^^^^^^^

저희 집이 '전원 속의 내 집'이라는 잡지에 실렸습니다.
2122년 9월호입니다.

그 당시 관련된 잡지사에서 요청이 있었습니다만,
'행복이...집' 같은 경우에는 부부의 사는 모습도 공개하고 스토리도 풀어주셔야 하고..
이런 요건들이 부담스러웠는지 남편이 거절했습니다.

'전원 속의 내 집'은 저희 쪽에서 한 건 아니고 설계디자인사를 통해서 개재가 되었습니다.
저희는 잡지 책만 몇 권 받았습니다.

8페이지 정도를 할애해서 실렸는데 글도 예쁘게 잘 써 주셨네요.
인상적인 몇 개의 문장을 옮겨 보겠습니다.

건축주는 서두르지 않았다.
우연한 계기로 갑자기 선택한 것이 아니라,
오래 전부터 정해진 인생의 당연한 수순이었기 때문이다.

부부는 지금으로부터 15년 전,
옆으로 계곡이 흐르는 산 중턱에 집터가 될 땅을 먼저 구했다.
그곳에서 이동식 주택을 두고 정원을 가꾸며
전원생활과 땅이 가진 '자연'을 꼼꼼히 시간을 들여 관찰했다.
얼마나 덥고 추운지, 바람이 어디서 어디로 불어 나가는지, 해는 어디까지 들며
이 땅에서 무엇을 키우고 어떻게 길러낼 수 있을 것인지를 직접 시행착오를 겪으며 몸으로 배웠다.

십수 년 넘게 정원을 가꾸는 생활 동안 조그만 묘목이 꽤 든든한 나무가 되어 줬고,
일상을 기록하는 블로그에 1,700개의 글과 사진으로 남았다.

이제 집짓기만 남았다 싶은 때,
'르씨지엠' 구만재 소장과 땅과 사람에 대한 깊은 이야기를 오래도록 나누었다.
(중략)
주택은 정원 속에 폭 감싸인 듯 앉혀졌다.
보통 사용승인 후 얼마 되지 않은 주택의 정원은
식생이 자리잡기 전까지는 다소 비어 보이고 어색하기 마련이지만,
이곳의 정원은 지난 세월로 이미 완성된 상태였다.
이는 구소장에게도 다소 '낯선 경험'으로,
그는"자연, 특히 땅에 대한 존재와 시간 감각에 대해 사고하고 경험할 수 있었다."고 소회했다.

(하략)

전원속의내집1.jpg
전원속의내집2.jpg

며칠 전,
설계디자인사에서 사진집이 왔습니다.
실장님께서 "사진집 만들어서 보내 드려야 하는데 바빠서 통 시간이 나질 않네요." 하시더니
잊어 버리고 있을 무렵에 사진집을 보내 주셨습니다.

종이 재질도 고급스럽고 깔끔한 디자인이 마음에 쏙 듭니다.
도입부에 제가 찍은 숲 사진도 올려주시고
봄, 여름, 가을, 겨울의 사진도 저의 블로그에서 선택해서 올려 주셨네요.
그리고 뒷 부분에는 공사 현장의 사진도 골라서 올려 주셨구요.
사진 촬영자 표기에도 제 이름을 넣어 주셨습니다. ㅎ ^^

르씨3.jpg
​멋진 글과 함께!


자연 속에서 건축 행위를 하는 일은 건축이 주변 환경과 관계를 맺는 일이라 생각한다.
자연은 잘게 분절하여 이해하는 대상이 아니라
기온, 바람, 계절감, 수목의 위치 등 수많은 요소들이 유기적이며 복합체의 모습을 가진다.
그럼에도 모든 것이 흩어져 있지 않고 잘 연결되어 있는 상태로 우리에게 다가온다.

이미 주변 대지에 몇 채의 주택을 설계한 경험이 있지만
이번 프로젝트는 유난히 기존에 알고 익혀 왔던 유형의 언어를 벗어나는 일이었다.
계곡을 곁에 두고 있는 산 중턱의 대지는 10여년 전부터
은퇴하신 두 분이 내려와 조그만 집을 마련하고 정원을 가꾸어 가는 과정의 땅이었다.
집은 미완성이지만 정원은 제법 세월을 잘 받아들인 멋진 풍경과 계절감 풍부한 꽃들로 흐드러져 있었다.

설계 기간 동안 집의 형태에 대해서, 집에 살아가는 행위에 관하여, 공간의 분위기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었지만
그 시간들 만큼이나 정원과 정원을 이루는 작은 요소
가령 꽃의 종류와 개화시기, 다 비슷해 보이지만 잘 들여봐야 보이는 것들..
벌의 생태 그들이 꿀을 만들고 작은 생명체가 살아가는 방법에 대한 의견을 주고 받았다.



정원 일은 내게 고요한 명상, 고요함 속에 머무는 일이었다.
그것은 시간이 멈추어 향기를 풍기게 해주었다.
한 병철 땅의 예찬


땅을 아름답게 대하라는 그의 말과 단어처럼.. (하략)

르씨4a.jpg
르씨5.jpg
르씨6.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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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씨9.jpg
(1) 저의 블로그에서 발췌한 공사 현장 사진
(2) 최종 설계 디자인 결과물을 이미지로 뜬 것.
밖에서 집 안으로 들어가서 내부를 둘러보는 관점의 3D 시뮬레이션 영상을 제작해서 저희에게 보여주셨습니다.
외관 이미지는 준공 된 주택과 거의 같습니다.
아. 2층 발코니 유리 난간이 스텐평철로 변경 되었네요.
남편이 여름에 시원한 바람이 통하지 않는다고 바꿨음.
르씨10.jpg
댓글
  • 모야모야™ 2023/01/28 16:40

    보는 것 만으로도 맘이 편해지고 흐뭇하네요.
    아름다운 자연, 멋진 집에서 많이 많이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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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래공주 2023/01/28 16:46

    감사합니다. 모야모야님.
    자연을 잘 가꾸며 살겠습니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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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순간의기록[不良文原] 2023/01/28 16:55

    고급스러워 보이고, 멋집니다,,, 부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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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래공주 2023/01/28 16:57

    포트폴리오 사진집이 재질도 그렇고 정말 고급스럽게 만들었더라구요.
    두 권 보내준 거 한 권은 비닐포장해서 보관용으로 모셔 두었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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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랜지스터 2023/01/28 17:39

    외관과 내부와 주변 경관까지 한꺼번에 보니 그 동안 정말 잘 가꾸셨고 아주 멋진 집을 지으셨네요 ^^
    오랫동안 정성을 기울이셨는데 행복하게 사시기를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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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행복을찾아서~! 2023/01/28 17:53

    너무 멋지네요.
    주택지어서 사는게 꿈인데.
    고래공주님이 세상에서 젤 부럽습니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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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gogo99 2023/01/28 17:53

    영화나 잡지에 나오는 집, 멋지네요!!!
    대다수가 먹고 사는 게 걱정인데,
    님은 멋지게 사는 걸 고민하시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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