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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츠 GLB 운행소감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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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GLB와 함께한 시간이 늘어나며 차츰 차에 대해 익숙해지고 있습니다. 아마 이번 글을 쓰고 나면 더 이상 새로운 내용은 없을 것 같네요.

 

가장 먼저 MBUX와 관련된 내용부터 시작하자면, 터치패드에 대해 이야기 하고 싶습니다. 근 몇 년간 터치패드가 많이 적용되고 있지만 벤츠의 그것은 회전식 다이얼 윗면을 활용한 형태(제네시스, BMW 등)도 아니요, 터치패드만을 위한 공간이 있는 형태(아우디, 렉서스 등)도 아니요, 터치패드 자체가 돌출된(플로팅) 형태로 대놓고 손길을 유혹하고 있으며 클릭도 가능하고 끝단에는 뒤로가기, 미디어 트랙 전후 선택, 홈 버튼까지 한데 모아 큼직하게 자리잡고 있습니다.

 

뭐 여기까지는 평범한 기능을 가진 물건 같지만, 벤츠에는 기존 차들에 없는 것들이 있습니다. 스티어링휠 리모컨의 미디어 트랙 선택 버튼과 네비게이션 지도 축적 버튼이 없습니다. 아마도 가장 자주 사용하지 않을까 싶은 이 두 기능이 이 터치패드를 이용하게끔 바뀌어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변화라고 봅니다. 네비게이션 지도 축적 변화는 스마트폰 처럼 손가락 두 개를 서로 반대방향으로 드래그하면 커졌다 작아졌다 하고, 오디오 트랙의 경우 상단의 버튼을 클릭하면 스크린의 하단에서 팝업이 뜨는데 이 상태에서 터치패드를 스와이프 하는 방법으로 합니다. 버튼 조작을 1회 요구하지만 매우 직관적이라 마음에 듭니다.

 

사실 오디오 트랙 선택은 그 방법의 가지수가 매우 다양합니다. 앞서 언급한 터치패드 스와이프 하나, 그리고 팝업메뉴를 직접 터치하는 방법 하나, 홈화면 상태에서 미디어 아이콘 아아래쪽에 위치한 퀵버튼을 스티어링휠 우측 버튼으로 선택하는 방법 하나, 동일한 상태에서 직접 스크린의 같은 버튼을 터치하는 방법 하나, 그리고 계기판 두 다이얼 사이에 미디어 표시를 해두면 스티어링휠 좌측 버튼을 이용한 방법 하나까지, 오디오 트랙 바꾸는데 총 다섯가지의 방법이 존재합니다. 그 중 편한거 아무거나 골라서 쓰면 됩니다. 매우 배려깊습니다. 다만 제가 현재 사용하고 있듯, 계기판 좌측 다이얼에 미디어 정보를 표시중일 땐 스티어링 휠 리모컨으로 트랙을 선택할 수 없다는게 아쉽네요. 현재 저는 터치패드와 팝업메뉴를 이용한 방법으로 트랙을 넘기고 있습니다.

 

홈화면 얘기가 나온김에 한가지 독특한 점이 있다면, 네비게이션의 경우 기능을 선택하지 않아도 홈화면 상태에서, 흡사 아이콘이 원래 그렇게 생겼나 의구심이 들도록 희미하게 실제 지도를 아이콘으로서 표시해줍니다. 이건 말로 표현이 좀 어렵네요 ㅎㅎ

 

터치패드에서 아쉬운 점 하나는,  폰 충전 케이블이 터치패드에 닿으면 의도하지 않게 터치가 먹히면서 맘대로 기능들이 작동한다는 점이며, 어제 눈길 주행 같은 경우 ESP를 수동으로 꺼줘야 하는데 더 이상 ESP의 물리버튼이 없어 메뉴를 통해 차량설정에 들어가 일일이 꺼줘야 하고 일정 시간이 지나면 다시 켜집니다.

 

그 외 차량의 기능 일부에서 독특한 점과 아쉬운 점이 있다면, 열선 스티어링 휠이 자동으로 꺼진 직후에는 다시 켤 수가 없습니다. 아마도 과열 방지 로직 같고, 시간이 조금 지나야 다시 켤 수 있습니다.

 

리어와이퍼의 경우도 독특한 점이 있습니다. 좌측 스토크레버에 좌우로 똑딱이처럼 움직이고, 한 번 누르면 리턴되는 버튼으로 조작을 하는데 워셔와 와이퍼 단 두 가지 기능만 표시되어 있습니다. 문제는 와이퍼 버튼을 누르면 1회 작동 없이 바로 ON으로 들어가고, 한 번 더 누르면 꺼지는데 계기판에 아무런 표시가 되지 않아 원하지 않게 와이퍼가 계속 작동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1회 작동을 원하는 경우 워셔쪽 버튼을 짧게 누르면 되고 길게 약간 길게 누를 때에만 워셔가 작동합니다. 워셔의 경우 뒷유리 상단에서 나오는데, 매우 똑똑하게도 워셔를 한 번만 눌러줘도 와이퍼가 지나가기 전에 한 번, 와이퍼가 지나갔다가 돌아올 때 한 번 더 워셔액을 분사하여 뒷유리의 양쪽이 골고루 닦일 수 있게 해줍니다.

 

여기까지가 실내 기능들이고, 제가 항상 면밀하게 체크해보는 것이 변속로직인데.. 여지껏 이런 스마트한 변속로직은 본 적이 없습니다. 보통은 드라이브모드를 바꿔봤자 각 모드에서는 특정 속도와 회전수에서 변속 해주는 것이 일률적으로 정해져 있죠. 그리고 에코 모드는 노말모드 보다 회전수를 덜 쓰는 로직인게 일반적입니다. 그러나 벤츠 GLB는 이 상식을 모두 뒤엎습니다.

 

각단 업쉬프트되는 최저 회전수, 다운쉬프트 되는 최저 회전수를 체크해보려 했으나 운행 환경에 따라 이것이 실시간으로 연속적으로 변합니다. 따라서 회전수를 파악하는데 어려움이 컸으며 컴포트 모드에서는 보통 1800rpm 부근이면 업쉬프트 되어 1200rpm 부근에 안착하고 다운쉬프트 없이 재가속이 가능한 최저 회전수는 최신차들이 그러하듯 1050rpm, 1100rpm 부근입니다. 근데 에코모드에서는 이게 더 높아져서 2000rpm은 도달해야 업쉬프트를 하는 희한한 로직을 갖고 있습니다. 컴포트모드에서는 회전수를 낮게 깔아 소음 면에서의 편의를 제공하는 반면 연료소모 면에서는 실이 있으니 에코모드에서는 회전수를 더 쓰는건지.. 아무튼 독특합니다.

 

하지만 본격적으로 똑똑한 변속로직은 스포츠모드에서 진가를 발휘합니다. 보통의 스포츠모드는 회전수를 무조건 높게 유지시켜 주기만 하는데 GLB의 스포츠모드는, 급하게 감속하면 코너 진입 후 재가속에 대비하듯 다운쉬프트 되는 회전수가 높아져 다운쉬프트 시점을 이르게 끌어당기고 급가속이 어느 정도 끝나고 마일드하게 가속한다 싶으면 이게 스포츠모드가 맞나 싶을 정도로 낮은 회전수를 유지하는 변속로직으로 급변합니다. 따라서 2500rpm 아래로 안떨어 지기도 하고, 3500rpm이 되어도 업쉬프트를 하지 않기도 하고, 에코모드 마냥 1500~2000rpm에서 주행이 가능하기도 합니다. 스티어링 입력도 영향이 있는지 페달조작 없이 급선회를 해도 다운쉬프트가 보다 적극적으로 이루어집니다. 이런 스마트한 변속로직은 제가 여태껏 타본 1000가지가 넘는 차들에서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습니다. 아참, 이거 풀악셀 변속시 팝콘소리도 납니다. ㅋㅋ

 

에코모드는 컴포트 모드에서 제공되지 않는 코스팅 기능이 들어있는데, 아쉽게도 컴포트모드가 디폴트라서 시동을 걸 때 마다 에코모드를 선택을 해줘야 하고 아직 무슨 로직을 갖고 있는지는 모르겠으나 6단 이상에서만 작동되는 것 같습니다(아마도 주행속도도 관련이 있을듯). 아울러, 고속이어도 어떨 때에는 바로 코스팅 기능이 작동되고 어떨 때에는 작동하지 않습니다. 코스팅 기능이 작동중일 때에는 브레이크를 밟아도 코스팅이 해제되지 않는데, 엔진브레이크가 걸리지 않기에 단점이 될 수도 있으나 잠깐만 속도를 조절한 후 코스팅을 이어나가고 싶은 내리막 과속단속 카메라 같은 상황에서는 오히려 득이 되기도 합니다. 참고로 제 티구안은 브레이크를 밟으면 코스팅 기능이 즉각 중단되는데, 이런 상황에서는 카메라를 지난 후 다시 가속페달을 톡 쳐줘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죠. 그렇다고 해서 GLB에 엔진브레이크 기능이 아예 없는건 아니고 약간 급하게 제동하면 필요성을 감지하고 알아서 적당한 기어를 선택하 엔진브레이크를 걸어줍니다. 무진장 똑똑한 변속로직입니다.

 

시승소감은 아무래도 여기까지가 될 것 같습니다. 최고속도나 핸들링도 매우 궁금하지만 스콜피온 베르데 타이어가 워낙에 그립이 개차반이고(제로백 테스트에서 제원보다 2초를 더 잡아먹을 정도) 최근 혹한에 폭설까지 겹쳐 테스트 했다가는 차가 남아나지 않겠어요.. 아쉽지만 이건 지난번에 200 정도 밟아본 것으로 만족합니다. 제원 보니까 어차피 거기서 더 밟아봐야 쥐어짜서 나올거 같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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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너스로 오늘의 고장 사진 올려드립니다. 지난번엔 운전석 상단 무드등이 나갔다가 돌아오더니 오늘은 조수석 포켓 무드등이 나갔다가 돌아왔습니다. ㅋㅋ 하.. 벤쓰 얘네들 왜 이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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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ZGKHR)